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에 남겨진 시간
한바탕 산돌림이 지나가고,
창가에는 마르지 않은 물방울이 남아 있다.
친한 벗이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
'클래식!'
비 오는 날, 문득 잊었던 사랑 이야기를 만난다.
젊은 날,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이 편지 속에 스며 있다.
우연처럼 시작된 만남이 시간 속에서 자라고 남아 있다.
여자의 눈빛 속에 어린 순수한 셀렘과
남자의 우수 젖은 미소 속 애절한 슬픔.
곁에 있을 때보다 멀리 있을 때 알게 되는 깊은 인연.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닫게 되는 짙은 그리움.
어느 땐,
짧은 시간 스치듯 지나간 사람이
마음 속 향기로 평생 남기도 한다.
기억 속 그루터기로 남아 잊혀지지 않는 것,
그리움과 햇살로 마음 깊이 머무는 것.
서로 좋아했던 노래를 반복해 듣거나,
비오는 창가에 서 있으면 떠오르는 사람.
그리움은 지워지지 않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