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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이어리 May 21. 2024

맥주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절주일기 #5

3월 8일.


캔. 병. 페트. 그리고 생맥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는 당연히 생맥주다. 내가 ‘전설의 생맥주’라고 부르는 맥주가 있는데 그 맥주도 생맥주다. 수원 인계동 어느 일본식 꼬치집에서 먹은 생맥주였다. 자주 가는 집이지만 매번 그런 맛이 나는 건 아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번씩 뇌리를 뚫고 갈 만큼 맛있는 생맥주를 내주시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해 몇 번이고 재방문한다.


생맥주 중에서도 부드럽게 시작해서 깔끔하게 끝나는 크림 생맥주를 선호한다. 과일 생맥주는 좋아하지 않는다. 맥주에서 상큼 달달한 맛이 나는 건 왠지 어색하다. 그다음으로는 병맥주를 선호한다. 병맥주는 병째로 먹는 것보다 맥주잔에 따라먹어야 탄산을 적절히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캔맥주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판매처에 빈병을 가져가면 일부 환불도 해주는데 그것까지 고려하면 맛 대비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  무거워서 자주 사 먹지는 않고 조금만 먹어도 만족할 것 같은 날 편의점에서 한두병 정도 사 먹는다.


가장 자주 즐기는 건 캔맥주다. 편의점에 종류별로 있어서 접근성이 좋고 선택지도 다양하다. 4캔에 1만원이던 시절에는 자주 즐겼는데 요즘은 12,000원이 되어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면 편의점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트레이더스에 가서 박스째로 쟁여둔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켈리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요즘 새롭게 먹기 시작한 건 페트 맥주다. 보통 피쳐라고 하는데 맛보다는 저렴한 맛에 먹는 경우가 많다. 고물가 시대에 맥주값이 부담스러워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먹기 시작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피쳐 맥주는 맛없음의 대명사였는데 몇 년 사이 좀 먹을만해졌다. 단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바로 먹으면 안 된다. 약간 미적지근해 맛이 없게 느껴진다. 적어도 반나절 전 미리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캔 특유의 쇠맛은 싫고 병은 무거워서 싫은 날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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