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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bunch of Favorite Feb 11. 2019

아홉 번째 취향 : Her

프랑스에서 온 일렉트로닉 듀오, Her

Her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앨범 커버. 모든 앨범 커버 디자인이 동일하다.


이번에 소개할 아티스트는 프랑스의 일렉트로닉 듀오 'Her'이다. Simon Carpentier과 Victor Solf로 이루어진 이 듀오는 2015년 결성 이후 현재까지 활발히 앨범 활동과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프랑스 그룹이다 보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내에서의 공연은 매진도 되고 있는 것을 보면 프랑스 내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많은 것 같다. 그 기세로 한국까지 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듀오의 이름이 'Her'이라는 점이 상당히 특이했다. 'Her'이라는 이름은 노래를 만들 때 영감이 되는 사랑과 에로티시즘과 같은 테마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Victor는 "지난 20년 동안 혁명 같은 일들이 있었고 모두 여성들에게 주목하고 있었죠. 난 그게 좋아요."라고 말한 바 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으며, 여자 형제가 세 명이나 있다는 점이 이름과 더불어 음악 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보인다.


Her에 대해 '듀오'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원맨밴드나 다름없다. 함께 밴드를 만들었던 Simon Carpentier가 지난 2017년 8월에 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북미 투어 이후 음악 작업이 한창일 때였다고 한다. 당시 작업 중이던 네 곡은 Simon의 사후에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2018년 발매된 스튜디오 앨범 <Her>에 수록된 <Neighborhood>의 기타 녹음이 그의 마지막 녹음이었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Her의 <We choose> 뮤직 비디오


<We choose>는 Simon 사후 발매된 싱글로, 2018년에 공개되었다. 위 영상은 오피셜 뮤직 비디오인 동시에 Simon에 대한 추모 영상이기도 하다. "Simon Carpentier를 기억하며, 이 앨범이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 아티스트였는지 알릴 수 있기를. In memory of Simon Carpentier, may this album be a treatment to what a great artist you are." 오/의역이라 원문을 덧붙인다. 이 문구가 뜨기 직전, Victor의 얼굴이 사람의 모양으로 가려지는 장면이 있다. 금방 사라지는 그 그림자가 떠나버린 Simon의 그림자이지 않을까.


I think we could do anything
Our wings are broke
but we'll keep on gliding


Simon은 북미 투어 당시에도 암에 걸린 상태였는데, 이들은 의도적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삶과 노래에 대해 얘기하며 투어에 집중했고,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무리한 후 프랑스로 되돌아갔다. Victor는 당시를 회상하며 투어 자체가 하나의 치료에 가까웠다고 말한 바 있다.


Her의 노래는 Simon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하고, 대다수의 노래가 섹시관능적이다. EP 발매 전 공개되었던 <5 Minutes>도 그렇고, <Blossom Roses>도 그렇다. 프렌치 일렉트로니카 아래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라이브 공연은 락 공연 같기도 하다. 재즈 사운드도 섞여 있다. 특정 장르로 규명하지 않더라도 Her만의 색채가 뚜렷함은 분명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Her의 사운드를 대표할 수 있는 노래는 방금 언급한 <5 Minutes>와 <Blossom Roses>라고 생각한다. 관심이 생긴다면 꼭 들어보시길!




첫 번째 EP인 <Her Tape #1>에서는 <Her>과 <5 Minutes>를, 정규 앨범에서는 <Neighborhood>와 <On & On>을 추천드린다. 셋 다 저녁 즈음의 펍에서 들려올 것 같은 노래들이다. Victor는 앞으로도 Her의 이름으로 계속 음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더 많은 노래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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