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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미남편 Mar 27. 2024

day11 토산토스-아헤스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산티아고 순례길 11일차(토산토스 - 아헤스)


오늘도 어제처럼 아침부터 비가 오는 날씨 였다. 어제 벨로라도를 떠나 토산토스를 갈때 처럼 폭우가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부슬 부슬 내리는 밖을 보며 어제는 비오는 날씨가 좋다며 길을걸었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비를 맞으며 길을 걷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도 걸어야 할 길이 있기에 주섬 주섬 우의를 챙겨 입고 힘차게 길을 나섰다. 


어렸을 적 비를 맞으며 천진난만하게 밖에서 놀았던 이후로 우산도 없이 내리는 비를 내내 맞고 있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이제 일상 다반사가 되버린 기분이 들었다. 메세타 평원을 지날때, 햇볕이 너무 내리쬐고 더워 힘이 들었을때, 그리고 배낭속에 자리한 우의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그때는 언제 비가오나 비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비가온지 단 이틀만에 참 간사하게도 해가 언제 뜰런지 해뜰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이틀 내내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에 출발 하는데 날이 꽤나 춥게 느껴졌다. 토산토스 다음 마을에 도착해서 마을 빠져나가기 직전에 나타난 Bar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토산토스도 그렇고 이마을에도 Bar가 몇 개 없어서 제일 마지막에 위치한 곳에 들어가게 됐는데 이곳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Bar였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음료의 가격들이 다른 곳 보다 좀 비싼편 이었다. 


하지만 Bar 한쪽 벽에 벽난로가 있어 추운날씨에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다른날 들렀던 여느bar 와 는 다른 분위기가 꽤나 좋게 느껴졌었다. 아직은 이른시간 이어서 그런지 손님도 우리밖에 없어서 우리는 보호대와 장비를 다 풀고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에는 앞으로 일어날 몇 시간 동안의 일은 알지 못한 채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웃고 떠드는 시간을 보냈다.

Hotel restaurante 라고 써져 있는걸 보니 일반적인 Bar 는 아니었나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지 11일째가 되는 오늘은 4월 26일이었다. 그러니깐 이제 며칠만 있으면 5월이었고 한국이었으면 아주 따뜻한 봄 날씨였을 것이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bar에 들어가 잠시 쉬고 나오니 눈으로 바뀌어 내리고 있었다. 아무리 지대가 높은 곳을 지나고 있더라도 4월 말에 눈이라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날씨 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햇볕이 너무 뜨거워 그늘만 찾아 다녔는데 날이 춥기도 추운거지만 눈까지 오는 하늘을 보니 참 당황스러웠다


BAR에서 나오자마자 언덕이 시작됐다. 다행히 급경사는 아니었지만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끝없이 산길이 계속되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이미 바닥은 진흙탕 길이 되어 있었고, 어디를 밟아도 질퍽거리고 신발 진흙투성이가 되었으며 양말도 다 젖은 상태가 되어 버렸다. 거기다가 내리던 비는 짙눈개비에서 눈으로 변해 내리기 시작했으니 지금껏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환경중 최악의 환경에서 길을 걸어야만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군대에 입대하던 날이 4월 22일이었는데 그날도 눈이 내렸었다. 4월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길을 걷고 있다보니 장갑과 양말이 다 젖어 손과 발이 시려왔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지만 비가내려 진흙탕이 된 길 에서는 잠깐이라도 쉴 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korea 는 반가운데 진흙탕 길은 반갑지가 않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보면 몸이 힘들어질때 쯤 신기하게도 마을이 나온다. 보통 5km 정도마다 마을이 있으니 1시간 ~ 1시간 30분 정도만 걷다보면 새로운 마을이 하나씩 나오는 편이다. 순례자들은 길을 걷다가 마을에 있는 bar 에 들러 간단한 음료를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 가곤 한다. 간혹 마을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앉아서 쉴만한 길바닥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걸어가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비가 왔다. 비 때문에 땅바닥이 진흙탕이 된 곳에서 앉아 쉴 수는 없었다. 그리고 하필 오늘은 약 12Km을 걷는 동안 마을이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 코스이기도 했다.


bar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12Km를 걷는 동안은 마을도 없었고 중간에 bar 도 없었다. 평소 같으면 길바닥에 앉아 쉬어 갔을 텐데 오늘은 땅이 다 젖어 그럴 수도 없었다. 눈 오는 날씨를 원망하며 다음 마을을 향해 길을 걸어 갈 수 밖에 없었다. 매일 걷는 거리에 절반 수준도 안되는 12km 이지만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12Km 은 정말 길게도 느껴졌다. 아내는 노래를 부르며 나를 응원해 주었고, 나도 같이 아내를 응원해 주었다. 우의를 입은 덕분에 바람이 통하지 않아 체온과 바깥 온도 차이로 인한 습기가 생겨 입고 있던 옷이 젖어가고 있었고, 내리는 눈과 추운 날씨덕에 머리카락이 얼어갔다. 언덕을 계속 오르락 내리락하니 더워서 땀이 났다가 다시 땀이 식으면서 젖은 옷때문에 몸이 추워지고 있었다.

12km 를 걷기 직전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상상도 못하고 웃고 있다.

온 세상이 비에 다 젖어 있었고 쉼터 하나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12Km 를 걷는 동안 배낭도 계속 어깨에 짊어지고 있어야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메고 다니는 배낭은 보통 자기몸무게의 10% 정도 선에서 맞추는게 좋다고들 한다. 내 배낭은 10kg 정도 나갔고 아내 배낭은 7kg 정도 나가는 무게 였는데 중간에 쉬지 못하고 계속 배낭을 메고 있다보니 어깨도 꽤 아파왔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을은 나타났다. 12Km을 쉬지 않고 걸어 나타난 첫 번째 마을이었다. 시간을 체크해 보니 호텔 BAR에서 나온지 3시간이 지나 있었다. 비인지 눈인지 알수 없는것을 맞아가며 진흙탕 속을 잠시도 쉬지 않고 3시간을 걸어왔던 덕에 bar 를 보자마자 아내와 환호성을 질러댔다.


어제는 20km 을걷고도 컨디션이 좋아 4km를 더 걸 었는데 오늘은 12Km 밖에 안 걸어 놓고 녹초가 되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2km을 걸어 첫번째 보였던 마을 이마을은 사실 오늘의 목적지인 아헤스가 아니었다. 이미 녹초가 되버린 탓에 이곳에서 쉬어가고 싶었지만 목적지 보다 더가는 행위는 해보았지만 왠지 정해놓은 목적지 까지 못간다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눈앞에 있는 bar에서 몸을 녹이고 핫쵸코를 마시며 고민했다. 하지만 bar 의 주인과 이야기 하다보니 고민할 필요도 없게 됐다. 이 마을에는 잠시 쉬어갈 만한 bar 만 있을 뿐 우리가 묵을 수 있는 알베르게는 없다고 했다.


역시나 작은 마을에 있는 하나뿐인 bar 답게 그리고 12km 의 진흙탕 속에서 처음으로 보이는 bar 답게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이게 됐다. bar 안은 처음 들어갔을 때 따뜻 했던 좋은 느낌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온기와 습도로 점점 사우나 처럼 변해갔다. 그렇게 잠시 bar 에 앉아 휴식을 하다 보니 역시나 여느 때처럼 비가 그친다. 도대체 왜 내가 걷고 있을 땐 비가 오고, 쉬거나 도착했을 땐 비가 오지 않는 것인지..... 


다행이 이곳부터 목적지인 아헤스까지의 길은 오늘 아침 걸었던 12km 와는 상반되게 걷기에 아주 편안한 길이 펼쳐졌다. 땅이 단단해서 진흙길이 아니었고, 조금 쉬다 보니 비도 그쳐서 상황자체는 꽤 걷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아침부터 세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던 탓인지 잠시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천근 만근 이었다. 아내와 나는 항상 힘들 땐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옛날 생각이 나고 옛날 생각을 하다 보면 옛날이야기를 한다. 옛날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고 결국 시간은 우리를 목적지로 이끌어 주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은 체력적인 이유로 그리고 선호하는 마을의 크기에 따라 몇일을 지내다 보면 패턴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몇일을 같이 마주치다 보니 서로가 조금씩 익숙해 진다. 보통은 매일 길을 걷다가 그리고 길에서 보이는 bar 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혹은 목적지인 알베르게에서 모두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와 비슷한 일정으로 걷고 있는 사람들보다 어제 마을을 하나 더 걸어가서 토산토스에 묵었기에 남들보다 4km 를 먼저 시작했지만 우리의 목적지인 아헤스는 벨로라도에서 출발한 사람들과 동일한 곳이었다. 4km 를 먼저 시작한 덕분에 오늘 도착한 아헤스에 다른 사람들 보다는 빠른 시간에 도착했다. 


빨리 도착한 알베르게에서는 빨리 도착한 사람들만에 특권이 있다. 바로 샤워실과 세탁기 이용이다. 게다가 오늘 묵는 알베르게는 세탁기와 건조기 이용이 무료라고 했다. 금전적인 이유로 가급적 세탁기와 건조기는 사용하면 안되는 우리에게 천국과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베르게 였다. 우리가 샤워를 다하고 세탁을 마칠 때쯤 하나둘 사람들이 알베르게에 도착 했다. 나는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씨에스타 까지 즐긴 상태 였는데 비맞은 생쥐 꼴로 알베르게에 도착하는 사람들을 보며 불과 몇시간전 내모습은 생각도 못하고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베르게 식당에 앉아 잠시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길을 걷다 몇번 마주쳤던 영국인 친구 아만다가 갑자기 다가와서 처음으로 인사했다. 한국사람들은 서로 한국인이라 인사를 건네며 알아갔지만 독일 친구 리사와 과테말라 친구 마빈 이후로 처음으로 다시 외국인과 대화를 할 때였다.


"안녕? 나는 아만다야 영국에서 왔어"

"안녕 나는 쿡이고 아내는 쪼야 한국에서 왔어"

"난 너희들을 피레네부터 쭉 봐왔어 얼리버드잖아"

"우리가 얼리버드야?"

"물론 우리 모두는 너희를 알고 있어"


아만다는 먼저 다가와서 자기는 아만다이며 영국에서 왔고 우리를 피레네를 넘을 때부터 봤다고 했다. 그렇게 아만다가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주어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아만다는 과거 로스아르코스의 분수대가 있던 알베르게에서 같이 발을 담그고 있었던 친구이다. 그때 내가 재채기를 했더니 "갓 블레스 유"라고 해줘서 우와 외국인들은 진짜 갓 블레스 유를 하는구나 하고 생각 하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었다. 아만다는 자신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왔다는 밸로리도 소개해 주었다. 밸로리는 항상 우리와 같은 시간쯤에 출발해서 우리도 얼굴은 잘 알고 있는 친구였다.


"안녕 나는 밸로리 야 b 아니고 v 밸로리"

"안녕 밸로리 너 정말 잘 걷더라"

"난 캐나다에서 마라톤 선수였어"


밸로리는 항상 우리와 같이 출발 하는 몇안되는 얼리버드 였는데 항상 우리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알베르게에 도착하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다. 오늘만큼은 우리가 4km를 먼저 시작했기에 밸로리보다 조금 빠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당시 까미노를 걷는 사람들 대부분이 밸로리가 1등이라며 밸로리를 칭찬했었다.


아만다, 밸로리, 그리고 쿡&쪼 는 물론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어였지만 그동안의 서로를 기억하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날 이후로 앞으로는 조금더 많은 대화를 하며 서로의 일정을 물어가면서 응원하는 동료가 되었다. 리사와 마빈이 길에서 보이지 않게 되고 아만다와 밸로리라는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아헤스도 꽤 작은 마을이었다. 눈에 보이는 건물이 마을의 전부이다.

아만다가 묵는 알베르게는 우리가 묵는 알베르게 바로 옆건물에 있는 다른 알베르게였다. 몸이 너무 지쳐 알베르게를 따로 알아보지도 않고 아무 생각없이 첫번째로 보이는 알베르게에 들어왔는데, 우리가 묵는 알베르게는 사립 알베르게 였고 바로 옆건물의 알베르게는 공립 알베르게 였다. 


옆집까지 놀러온 아만다와 밸로리가 신기한 와중에 아만다 에게 본인이 묵는 알베르게에 또 다른 한국 사람이 있다고 했다. 어제는 우리가 마을을 하나 더 오는 바람에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우리 알베르게 옆에 있는 다른 알베르게를 가봤더니 어제 못 봤던 흰머리 아저씨 일행이 있었다.고작 하루 떨어져 있었음에도 매우 반가웠고 어제의 일을 마치 몇 년된 일인 양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흰머리아저씨 일행과 얘기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아만다가 또 보인다. 아만다는 또 자기 친구들인 담배녀를 소개해주었고, 건강녀를 소개해 주었다. 모두 처음 대화를 나눴지만 처음 본 사람들은 아니었다. 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부엔 까미노를 외쳐 주었던 사람들이었고, 오늘에서야 통성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담배녀와 건강녀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헤스 역시나 큰 마을이 아니어서 마트가 없었기에 오늘도 우리는 저녁을 사 먹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금전상황이 좋지 못했음에도 계속 지출이 생기는 상황이 썩 달갑지만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식당에서는 또다른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갔던 식당 입간판에는 한국말로 매운 스파게티라고 써져있었고 왠지 모르게 그냥 한글이 반가워 우리는 매운 스파게티를 먹기로 해서 들어간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인 말레이시아 4인방을 만나게 되어 서로 인사를 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길을 걷다 그저 '부엔까미노' 라고 인사만 했던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날이었다. 사실 말레이시아 4인방은 처음에 길에서 만났을 때 정말 한국사람들처럼 생겨서 한국 사람인 줄 알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었는데 그 인사를 무시당해서 좋은 감정이 없었다.


"안녕? 너희 정말 한국사람처럼 생겼어"

"우린 말레이시아에서 왔어"

"내가 한국사람처럼 인사를 했었는데 너희가 날 모른 척했었어"

"그럴 수밖에 우린 한국사람이 아니니깐 한국말을 못 해"

"그나저나 너희 스페인어는 할 줄 알아? 이 식당 주인은 영어를 전혀 못하네"


말레이시아 4인방은 스페인어도 할 줄 알고 영어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이어서 식당에서 스페인 말밖에 못 하는 주인을 향해 우리의 말도 안 되는 영어를 통역해주었다. 덕분에 비노가 와인이라는 사실도 띤또가 레드 여서 레드와인이 먹고 싶으면 비노 띤또라고 이야기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우노, 도스 같은 숫자와 길을 걷다 필요한 생활 스페인어 몇 마디도 스페인에 온지 11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배울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4인방과는 서로의 이름을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이후에도 길에서 만나면 너무나 해맑은 웃음으로 맞이 해주면서 함께 길얼 걸었던 고마운 사람들 이었다.

매운스파게티는 사실 그렇게 맛이 있지는 않았다.

리사와 헤어지고, 다시 만난 마빈과 헤어지고, 비록 하루였지만 흰머리 아저씨 일행과 떨어져 지냈던 어제였기에 우리 둘만 있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만다라는 새로운 영국친구를 사귀었고, 언제나 1등인 밸로리, 길위에서 항상 담배를 물고 있었던 담배녀, 순례길을 걷는 내내 파워 워킹을 보여주었던 건강녀, 그리고 말레이시아 4인방까지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된 날이었다. 무언가 점점 즐겁고 재밌어지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만들어지는 것 같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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