도서관 앞 버스 정류장
이십 오쪽, 열한 번째 줄을 쓰고 있을 때
집으로 가는 108번 버스가 왔다
맨 뒷자리 오른쪽 끝 창가 자리
내 옆에는 노을지는 단풍나무
가장 좋은 자리, 그 놈은 항상 나보다 먼저 타고있다.
어두워지고 나서야
그 자리에 내 얼굴을 드리민다
버스가 너무 흔들리는 탓인지
내가 중심을 못잡은 탓인지
창 속에 나는 벌벌 떨고 있다
아저씨 살살 좀 운전해주세요
어차피 꺼내지도 못할 말들은
마지막 줄에 적고 책을 덮는다
가을의 승차감은 영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