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진다.
어르신 한 분이 연거푸 손사래를 친다.
"웬 날파리가 어른거리는겨."
자꾸 눈을 깜박인다.
"뭔 말이여, 아무시렁 안헌디."
옆 어르신이 핀잔을 준다.
"거 뭐시여, 날파리증 아녀?"
비문증이라며 뒷자리 어르신이 거든다.
"에구머니나, 이게 뭐여!"
창문을 열자마자 떼지어 벌레들이 들어온다.
벌써부터 러브버그가 극성이다.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여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꽃가루받이에도 도움이 되며 물고기나 새의 먹이도 된다는 러브버그.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익충이라지만
모양이나 들러붙는 것은 사람들이 기피할 만하다.
암수가 같이 다녀 더 길어보이고,
눈치 없이 아무데나 공격적으로 다가온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이와 우연히 부딪혔다.
마음이 뿌연 쌀뜨물이 되고,
청명한 하늘도 안개처럼 보였다.
떠난 이와 이어져 한때 연이 있었지만
선후당착, 무가치하고 몰염치한 자와의 대면은
도시 한복판에서 만난 러브버그처럼 껄끄러웠다.
러브버그!
발음을 잘못하여
러브버거, 라고 해서 한바탕 웃음이 흐드러지기도 했다.
어떤 이에겐 익충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겐 악충일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기쁨도 힘듦도 다 지나간다.
러브버그가 러브버거처럼,
환한 미소가 되는 날을 믿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