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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운진 Mar 21. 2018

사람들은 어디서 '진정성'을 느낄까

진정성은 간절함에서 온다


우리는 진정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출처. 닐슨코리아(좌), 유튜브 오뚜기누들(우)


 10년 전 70% 가 넘는 점유율로 라면업계 절대강자였던 농심의 점유율이 52% 까지 떨어졌다. 흥미로운 건 오뚜기다. 위의 자료를 보다시피 최근 3년 새 하락한 농심의 5%가 고스란히 오뚜기의 5%가 되었다. 그 기간 동안 라면에서 벌레가 나오는 것처럼 충격적인 스캔들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과연 이 '5%'는 왜 농심에서 오뚜기로 움직였을까?


바로 진정성이다


출처. 채널A(좌), 비주얼다이브(우)

 얼마 전 별세한 오뚜기 명예회장이자 창업주인 함태호 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분 중 한 분이다. 그의 선행은 위 자료 말고도 숱하게 많다. 애초에 선행이 알려지는 걸 꺼려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밀알복지재단 후원이 있다. 당시 그는 315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롯데와 같은 여느 기업이라면 먼저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제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나중에 그의 주식 지분이 줄어든 걸 발견한 다음에야 알게 됐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1500억 원에 달하는 주식 상속세를 그의 장남인 함영준 회장은 5년간 분납했다고 한다. 삼성이나 ~홀딩스를 설립하는 여타 기업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돈 쓰고 욕 먹을라"…재계 포항 지진 기부도 눈치보기(기사 타이틀), 물론 스스로가 자처한 일이다. 출처, 유튜브 YTN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누구는 기부를 하고 욕을 먹는데, 오뚜기는 매출이 올랐다. 이런 진정성은 어디서 오는 걸까?



목적 그 자체인, 동시에 누구 하더라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우선 이 대답을 칸트의 정언명법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제 1 표식,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주관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법칙 수립이라는 원리로써 타당하도록 행위하라"

제 2 표식, "네 인격과 모든 타인의 인격 중의 인간성을 네가 한갖 수단으로써만 대우하지 말고 동시에 목적 자체로서 대우하도록 행위하라."


 정언명법은 칸트의 도덕 법칙이다. 제 1 표식을 쉽게 설명하면, 자신의 행위를 타인이 하더라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제 2 표식은 행위는 목적 그 자체가 되어야 하며, 다른 무언갈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된다는 뜻이다. 즉, 칸트는 정언명법에서 행위는 타인이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어야 하며,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조건들만 충족된다면, 정말 진정성 있는 행위가 될까? 아니다. 한 가지가 빠졌다.


바로 간절함이다

더 중요한건, 간절함에 대한 대답이 되어야 한다


컴퓨터없이 수업을 진행했던 모습과 가나의 컴퓨터 교육 기관 'NIIT 가나'에서 보내온 컴퓨터와 교재들


 최근으로 넘어와 IT 기업들의 이야기다. 우선 페이스북을 뜨겁게 달군 마이크로소프트 일화다. 아프리카 가나의 한 선생님이 골머리를 앓았는데, 학교에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나에서는 14-15세의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기술 통신에 관한 국가시험을 치러야 한다. 때문에 선생님은 칠판에 컴퓨터를 그려서 수업을 진행했고, 이 소식을 접한 마이크로스프트 사는 컴퓨터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단지 기업홍보 페이지에 한 줄을 채울 행위는 진정성이 있을 수 없다. 이처럼 정말 필요로 해서 간절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야만 진정성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한국에서도 있다. 카카오톡 이야기다.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는 할머니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 는 한글교실을 운영했다. 글을 배우고 싶었지만, 미처 배우시지 못했던 할머니 분들을 위한 교실이었다. 여기서 멈췄어도 충분히 진정성 있는 일이다. 같이가치는 한발 더 나갔다. 바로, 할머니 4분의 손글씨체로 폰트를 만들었다. 이 사례는 나에게 정말 와 닿았다. 우리 엄마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외가가 많이 어려워 엄마는 고등학교만 나오시고 취업을 하셔야 했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 대한 아쉬움이 남으셨다. 그래서 지금부터 10년 전쯤 낮엔 회사, 밤엔 야간대학을 다니시면서 정말 열심히 사셨습니다. 한글교실을 수강했던 할머니들과 야간대학을 다니셨던 우리 엄마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배움에 대한 '간절함'이다. 


중요한 건 '간절함' 그 자체다


 앞서 언급한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밀알복지재단 사례를 들어보자.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밀알복지재단 아이들의 건강한에 대함 '간절함'을 공감하고 기부를 했다. 따라서 진정성 있는 행위를 하기 위해선, 누군가의 '간절함'을 찾아내는 안목과 이에 공감할 줄 아는 마음씨가 중요하다.


https://together.kakao.com/magazines/613

같이가치가 진행한 캠페인이 더 궁금하신 분은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할머니 4분의 폰트도 다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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