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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미남편 Apr 17. 2024

day16 까리온데로스콘데스-템플라이오스

산티아고 순례길 16일차 (까리온데로스콘데스-템플라이오스)   


어제는 그렇게 비를 퍼붓더니 오늘 아침은 해가 반짝 뜬 맑은 하루가 시작 되었다. 보라색 입술이었던 아내는 다행히 완전히 회복된듯해 보였고, 보름 동안 흙먼지에 쌓여 있던 신발이 세탁을 한 것처럼 아주 새것이 되어 있었다. 깨끗한 날씨에 깨끗한 신발을 신게 되어서 기분이 상쾌 하고 좋았다. 하지만 날씨와 기분과는 다르게 몸의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다 이틀전 갑자기 아팠던 발등 쪽이 이제는 계속 저려왔다. 네 번째, 다섯 번째 발가락의 저림이 너무 심해서 두발가락은 없어지고 오로지 세 발가락만으로 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아침 출발 할때는 괜찮았지만 어느 정도 걷다 보면 나와 배낭의 무게를 못 버티는 건지 발저림은 발목의 통증으로 번져 왔다. 


해는 쨍쨍 났지만 바람은 아직 매서운 칼바람이었다. 어찌나 바람이 차가운지 야속하기만 했다. 5월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꽤나 추웠다. 스페인의 날씨는 도무지 종 잡을 수가 없었다. 날씨가 좋아도 길을 걷는 행위가 오래되어 피로가 누적된 탓에 충분히 힘이 드는 상황인데 부르고스에 들어가는 날부터 며칠째 계속 날씨의 도움을 받지 못해서 컨디션이 더욱 떨어지는 것 같았다. 해가 뜬 것만으로도 감사해하며 일기 예보를 미리 보니 다행히도 앞으로 당분간 비는 없는 것 같았다. 


오늘은 아침에는 잠을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길을 걸을 준비를 다해놓고도 길을 나서지 않았다. 


"아이고 엉덩이가 안 떨어지네"

"신발이 깨끗해져서 좋다 오빠"

"그러게 비가 세탁해줬네"

"나도 엉덩이가 안 떨어지네"


아내도 나도 어느새 꾀가 생긴 것 같다. 늘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하고 1등으로 알베르게를 나서는 얼리버드 였는데 오늘 만큼은 이상하게도 시작이 쉽지가 않았다.


오늘 걷는 코스는 그늘이 거의 없고 17Km 동안 마을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 코스 였다. '마을이 하나도 없다' 라는 말은 곧 'bar 가 하나도 없다' 라는 뜻인데 17km를 우리의 걸음걸이로 쉬지 않고 걸으면 4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 였다. 음료나 주전부리를 4시간 동안 먹을 수 없고, 화장실 또한 4시간 동안 없고, 마땅히 쉴만한 곳도 길바닥뿐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게다가 보통 길을 걷다 필요한 식수를 bar 에서 보충하는데 물을 보충 할 수 있는 곳도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덕분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챙겨 배낭에 넣고 길을 걷게 되었다. 종이 한장의 무게도 덜어내고 싶은 만큼 배낭의 무게가 중요한데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챙긴 만큼 배낭이 무거워져서 물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길을 걷다 보니 쉬고싶은 마음이 간절 했지만 오늘은 bar가 없어서 그저 길바닥에 주저 앉아 쉴수 밖에 없었다. 어제처럼 비가 왔다면 길바닥에서 쉴수도 없었을테니 오늘 해가 뜬 것이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길바닥에 앉아 쉬자니 매서운 칼바람이 우리를 덥쳐 왔다. 늘 눈앞에 보이던 bar 가 그렇게 소중한 곳이 었는지 오늘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한동안 bar 가 없다는 부담인지 배낭이 무거워졌다는 생각 때문인건지 아니면 매서운 칼바람 때문이었는지 길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발목이 아파왔다. 그동안은 그래도 참으면서 걸을만했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통증때문에 덜컥 겁부터 났다. 이렇게 더 걷다가는 산티아고까지 무사히 완주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발목의 통증을 느낌과 동시에 나의 발걸음은 또다시 현저히 느려지게 되었다. 


알베르게에서 늦장을 부리며 출발을 했어도 남들보다는 이른 시간에 일어나 준비한 탓에 우리가 출발한 시간은 그럼에도 남들 보다는 이른 시간에 출발 했었는데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사람들이 우리를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 보통은 우리가 첫번째로 나타나는 bar에서 한참 다 쉬고 다시 길을 걸으려 할 때 얼굴을 아는 다른 순례자들이 막 bar 에 들어오는 형식이었는데 오늘은 출발한 지 30분도 안돼서 밸로리와 아만다가 우리를 지나쳐갔다. 


"헤이 얼리버드, 오늘은 왜 얼마 못 갔어?"

"오늘 내 발목이 조금 아파서 걷는 게 힘드네"

"괜찮아 잘 걸을 수 있을 거야"

"먼저 가 이따 알베르게에서 보자"

"응 부엔 까미노"


곧 흰머리 아저씨도 우리를 지나쳐갔다. 


"뒤에서 보니깐 걷는 게 이상한데?

"네 아저씨 이상하게 오늘 발목이 아프네요"

"힘들면 천천히 와"

"네 먼저 가세요"


어디서 만나자고 하지도 않고는 당연히 만나겠지 라는 생각으로 조금 있다 보자는 말을 했다. 사람마다 걷는 패턴과 속도 그리고 그날 걸을수 있는 거리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매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비록 걷는 속도가 다를지언정 걷는 거리는 비슷했기 때문에 매일 만났을테니 오늘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 했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호텔에서 묵었던 나헤라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4km를 더 가서 묵었던 토산토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을 같은 알베르게에서 묵었기에 패턴이 비슷한 사람들이라 오늘도 목적지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 풍경을 보며 4시간을 걸었다.

17Km을 걷고 드디어 도착한 첫 번째 마을에 있는 Bar에 역시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을 쉬고 있었다. 그간 늘 같이 저녁을 먹었던 흰머리 아저씨 일행들도 있었고, 아만다와 담배녀, 밸로리도 있었고 브라질 아저씨도 있었으며 la 부부도 있었다. 하지만 내 발목이 아파 조금 더딘 속도로 걸어온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도착했을 무렵 이미 점식식사를 마치고 휴식까지 다한 상태로 다시 걸을 채비를 완료 한 상태였다. 반갑게 인사를 했고 내 발목을 모두가 걱정해주면서 조금 있다 보자는 말을 하고 이제막 bar 에 도착한 우리를 두고 그들은 먼저 bar 를 떠났다. 


우리만 남겨두고 모두가 떠난 bar에서 빵과 주스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처음보는 한국인 젊은 남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인사를 하며 주먹밥을 한번 먹어보라며 건넸다. 사실 이 사람들은 나의 첫인상에서 좋지 못한 느낌을 주었던 사람들이다. 내가 수영장에 빠졌을 때 너무 웃어댔던 사람들 이었기 때문이다. 비웃음을 당한 것 같은 기분에 썩 좋은 인상은 아니었지만 너무 배가 고팠기에 그들이 건네오는 주먹밥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헤어짐이 생김과 동시에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주먹밥을 만드는 수고와 동시에 가뜩이나 무거운 배낭에 짊어지고 온 주먹밥을 너무 선뜻 내줌에 첫인상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되기도 했었다. 


안 좋았던 첫인상은 주먹밥이라는 호의로 인해 기분 좋은 만남을 제공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기에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우리처럼 젊은 신혼부부 인듯한 모습이었던 그들은 사실 생장에서 처음 만난 남남이라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처음 만나는 우리 또래의 나이대의 사람들이었고, 또래를 만났다는 반가움도 있었지만 대화를 해본건 오늘이 처음이기도 했고 각자가 가야 할 길이 있기에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몇 마디 주고받지 않은 채 서로의 갈길을 다시 걸었다.

항상 화살표가 길을 안내해준다.

목적지인 템플라이오스 까지는 아직 10km 정도가 남아 있었다. 평소 같으면 두 시간 언저리면 도착할 거리이지만 오늘 걷는 속도로는 3시간은 더 가야 도착할 것 같았다. 발가락은 저리고 발목도 매우 아팠지만 길은 계속 걸어야만 했다. 사실 오늘은 여기서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차마 아내한테 아파서 못 가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조금은 여유 있게 예약해 두긴 했지만 왠지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아껴 두고 싶었다. 


실제로 생장을 출발한 사람들이 산티아고까지 도착하는 경우는 전체 출발인원의 20%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시간이 없어서 구간을 나누어서 까미노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몸이 불편해져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헌데 한국인의 경우는 90%가 완주를 한다고 한다. 나도 한국인 이긴 한것 같다. 왠지 그날그날 정해둔 목적지를 가지 않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고 완주를 해야한다는 생각은 통증이 있더라도 불편함이 있더라도 계속 해서 길을 걸어나가게 했다.   


결국 아픈 몸을 이끌고 길을 계속 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몸이 점점 아파왔지만 템플라이오스 까지 가는 거리는 메세타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부분도 다를 것 이겠지만 비가 완전히 갠 메세타의 모습은 그야말로 풍경의 절정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같은풍경만 계속 나온다

저린 발가락과 아픈 발목을 이끌고 드디어 목적지인 템플라이오스에 도착을 했다. 템플라이오스 역시나 매우 작은 마을이었다. 순례자를 위한 알베르게 외에 건물은 10개 남짓해 마을을 둘러보고 뭐고 할 것도 없었다. 알베르게에 도착해 짐을 푸는데 같은 방에 아까 주먹밥을 건넨 남녀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서로 반갑게 인사했지만 아직은 어색한 사이였다. 발목이 아파 느리게 걸었지만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있을 것 같았던 흰머리 아저씨와 아만다 밸로리 일행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비슷한 거리의 마을에 가서 같은 알베르게에 머무를 줄 알았던 보름간 우리와 같은 코스를 걸었던 그간의 우리의 동료들은 bar 에서 보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조금있다 보자 는 인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템플라이오스 도착했을때 단 한 명도 보이지가 않았다. 오늘 걸은 거리도 27km 정도 였기 때문에 이보다 적게 걷거나, 혹은 더 많이 걷는 일정을 잡지는 않았을텐데 생각과는 다르게 우리와 함께 약 보름 동안 같이 걸었던 모든 친구들이 단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와서 처음 만났던 리사와 헤어질 땐 우리가 다음엔 더 멀리 갈 테니 아무래도 못 볼 것 같다며 작별인사를 했다. 과테테말라 친구인 마빈은 다리상태가 워낙 안좋았기 때문에 미리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전혀 생각지도 않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과 이별 아닌 이별을 하게 되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갔는지 모르겠지만 매일 보던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못 보니 무언가 아쉬웠다.


내 발목 때문에 늦게 걸어서, 아니면 더걸었어야 하는데 더 못걸어서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그저 내일 다시 걷다 보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지만 결국 이날 이후로 산티아고에 도착할 때 까지 단한명도 다시 만나지 못했다. 


한동안 계획한 것 과 다르게 계속 지출이 생겼기에 알베르게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마치고 손빨래를 하고 잔디밭에 빨래를 널고 있을 때 알베르게 한쪽 귀퉁이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주먹밥 커플이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순례길에서 처음 만난 또래 이기도 했고, 주먹밥이라는 호의를 베풀어주기도 했고,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소통의 불편함도 없었기에 아내는 주먹밥 커플을 꽤나 마음에 들어 했다. 하지만 나는 낯가림도 조금 있는 편이고 수영장에 빠졌을 때 나를 보고 웃었던 불편한 기억이 아직은 다 누그러들지 않은 상태였다. 


"같이 와인 한잔 하실래요?"


먼저 우리에게 다가온 쪽은 이번에도 주먹밥 커플이었다. 그동안은 대부분 아내와 둘이서 즐기고 둘이서 대화하느냐고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나이도 비슷했고 말도 잘 통해서 비록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들 이었지만 타지에서 만난 고향사람 인것 때문인지 짧은 시간에 꽤나 가까운 사이가 되어버렸다. 와인을 함께 마시고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사실 수영장에서 너무 웃어서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

"여 : 아 미안해요 우리는 일부러 들어갔던 건 줄 알고 파이팅을 외쳐주는 것이었어요"

"남 : 그날 그리고 얘가 술을 많이 마시기도 했어요"

"여 : 환호성 정도였다고 생각해주세요 진짜 나쁜 의도는 없었어요"

"오빠 쌓인 게 많았구나?"


말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면 뭔가 계속 겉돌 것 같은 생각이 있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꺼낸 덕분에 내 기분도 조금 누그러 들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에서는 서로가 함께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고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이유 때문인지 동지애 같은 것이 생겨서 쉽게 사람이 사귀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생장부터 걸었으면 한 번쯤 마주쳤을 법도 한데 한 번을 못 마주쳤던 사람들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다. 들어보니 우리는 늘 7시 언저리에 출발하는데 그들은 8시쯤 일어나서 9시쯤 느지막이 길을 나선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랑은 2시간 정도 차이가 나게 길을 걸으니 길에서는 마주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공립 알베르게에서 주로 묵었던 반면에 그들은 항상 사립 알베르게 만을 이용해 왔다고 했다. 패턴과 추구하는 바가 달랐기에 같은길을 걷고 있었지만 보름이 넘는 동안 한번을 마주 할수가 없었던 사람들 이었다. 


주먹밥 커플의 남자는 한국에 있을 때 요리사를 했다고 했다. 때문에 알베르게에 주방이 있으면 매일매일 저녁을 만들어 먹었고 그래서 주먹밥도 미리 만들어 왔었다고 했다. 요리를 해서 남에게 배푸는 것이 그의 낙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배낭에는 각종 조미료 들과 요리 재료들이 가득차 있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의 배낭 보다 무거웠기도 했고, 한국에서 부터 허리가 아픈 상태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기에 배낭은 늘 동키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주먹밥 커플에게 다음날의 목적지를 물어보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목적지와 같았다. 주먹밥 커플은 우리에게 자신들은 내일도 동키 서비스를 또 이용할 것이니 혹시 무거운 짐이 있으면 같이 보내도 괜찮다고 하며 우리가 짊어지고 걷고 있는 배낭속에 무거운 짐은 넘겨 줘도 괜찮다고 이야기 했다. 


처음본 주먹밥 커플을 다음 마을에서 못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나는 우리 짐은 우리가 가져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내 마음과 달랐나 보다 그동안 배낭이 꽤나 무거웠는지 가지고 있던 짐의 일부를 내가 말하는 새에 벌써 꺼내서 넘겨주고 있었다. 겸사겸사 아내 덕에 나도 발목이 아프다는 핑계로 그들에게 짐을 넘겨줬다. 서로 출발하는 시간은 다르더라도 목적지는 같으니 같은 알베르게로 목적지를 정하고 도착하는 알베르게에서 만나자고 했다.


짐을 일부 넘겨주고 내일 갈 준비를 미리 하는데 물건을 몇 개 빼지도 않았는데 배낭이 엄청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이래서 동키 서비스를 이용하는가 싶었다. 


하루를 정리하고 가만히 누워있는데 가만히 누워 있자니 발목이 다시 꽤나 아픈 느낌이 들었다. 아내가 발목에 파스를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줬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하루이다. 헤어짐이 있었고 새로운 만남이 있었다. 이곳 순례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눈인사를 하며 부엔 까미노를 외치며 걷다 보면 이 길을 걷는 건 나와 아내뿐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함께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발목이 아프지 않길 기도하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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