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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bunch of Favorite Feb 12. 2019

열 번째 취향 : Lizzo

신나는 R&B 소울 힙합, Lizzo


열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미국의 소울 싱어이자 래퍼인 리조 Lizzo이다. 본명은 멜리사 제퍼슨 Melissa Jefferson으로, 2011년 Lizzo & the Larva Ink., 2012년 The Chalice와 같은 그룹 활동을 거쳐 솔로 데뷔 앨범인 <Lizzobangers>를 발매했다. 이외에도 루 폴의 드래그 레이스 등의 방송에도 얼굴을 비추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리조를 단순히 힙합 아티스트, 얼터너티브 힙합으로만 분류하고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멈블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오히려 R&B 소울에 가깝다. 가사가 굉장히 잘 들리고 리드미컬하다. 듣고 있다 보면 자동으로 몸으로(!) 리듬을 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 발매된 리조의 노래는 모두 밝고 신나며 긍정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는 데, 스스로도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대놓고 "body issues"라고 언급되는 외적인 문제에 대해 그녀는 개의치 않고 백댄서를 모두 플러스 사이즈 댄서들로만 구성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저는 나와 같은 모습의 여성들이 메인 스트림에 놓이길 바라요. 눈에 잘 뜨이고, 공정하게 말이죠. I want to put women who look like me in the mainstream, I want that visibility and fairness." 리조의 노래에는 이런 자신감이 그대로 녹아있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Lizzo의 <Juice> 공식 뮤직 비디오


어떤 노래를 소개할까 하다가, 리조의 노래에서 흥으로 따지면 Top 3 안에 들어갈 <Juice>를 가져왔다! 뮤직 비디오가 어떨지 딱히 생각은 안 해 봤는데 레트로 풍으로 만들었더라. 엄청 잘 어울려서 그냥 웃었다. 댓글들 대부분이 80년대 바이브에 레트로라 좋아하고 있었다.


Mirror, mirror on the wall
Don't say it 'cause I know I'm cute


별 내용은 없는 데 가사가 재밌어서 따로 빼놓았다. 처음엔 그냥 벽에 걸린 거울을 얘기하는 건 줄 알았는 데 잘 생각해 보니 백설공주였다. "난 귀여우니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돼!" 신나는 노래라고는 생각했지만 가사도 재치 있게 썼을 줄은 몰랐다.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마음이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때 "1위를 한 앨범을 가진다는 데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하며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들의 숫자, 영향력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슈퍼볼의 필드 위에서 10만 명의 덩치 큰 소녀들이 춤을 추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게 낫죠"라고 덧붙였는 데, 이 말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화면에 리조와 같은 여성들이 더 많이 비칠수록 세상이 변할 테니 말이다.




요즘 리조의 목표처럼 세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문득 생각할 때가 있다. 리한나가 론칭한 속옷 브랜드 패션쇼에서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체형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그런 생각에 보탬이 되곤 한다. 아직은 시작점에 불과하지만, 미디어에서 조명하면 할수록 많은 부분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


리조의 노래는 흥이 주체되지 않을 정도로 즐겁다. 그래서 나는 미뤄두었던 일을 하기 위해 꾸물럭 거릴 때나 운동할 때, 설거지를 할 때 듣는다. <Juice> 말고도 <Boys>나 <Good as Hell>도 추천한다.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플레이리스트에 꼭 추가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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