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시리즈: PT 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새로 오셨나요? 처음 뵙는 것 같아서요.”
첫 대화의 시작은 이랬다. 이 헬스장에 다닌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새로 오셨냐고 묻는 패기 넘치는 회원이 나였다. 2S쌤은 본인이 오전 트레이너라고 말씀하시며,
“저도 회원님을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주로 오후에 운동 오시나 봐요”하셨다.
이렇게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내가 PT에 관심을 보이자 2S쌤은 본인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는지 보여주셨다. 쌤도, 수업도, 타이밍도 너무 순조로웠기 때문에 나는 바로 PT등록을 했다.
사실 나는 이 헬스장 오후 선생님께 PT를 등록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1년 넘게 함께 하던 다른 헬스장 PT까지 그만뒀는데, 갑자기 이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신 것이다. 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버렸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가려던 곳엔 선생님이 없고. 나는 아직 PT선생님이 필요한데... 난감했다.
그렇게 착잡한 마음으로 헬스장에 갔다가, 운명적으로 2S쌤을 만나게 된 것이다.
2S쌤과의 첫 수업 부위는 상체였다. 쌤은 먼저 기구보다는 맨몸운동을 위주로 진행할 거라고 하셨다. 제일 먼저 한 운동은 밴드를 허리에 칭칭 감아서 꽉 쥔 다음 팔을 바깥으로 열어내는 동작이었다. 쌤은 30개 정도 해보자고 하셨는데, 숫자를 쭉 세지 않고 1~10까지만 반복해서 세셨다. 팔이 타들어 갈 것 같은데 대체 몇 개 까지 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2S쌤이 끝났다고 할 때까지 하고 보니 나는 무려 50개를 한 상태였다. 쌤은 나에게 50개까지 하실 줄 몰랐다며 약간 신나 보였다. 30개만 하신다면서요...
나는 이어서 밴드를 쥐고 눈높이까지 올린 다음 양 옆으로 길게 쫙쫙 찢는 동작, 누워서 아령을 머리 뒤로 천천히 넘겼다 올리는 동작, 엎드려서 아령을 천천히 올렸다 내리는 동작, 마지막으로 ‘옥시즌 시티드로우’라는 기구를 배웠다.
내가 동작을 진행할 때마다 2S쌤은 계속 자세를 잡아주셨다.
“가슴 더 열고”, “등 더 뽑고”, “복압 잡고”, “고관절 더 뒤로 빼세요.”
쌤의 무한 도돌이표 손길에 정신이 혼미했다. 쌤 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마치 혈 자리를 눌린 것처럼 아득해지고 숨이 턱턱 막혔다. (동시에 안 된다고요 쌤ㅠㅠ)
역동적인 무언가를 한 것 같지 않은데도 나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 2S쌤은 꼭 복습을 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영상과 함께 자세를 설명하는 글을 보내주셨다.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아무튼, 피트니스>라는 책을 읽었다. 작가님도 나랑 비슷하게 1년 정도 운동을 한 시점에서 쓰신 글이었다. 그런데 작가님과 나의 다른 점을 발견했다. 바로‘태도’가 달랐다. 작가님은 운동을 힘들어하면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려고 하셨다. 식단도 개인운동도 PT수업도 전부 어렵고 힘들지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하셨다. 그러다 보니 발전도 있고, 변화도 있었다.
나는 어땠나? 나도 PT를 꾸준히 받았고, 개인 운동도 식단도 (완벽하게 지키진 못했지만) 1년 동안 이어오긴 했다. 그런데 ‘부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PT선생님이 수업도 열심히, 개인 운동도 늘 오라고 챙기고, 식단 사진도 매일 받으며 밀착해서 관리해 주셨음에도 나는 늘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했다. 감사한 줄 모르고 이 힘든 걸 내가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디냐는 식의 자만이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새로운 헬스장에서 새로운 선생님과 시작하면서 내 마음가짐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가지고, 힘들어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임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운동시리즈: PT 편]도 쓰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글쓰기도 쭉 함께 진행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일단은 열심히, 그리고 사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