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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마음 다리 놓기

by 제노도아

잿빛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하다.

잰걸음으로 모퉁이를 도는데, 장미 몇 송이가 눈에 띈다.

장미치곤 작고 소박하다.

그중 두 송이는 얼굴을 맞대듯 기대고 있다.

문득, '사이좋게’라는 초등학교 급훈이 생각난다.

단순하지만 울림이 있는 말.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다툼이나 오해를 겪는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다름을 이해하는 시간을 거쳐야 사이좋게 어깨를 겯는다.

나를 조금 낮추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배려.

나를 숙이는 것도 용기이다.


어릴 적, 친구와 다투면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마주 보면 누군가 배시시 웃고 스르르 화가 풀렸다.

성격 좋은 친구가 먼저 손 내밀어 화해를 청하기도 했다.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그 한마디면 족했다.


지금은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어색한 시간이 길어진다. 먼저 손내밀기가 쑥스럽고 때론 귀찮기도 하다.

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사이좋게'는 이루어진다.

먼저 미소 짓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

'사이좋게'는 메아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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