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bon, Portugal
Day 88.
Friday, July 21
정말 힘겹게 잠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수시로 깼다. 밤마다 요란한 이 음악소리를 듣고 어떻게 잘 수가 있을까? 창가라 나에게만 더 크게 들리는 것일까? 하지만 스피커 진동은 그 누구도 피해가진 못 할 것 같았다.
6시가 되어서야 음악은 멈추었는데 그새 누군가 창문을 열어두었다.
7시에 장을 비우고 들어오니 커플남은 거대한 체구만큼 코골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힘들었다. 코골이에 적응이 되어 음악소리를 못 듣는 건지도 모르겠다. 피곤하니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8시 반이 되었다.
주방에 가니 인스턴트커피와 우유, 콘프레이크, 식빵, 마가린, 잼이 준비되고 있었다. 식빵 4쪽과 커피, 콘 프레이크로 아침은 해결했으나 아무래도 금방 배가 고플 것 같았다. 더울까 봐 저녁에 나가려고 했는데 오후에 나갔다 오기로 했다.
어느새 10시, 씻고 싶은데 계속 타이밍을 놓치고 있었다. 여유 있는 내가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욕실을 쓰고 싶은데 이곳에는 화장실 딸린 욕실이 하나뿐이라 끊임없이 누군가 쓰고 있었다.
욕실이 비어도 화장실을 쓰는 사람이 있으면 또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기다리다 들어갔으니 냄새가 심해도 참아야 했다. 호스텔에는 적합하지 않은 구조였다.
리스본에서라도 마음껏 쇼핑하자고 했지만 막상 리스본에 오니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리스본에 온 지도 어느새 3일째다.
한 명이 체크아웃을 해서 룸 클리닝 하러 들어왔는데 매트리스 커버와 베개 커버는 교체를 해도 이불 커버는 교체하지 않았다.
바닥은 쓸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그 와중에 물걸레질을 해서 배낭이 신경 쓰였다. 청소하는 스타일도 봤으니 12시쯤 나서기로 했다.
시내까지 2.3km 정도 되지만 힘들지는 않았고 익숙한 거리를 걸으니 마음도 편했다.
그래도 더우니 H&M에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한참 세일 시즌이라 원피스 두 벌을 샀다. 그래도 예전처럼 많이 망설이진 않았다.
Zara에도 구경하러 들어가서 산호색 면 스카프를 구입했다. 하얀 롱 셔츠는 사이즈가 없어서 눈도장만 찍고 나왔다.
삥구 도스 호시우점에 들러 세일 품목을 확인하니 파띠마와 동일했다. 다음 주 화요일 세일 품목이 변경되기 전에 초코 비스킷은 미리 사두어야 할 것 같았다.
스타벅스에 들렀으나 내가 찾는 컵은 없었다. 포르투갈에선 5.45€ 커피 원두를 구입하면 4.05€ 프라푸치노가 무료지만 이제 스타벅스도 나에게 사치일 뿐이다.
고작 두 시간이 넘어가니 무리가 되어 무릎이 붓기 시작했다. 제대로 고장 난 모양이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하는데 Mango에도 들러서 구경했다.
리스본은 저렴한 물가에 맞추어 글로벌 브랜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했다. 게다가 지금은 여름 세일 기간이라 90% 할인 품목도 많았다.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았고 컨디션이 좋았으면 쇼핑을 실컷 할 정도로 예쁜 아이템이 많았지만 지금은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숙소로 이동하기 전까지는 짐을 늘릴 수 없었다.
호스텔에 오니 겨우 15시 반이다. 오늘은 기온이 적당해서 걷기에는 좋았다. 내일은 마지막 숙소로 이동하느라 힘들어서 아무 곳에도 못 나가겠지만 하루 푹 쉬고 기운 내서 주말에 쇼핑하기로 했다.
사과 하나 먹고 대기하다 욕실이 비어서 씻고 수건과 상의만 빨아서 바깥에 널었다. 오후가 되니 호스텔 쪽 빨랫줄에 햇볕이 들어왔다.
아로스 아 반다를 만들어 먹었는데 이미 익혀진 밥에 국물을 섞어서 같이 졸이면 되는 거였다. 그토록 힘들게 들고 다녔는데 생각했던 빠에야 맛은 거의 나지 않았다. 콘을 넣어 같이 먹었다.
스파클링 워터 500ml 원샷하고 침대에 와서 뒹굴 하다 18시 반쯤 빨래를 걷어왔다. 오늘은 나름 합리적인 쇼핑을 했는데 이 정도라면 계속되어도 상관은 없었다.
사과를 먹고 마침 바디워시가 떨어졌는데 체크아웃한 사람이 두고 간 바디워시 700ml를 챙기고 배낭을 다시 정리했다.
오늘 밤에도 고생할 테니 잠을 미리 자 두어야 할까? 모기인지 뭔지에 잔뜩 물려있었다. 손가락, 손바닥, 손목, 발가락, 발바닥, 발목, 목 뒤.
긁는 사람이 없으니 나만 물린 건가? 아침에 보았던 새까만 모기는 잡지도 못했는데 오늘 밤 또 물릴까 봐 겁이 났다.
22시, 자려고 누웠으나 잠은 오지 않았다. 23시부터 음향 테스트를 하느라 이미 소란스러웠다. 불안한 마음에 다른 룸으로 가보니 빈 침대가 없다.
또 다른 방으로 가보니 베란다 딸린 8인실이었는데 다행히 위쪽 두 곳이 비어있어 자리를 잡았다. 다들 안 자고 있더니 이내 불을 끄고 취침모드가 되었다.
새벽 2시, 화장실을 다녀와서 자려고 누웠는데 불빛에 눈이 부셔 깼다.
건너편 침대 여자가 폰 손전등을 켜고 무언갈 찾고 있었다. 침대 매트리스 여기저기를 비추는 걸 보니 딱 베드버그를 찾는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모기겠거니 싶었다. 한참을 수색에 몰두하더니 결국 포기하고 눕는다.
스피커 진동이 여기까지 들렸는데 오늘도 음악소리는 밤새 계속되고 있었다.
H&M 7.98€
Vestido 44 Caqui 14.99>-3.99€
Jersey Basico S Azul 14.99>-3.99€
ZARA 3.99€
Kab+1 Hostel +B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