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혼자인 밤, 셋이서 웅크리고 잤다

by 송남


밤이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불을 끄고 누우면 그제야 멈췄던 마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잘하고 있는 걸까.”
“내일은 더 나아질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아이를 재우고 불을 끈 뒤,
나는 조용히 침대에 누웠다.
그 순간,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딸아이가 다시 방에서 나왔다.

“엄마 옆에서 자도 돼?”
“그럼, 그럼.”

조용히 이불속으로 들어온 딸은 내 팔을 베고 누웠다.
그 옆으로 빵이도 스르륵 올라와 우리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이불속에는 말 없는 숨결만 있었다.
숨소리 세 개.
고요한데, 충만한.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손을 찾더니
꼭 쥐었다.
“엄마, 나는 지금이 좋아.”
그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작게, 아주 작게 눈을 감았다.

하루 종일 버티느라
지치고 무너졌던 마음이
그 말 한마디에 다 풀어졌다.
나는 완벽한 집도, 넉넉한 삶도 주지 못했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이 아이가 “좋다”라고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는 사실에
숨이 놓였다.

빵이는 이불 위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워 있었다.
그 작은 몸이 이 밤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털 없는 고양이지만,
그 어떤 담요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존재.

우리 셋은
그 밤에 나란히 누워
아무 말 없이
그냥 조용히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혼자라고 느껴졌던 밤.
그 밤, 나는 셋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내일을 또 살아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