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에 대한 잡설

과체중 런린이의 러닝 도전기

by 영미남편

오늘은 일지와 별개로

러닝과 관련된 다양한 잡설들을 한번 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러닝을 하게 된 이유는, 앞서도 이야기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기의 모습을 보고 난 뒤였어요.

몇 개월 만에 러닝을 통해 확실한 다이어트를 한 친구를 보면서 자극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극이 있더라도 제 의지와 주변 여건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사실 러닝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러닝을 하기에는 안 좋은 조건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습니다.

러닝을 시작할 때 저의 몸무게는 120kg이었어요. (지금도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그 몸무게로 달리기를 하면 발목과 무릎 같은 관절에 무리가 오니 살부터 빼고 러닝을 하라고 합니다. 게다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만큼 걷기만 해도 치솟는 심박수 때문에도 러닝은 저한테 쉽지 않은 운동입니다. 사실 달리다 보면 무릎과 발목 정강이가 아프긴 합니다. 그런데 또 폼롤러 같은 걸로 스트레칭해주면 괜찮아집니다.


그리고 저는 경기 동북부, 회사는 경기 남부에 위치한 편도 두 시간 거리의 직장을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6시에 회사에 출발하고 집에 오면 7시가 됩니다. 출퇴근 만으로도 제시간을 갖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몸무게와 별개로 저는 달릴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첫째는 6살이고 둘째는 이제 20개월이 되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입니다. 퇴근하면 저의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아이들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워야 합니다. 아직 둘째는 제품에서만 잠을 자거든요. 물론 아내가 대부분의 육아를 전담해 주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나 몰라라 하면 저 쫓겨납니다. 다행히 둘째는 8시면 잠을 자러 가서 8시 반이 되기 전에 잠에 듭니다. 잠이 들면 세상 한없이 예쁘게 보입니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드디어 비로소 저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첫째가 아빠 저랑 놀아줘요라고 하는데 이때는 첫째를 아내에게 맡깁니다. 다행인 건 첫째도 9시가 되기 전에 잠이 들기 때문에 긴 시간을 아내에게 맡기는 것은 아니에요.


이제 모든 것이 끝났지만, 내일 아침 또 새벽같이 일어나서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게다가 저는 잠이 많은 편입니다. 때문에 남아있는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 달리기를 하려면 저한테 할애된 시간 중 꽤 많은 휴식시간을 포기해야 합니다.


어느덧 나이는 4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체력이 금방 금방 회복되지 않는 나이입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40대 중반의 초고도비만에 20개월 아이를 둔 두 아이의 아빠인 직장인은 사실 달리기를 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달리기를 합니다.

제 생각에는 달리기가 제가 할 수 있는 운동 중 제일 합리적이고 효육적인 운동인 것 같습니다.

먼저 러닝은 누군가와 약속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롯이 제 자신과만 약속하면 되는 운동이지요.

게다가 시간 제약이 없어요. 새벽이던 아침이던 저녁이던 언제던 제가 달리고 싶을 때 달리면 됩니다.

러닝은 또 무언가 별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운동화만 있으면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만) 다른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해보니 러닝에도 어마 어마한 장비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매몰비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별도로 한번 올려 보겠습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저는 적어도 주에 3회 정도는 계속해서 러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저보다 악조건 인 사람도 계시겠지만,

나는 상황이 안돼서 못 달려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우리 함께 달려요. 천천히 달려도 뭐라 하는 사람 없습니다. 길게 안 달린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어요.

시작은 저처럼 짧은 거리를 걷다, 뛰다 그러다가 조금씩 뛰는 거리를 늘리고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러닝을 생각보다 엄청나게 빠른 피드백을 줍니다.


여러분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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