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view #5, 인생의 계절, 윤성용
'나, 그리고 당신,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작은 존재다.'
떠나기도 전에 그리워지는 가을이 왔다. 무화과는 부드럽게 익어가고 바람은 쓸쓸하게 스치며, 무엇보다도 습기없이 바스락거리는 햇볕에 세상은 새로운 면을 내게 보여준다. 마냥 천진하지도, 너무 절망하지도 않은 계절. 이런 계절이라면 다음 일 년도 기꺼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겠다.
- 「인생의 계절」가을 中
'사랑'이라는 단어없이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잘 쓰인 '시'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당신과 나의 관계는 잘 쓰인 시와 같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방식으로 당신과 마음을 전하는 날이 우리의 생각보다 오래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
나는 문득 그녀를 생각하며 지은 시를 떠올렸습니다. '들에는 봄볕이 나리는데 / 송악산 봄처녀는 어디로 떠나고 / 그 꽃은 어디로 저물었나'로 끝나는 시였습니다.
- 「인생의 계절」가을 中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서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은, 바람이 빠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일과 같다. 페달을 아무리 열심히 밟아도 앞으로 나아가질 않으니 누구라도 금방 지치게 되어있다. 근성있게 버티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그때는 무엇보다도 자전거를 멈추고 바퀴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 「인생의 계절」겨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