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o Camino de Santiago #99

Lisbon→London→Incheon

by 안녕
Day 94.
Thursday, July 27


새벽 공항은 청소를 하고 보수 공사를 하는 등 각종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하지만 발을 뻗을 수 있는 베드가 있으니 그 속에서도 잠깐 잠이 들었고 에어컨 바람에 추워서 깨니 2시 반이다.

5시 비행 편은 카운트가 오픈되어 체크인이 시작되었었으나 7시 비행 편은 아직 멀었다. 그래도 배낭 패킹을 미리 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3시쯤 옷을 갈아입고 배낭을 패킹하려는데 뭔가 어설펐다.

짐이 많아질 경우를 대비해 큰 비닐을 남겨두었어야 했는데 배낭 사이즈에 비해 비닐이 작아도 너무 작았다. 비닐로 감싸고 끈으로 묶어보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패킹 없이 그냥 부쳐야 할 것 같다. 마지막까지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분실되는 물건이 없길, 파손되는 물건이 없길 바랄 수밖에.

바라고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나에겐 언제쯤 그런 날이 올까?

어느덧 4시 반, 리스본 공항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지만 나는 여전히 멍했다. 장을 비우고 자리로 돌아오면서 다시 확인하니 체크인 카운트가 열렸단다.

4시 45분 56~59에서 체크인을 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데 대기자도 많이 없었지만 짐이 적다고 먼저 체크인을 하게 해 주었다.

런던행은 윈도 좌석이 있었지만 서울행은 이번에도 윈도 좌석이 없단다. 통로 좌석에 앉으면 비행 중 창밖 구경을 할 수 없었다. 비행기를 타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구름 위 세상을 이번에도 포기해야 했다. 런던행 16F, 서울행 25H.

그런데 내 배낭 무게가 25.5kg였다. 벨트 백까지 합하면 26kg에 손에 든 박스가 8kg이니 34kg을 들고 5km를 걸어온 셈이다. 스스로에게 경의를 표한다.

다행히 배낭의 무게에 대해선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미리 무게를 재보지 않아서 다행이다. 만약 미리 확인했더라면 물건을 빼고 난리도 아니었을 텐데.

마지막으로 낡은 양말과 무릎 보호대를 버렸다. 박스를 들고 41번 게이트를 찾아가는데 출국심사는 5시 50분에 오픈한단다. 기다리면서 마지막으로 양치하고 치약과 칫솔을 버렸다.

시간이 되어도 출국심사대가 열리지 않아서 유럽 심사대로 갔더니 출국심사를 해주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도 유럽 입국 스탬프가 보이지 않았다. 총 90일을 넘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입국 날짜가 찍힌 스탬프를 찾아야 하는데 여권을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서의 체류기간을 제외하고 5월 1일 프랑스 파리로 들어오면서부터 유럽 체류기간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혹시 몰라 이틀 정도는 여유를 두고 체류기간을 정했는데 증명을 하지 못하면 출국도 할 수 없게 된다. 왕복 비행기 티켓을 보여주었으나 그건 의미 없단다.

출국심사대 직원과 함께 여권을 다시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맨 마지막 추가 기재란에 찍혀있었다. 그렇게 난 88일 만에 유럽을 벗어나서 무사히 런던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6시쯤 게이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포르투갈 비행기가 떡하니 있어서 공동운항인가 싶었으나 그건 아니었다.

6시 30분에 보딩 시작한다더니 45분에 시작했다. 7시 33분 게이트를 떠나서 활주로로 이동했고 35분 드디어 이륙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떠나 1,566km 거리의 런던으로 향했다.

10시 10분 도착 예정이었지만 9시 50분에 도착한다고 방송했으나, 런던 상공 부근에서 터뷸런스가 심해서 제때에 착륙하지 못했다. 상공에서 세 바퀴를 도느라 거의 제시간에 도착하게 되었다.

10시 활주로에 착륙했고 10분쯤 게이트에 도착했다. 다행히 셔틀이 대기하고 있어서 셔틀버스를 타고 터미널 5로 이동했다.

보안 검사를 다시 받고 나니 11시, 게이트는 20분 기다린 후에 확정되었는데 A10이란다. 이번에도 셔틀버스를 타고 비행기 타러 가나 보다. 빨리 음료수 마시고 싶었는데 통로 쪽이니 화장실 걱정 안 하고 왕창 마실 수 있었다.

대부분이 한국인들이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비행기에 탑승했다. 조금 늦게 게이트를 벗어났고 13시에 이륙했다.

이번에는 좌석 운까지 없는지 모니터가 먹통이다. 외국인 승무원에게 얘길 하니 기다리라고 하고는 가더니 소식이 없다.

지나가는 한국인 승무원에게 다시 얘기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리셋해 주었으나 스크린 터치는 여전히 작동되지 않았다.

옆에서 음료부터 요청하니 나도 덩달아 맥주와 콜라로 개시했다. 14시 반 매운 닭볶음을 주문했다.

10,000m 상공 1,000km 속도의 비행기에서 자는 시간이 아까웠지만 한국을 떠나올 때는 몸이 아파서 영화는 한 편도 보지 못하고 잠만 잤었다.

덕분에 이번에는 보지 못한 영화가 넘쳐났다. 싱글 라이더, 마스터, 어떻게 헤어질까, 가려진 시간 등을 보면서 서울로 향했다.




Lisbon Portela→London Heathrow

영국항공 BA0499편 02시간 45분
LIS 07/27 07:25~07/27 10:10 LHR




London Heathrow→Seoul Incheon

영국항공 BA0017편 10시간 55분
LHR 07/27 12:35~07/28 07:30 I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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