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서 밤빛으로

낮빛은 눈부심으로 진짜 빛을 보기 어렵다

by 제노도아

지난 성탄 전야,

맵싸하지만 맑은 밤공기가 상크름했다.


낮 아닌, 밤에 오신 구유의 예수님.

높은 곳이 아닌, 낮은 자리에서

세상의 숨소리를 들으시는 분.


모든 것이 환한 낮에는,

진짜 빛을 알아보기 힘들다.

그분은 어두운 밤을 택해 오셨다.

가난한 이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시간에,

낮은 자리 말구유에서 빛으로 탄생하셨다.


세상에는 자기 이름만을 높이는 사람들과

자기 이름을 한껏 낮추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은

앞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뒷전에 머문다.

보이지 않게 어둠을 덜어내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

낮빛보다 밤빛을 사랑하는 그들의 삶은 고요하고 웅숭깊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꼭 필요한 만큼만 머무는 이들.

티 나지 않게 돕고, 여낙낙하게 기다려주는 사람들.

자기 몫의 시간을 나누어 갈마보며 지켜주는 마음.

그들은 구유의 예수님을 닮았다.


드러내지 않고 은은한 빛이 되는 사람들.

오롯이 그들을 기억한다.

밤에 낮은 자리로 오신 그분처럼,

솔금솔금 다가오는 그들을 위해

기쁘고 감사하게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