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간
어느새 겨울 어귀에 서 있다.
눈에 띄게 노랗고 빨갛게 타오르던 나뭇잎들은 보이지 않고, 바람은 더 차가워졌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계절도 변함없이 돌고 돈다.
흘러가는 시간과 계절 속에서 유유히 배를 타고 지날 때도 있지만, 가끔은 멈추고 싶고 또 노를 거꾸로 젖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이것은 아마도 지금의 좋은 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는대서 오는 애석함이거나 이미 지난 아름다운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돌이켜보니 둘이 결혼 첫해 마주한 겨울은 유독 매서웠고, 함께였다면 견디지 못할 시간들이었다. 덕분에 우린 함께 견디는 법을 배웠다. 감사하게도 아셀이가 태어나고 셋이 함께한 겨울은 늘 온기로 가득했다.
아셀이라는 따스함이 우리를 포근히 감싸주었고, 이것은 우리 삶을 평온한 속도로 나아가게 했다.
매일 자라나는 아이를 보며 함께하는 매 순간이, 매 계절이 더없이 소중해진다. 함께 이 모든 시간을 온전히 보고, 듣고, 느끼고, 나누고 싶다.
아셀이와 함께하는 네 번째 겨울은 어떻게 기록될지 문득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