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서 저만 카톡 없어요

나도 처음 겪는 12살 육아

by 울라샘

고오의 12살.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주할 이 나이를 엄마인 나도 처음 겪는 터라 하루하루가 낯설고 어렵다. 언젠가부터 육아가 힘들 때마다 오은영 선생님, 조선미 선생님, 법륜스님의 강연과 영상을 찾아 헤매듯 봤었다. 누군가의 말 한 줄에 힘을 얻었고 또 어느 날은 눈물겹게 반성했다.

아이 앞에서는 태연한 척, 든든한 보호자인 척하지만 실은 다르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마음이 오락가락하고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에 매번 마음속 설레발을 친다. 부모가 된다는 건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지는 일이기에 기본적으로 희생과 헌신이 깔려 있어야 한다. 때로는 비를 대신 맞고, 폭풍은 막아주고, 가끔은 기적처럼 아이 앞에 나타나주는 수호천사 같은 존재. 부모란 그런 역할을 감당해 가는 사람이다.

육아서나 육아 콘텐츠는 참고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아이는 내가 키워야 한다는 게 내 결론이다.

누구도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 같은 남자와 결혼해, 같은 아이를 낳지 않았으니까.


고오는 아직 카카오톡이 없다.

웹툰을 독학으로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유튜브는 허용했지만, 그 외의 SNS나 게임 앱은 깔지 않았다. 사용하는 폰도 아빠가 쓰던 중고폰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오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머니, 학교에서 저만 카톡이 없어요.”

그 말에 순간 흔들렸다. 또래 아이들이 다 쓰는 앱을 혼자만 쓰지 못한다는 건 분명 불편한 일이기 때문이다. 단체 대화방에서 친구 생일을 챙기고, 이모티콘이나 귀여운 사진을 공유하거나 짧은 영상으로 논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유익함보다 유해함이 더 많다는 것에 나의 생각은 확고했다. 초등학생의 말은 필터가 없고, 오해도 잘 생긴다. 실제로 지인의 딸이 자기만 빼고 반 친구들이 새 방을 만들어버린 사건으로 아이가 등교거부에 불안장애를 겪은 일도 있다.

한번 뱉은 말은 예외 없이 지켜왔던 엄마이기에 엄마에게 슬쩍 찔러본 것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앱 하나가 문제라기보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관계와 정보의 밀도가 감정조절 능력이나 사회적 기술이 아직 자리 잡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때로 감당하기 어려운 공간이라 생각한다. 친구들과의 교류할 수있는 방법은 아직 많으니까.

물론 나도 확신만으로 육아를 하는 건 아니다. 매 순간 고민하고, 수많은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만

결국엔 ‘내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믿음 하나로 버틴다.

만약, 고오가 친구관계를 중요시하고 소통과 만남을 일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라면 나 역시 카카오톡 앱을 깔아 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혼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고, 혼자 다이소 가는 걸 좋아하고, 몇 안 되는 친구들이 보내주는 문자와 전화로 수다 떠는 것보다 혼자만의 그림 그리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는 고오의 성격을 알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기에 늦출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아이 카톡에대한 이야기를 남편과 의논하고 함께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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