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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식 Sep 25. 2016

남성성과 여성성

고등학교 3학년인 나는, 어쩔 수 없이 교과과목에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특히, 철학과 관련된 정보는 사회탐구 과목인 윤리와 사상에서 얻게 된다. 이번에 관심이 생긴 배려 윤리 역시 윤리와 사상 시간에 접하게 된 입장이다.

 고대 쇼크라테스부터 근대의 칸트까지, 윤리의 기준은 이성, 정의, 공정성 등으로 객관성을 지녔다. 배려 윤리는 이러한 기준을 남성성을 지닌 윤리 기준으로 규정하고 그동안의 윤리 기준이 객관성 쪽으로 편향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성적 특징을 지닌 배려, 상황적 맥락 등을 윤리 기준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배려 윤리의 주장이다.

 근대까지의 편향된 기준에서 벗어나 객관성과 주관성의 조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배려 윤리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객관성과 주관성을 남성과 여성의 보편적 특징으로 양분한 것은, 현대 사회와는 맞지 않는 듯 하다.

 남자는 보편적으로 이성,객관을 중시하고 여성은 감성, 주관을 중시한다는 입장은,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옳은 전제처럼 받아들여졌다. '사내 자식이 씩씩하지 못하게' '여자애가 애교도 없고 너무 무뚝뚝한 것 아니니' 등 우리가 자라오며 한번쯤 들어봤던 말들이 이를 입증한다.

 과연, 이러한 남성성과 여성성이 선천적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오지의 원주민 부락들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경제적 지원을 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맡는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구조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여성이 경제적 지원을 담당하는 사회 역시 존재한다.

 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가 여성성과 남성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도출할 수 있다. 오히려, 여성성과 남성성이 사회에 의해 규정되고 이것이 성장 과정에서 내면화되며 여성성과 남성성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를 적용해 보면, 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라는 말에는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성적인 남자, 이성적이고 냉철한 성향의 여성은 소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격을 단순히 여성, 남성적으로 양분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 있다. 여자는 감성적, 남자는 이성적이야 라는 구분이 아니라, 철수는 감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혹은 영희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편이야 라는 개인에 따른 성격 구분이 사회적 다양성을 담보하고 개인을 존중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무심결에 받아들였던 여성적, 남성적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개인을 개인 그 자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최근 일어나는 양성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품어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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