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다.
밥을 하고, 숙제를 봐주고, 병원에 데려가고,
일하고, 청소하고, 빨래를 널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 “괜찮다”는 말을 삼킨다.
하지만, 나는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나는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
그날 밤,
딸아이는 잠이 들었고
빵이는 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리고 거울을 바라봤다.
지친 얼굴, 눈 밑의 다크서클, 묶었다 풀린 머리,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나.
그 순간 문득
“괜찮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 지금 너무 힘들어.”
“나, 아무도 없는 데서 울고 싶어.”
그래서 나는 울었다.
소리 없이, 아주 조용히.
그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내 딸에게는 여전히 ‘강한 엄마’이고 싶어서.
그렇게 다 울고
세수를 하고
거울 속 나에게 말했다.
“괜찮아. 너도 인간이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돼.
아이 몰래 우는 날이 있어도 괜찮아.”
그건 나에게 주는
처음이자, 가장 조심스러운 위로였다.
그날 밤,
빵이가 내 다리 위에 올라와 잠들었고
딸아이는 자면서도 내 손을 더듬어 잡았다.
그 따뜻한 손 안에서 나는 다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나는 엄마다.
그리고 인간이다.
울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웃기도 하는 사람.
이제는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를 사랑하는 이 작은 존재들은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해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