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만큼은 행복하다고 생각했으니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그 여유가 좋았던 것도 같다.
회사를 다녔을 때 대표의 커피 심부름만큼은 내가 직접 했다. 출근할 때마다 커피전문점에 들러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들고 사무실로 향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공짜 커피 한잔이 주는 행복감 때문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 맛을 알게 되었고 어느 직원이 카페라테를 잘 만드는 지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수입이 없더라도 커피 한잔만큼은 아끼지 말자고 다짐했다.
내가 우울해하면 지인들은 카페라테 기프티콘이나 커피 카드를 충전해서 보내주곤 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도 한동안은 문제없이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던 해엔, 나름 알찬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새롭게 해보고 싶었던 일은 일명 아르바이트로 치부되는 일들이었다. 젊었을 때는, 커피전문점은 직장이 아니라 아르바이트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정직원, 급여, 주변 시선 등으로 인해 단순 아르바이트라고 치부했던 일이 하고 싶었다. 지금은 월급이 아닌 시급이어도 상관없었고 정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이어도 상관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력서를 내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내 나이에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창업은 힘들고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었던 나는 커피 공부나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그때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교육 과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울시민이 된 지 17년 만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일부를 환급받는 국비 지원 프로그램은 많이 있었지만 서울시에서 하는 이 사업은 전액 무료로 지원되었다. 그래서 난 바리스타 교육을 받기로 했다.
바리스타 (이탈리아어: barista)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중심으로 하는 높은 수준의 커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커피의 종류와 에스프레소, 품질, 종류, 로스팅 정도, 장비의 관리, 라테 아트 등의 커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숙련된 커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참고로, 이탈리아어로 bar는 cafe를 뜻하며, barista는 영어의 bartender에 해당하지만, 영미권에서도 barista라는 이탈리아 표현을 더 자주 쓰고 있다.
동부 기술교육원 (강동구 고덕로 183) 중부 기술교육원 (용산구 한남대로 136) 남부 기술교육원 (군포시 고산로 589) 북부 기술교육원 (노원구 덕릉로 70가길 81)
서울시의 동부, 중부, 남부, 북부 등 교육기관마다 운영하는 교육 과정은 달랐다. 정규 과정도 있고 단기 과정도 있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려면 남부 기술교육원으로 가야 했지만 교육 장소는 아이러니하게도 군포시에 있었다. 서울시 남부에는 교육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모양이다.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어서 직장 근처로만 집을 구했던 나에게 왕복 3시간은 버거웠지만 그나마 환승 없이 한 번의 버스로 갈 수 있어서 일단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만 15세 이상의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지만 국비 지원인 만큼 경쟁률은 치열했다. 그나마 겨울까지 이어지는 가을 학기 수강은 지원자가 적은 편이었고 난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되었다.
11월부터 교육이 시작되니 그 교육을 받고 캄보디아 장기 봉사자 교육을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엔 캄보디아의 꿈이 좌절되고 할 일이 없어진 상태였다. 이마저도 합격받지 못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직장인을 위한 야간 과정이라 오후 여섯 시 이전에 가면 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교육생들과 식판을 들고 줄을 서있으면 잠깐이나마 직장을 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 전환으로 시작했던 그 도전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커피의 역사부터 시작된 이론과 각종 커피 머신 사용법과 커피 추출 등의 실습은 재미있었다.
커피(영어: coffee, 珈琲, 가배, 문화어 : 흑차, 검은 차) 또는 커피차(영어: coffee beverage)는 커피나무 열매의 씨(커피콩)를 볶아 가루로 낸 것을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 또는 증기로 우려내어 마시는, 쓴맛이 나는 짙은 갈색의 음료이다.
커피콩은 주로 적도지방 라틴 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남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의 70여 개국에서 재배되는 커피나무에서 얻을 수 있다. 커피콩(로스팅 전의 콩, 생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교역되는 농산물 중의 하나이다. 커피는 카페인 성분으로 인해 사람을 각성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 중의 하나이다. 1년에 세계적으로 약 6천억 잔이 소비된다.
커피는 많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커피의 기운을 북돋우는 효과는 에티오피아 동북부 지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생각되며, 커피의 재배는 아랍으로 처음 전파되었다. 커피의 음용에 대한 최초의 믿을 수 있는 증거는 15세기 중반, 남부 아라비아의 예멘의 수피즘 사원에서 발견되었다.
커피는 무슬림 세계로부터 인도, 이탈리아, 그리고 나머지 유럽으로, 인도네시아, 미주 대륙으로 전파되었다. 남 아프리카와 예멘에서 커피는 종교의식에 사용되었고 그 결과,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세속적인 소비를 금지하였으며, 금지령은 에티오피아 메네릭 2세 때까지 유지되었다. 커피는 오토만 제국 터키에서 17세기에 정치적인 이유로 금지되었고, 유럽에서는 반체제적 정치 활동과 연관되어 있었다.
커피는 7세기 이전부터 에티오피아의 고지대에서 자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전설에 따르면 염소 목동이었던 칼디(Kaldi)가 우연히 염소들이 먹던 열매를 발견했고 열매를 마을에 가져오는데, 피곤함을 덜어주는 커피의 효능을 마을의 종교 수행자들을 돕기 위해 쓰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곳에서부터 커피는 이집트와 예멘으로 전파되었다. 이집트와 예멘에서는 커피가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기도 했다. 15세기쯤에는 페르시아, 터키와 북아프리카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
커피에 대한 처음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1511년에는 신경을 자극하는 성질 때문에 메카의 보수적인 이맘에 의해 금지되었다. 하지만 이 음료의 인기, 특히 그리스인과 지식인 사이에서의 인기를 꺾을 수 없었고 결국 오스만 튀르크 술탄 셀림 1세에 의해 커피 금지령이 폐지되었다. 카이로에서도 유사한 금지령이 1532년에 내려졌고, 커피숍과 커피 창고들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이후 1554년 이스탄불에 세계 최초의 커피 가게인 카페 키바 한(Cafe Kiva Han)이 들어서게 된다.
커피는 이슬람 세계에서 유럽으로 퍼졌다. 계기가 된 사건은 오스만 제국이 오스트리아의 빈을 침공하면서부터이다. (1683년 빈 전투 참고). 전쟁 중에 터키에 머물고 있던 공직자 프란츠 콜스키츠키(Franz Kolschitzky)는 검은 빛깔의 열매를 발견해 들여오게 됐고 1683년에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지금처럼 커피에 우유를 넣거나 달게 먹는 방식은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커피는 후에 17세기로 접어들면서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유럽으로 커피를 처음 대량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네덜란드 상인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자와 섬 지역에 커피 플랜테이션 농장을 지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10년 동안 중동을 여행한 독일의 의사 레오나르드 라우볼프는 1538년에 커피에 대해 "잉크처럼 검은 음료, 다양한 병, 특히 위에 관련된 질환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다. 이것의 섭취자들은 아침에 돌려쓰는 도자기 잔에서 한 잔씩 마심. 이것은 물과 분누라는 관목에서 나는 열매로 만들어짐"이라고 적었다. 쉴레이만 아아(프랑스에서는 '솔리만 아가(Soliman Aga)'로 부름)가 1669년 7월 메흐메트 4세의 사절로 베르사유 궁전에서 루이 14세를 접견할 때, 투르크식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선보였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프랑스 권력층에게는 커피를 담당하는 하인을 고용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 런던에서는 오스트리아보다도 먼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런던 사람들에게 커피숍은 Penny Universities라 불리면서 싼 값에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인들 사이에서 커피의 인기가 계속 증대됨에 따라 1690년대부터는 미국에도 본격적인 커피 가게 붐이 일어난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시작됐으며 170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뉴욕 시에서는 맥주보다 커피가 아침 음료로 선호받게 된다.
사실 커피가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식민지 이주자들은 커피보다 술을 더 즐겨 마셨기 때문에 커피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미국 독립 전쟁 중 커피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여, 그러지 않아도 영국 상인의 부재로 공급이 줄어든 커피는 값이 크게 뛰었다.
20세기에 들어서서는 커피 산업 전반에 급진적인 발전이 나타난다. 1900년 힐스 브라더스 사가 진공 포장된 커피 제조에 성공했으며, 이듬해에는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이던 사토리 카토가 인스턴트커피를 발명했다. 1938년도에는 네슬레 사 소속 과학자들이 에스프레소 커피 개발에 성공하였으며, 1946년에는 아킬레스 가기아(Achilles Gaggia)가 에스프레소 제조기계 발명에 성공하였다.
한국에서의 커피 역사는 대략 1890년 전후로 알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이 시기에 외국의 문물이 많이 들어오던 시기여서 이때 커피가 전파되었다는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다. 공식 문헌상으로는 1895년 을미사변으로 인하여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을 때 러시아 공사가 커피를 권했다고 나타나 있다. 이렇게 커피를 즐기게 된 고종은 환궁 후에도 커피를 즐겨마시곤 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무렵 서울 중구 정동에 손탁호텔이라는 곳이 세워졌는데 그곳에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있었다.
커피는 꼭두서니과 (Rubiaceae) 코페아 속 (Coffea)에 속한다. 커피는 크게 아라비카 (Arabica)와 로부스타 (Robusta-canephora), 그리고 리베리카 (Liberica) 품종으로 나뉘는데 그중 아라비카는 전 세계 생산량의 75%를 차지하고 향기와 맛이 좋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유량이 아라비카 종보다는 다소 높다. 리베리카는 수확량도 부족하여 앞선 두 개의 품종보다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
아라비카의 종류로는 나뭇잎 끝 부분이 구릿빛을 띠고 생두의 모양은 가늘고 끝이 뾰족한 타이피카 (Typica), 타이피카와 함께 2대 재배 품종으로 알려진 버번 (Bourbon), 버번의 돌연변이종인 카투라 (Catura), 자메이카에서 가장 많이 자라나고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가장 잘 자라는 블루 마운틴 (Blue Mountain),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혼종으로 개량된 카티모르 (Catimor)가 있고, 그 외에는 카투아이 (Catuai), 마라고지페 (Maragogipe), 티모르 (Timor) 등이 있다.
커피 재배에서 위도는 남북위 20°이내가 최적의 위치여서 이 지역 내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커피나무의 생장 속도가 느려 열매를 맺기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늦다. 또한 일반적으로 해발이 높은 고산 지역일수록 커피 열매의 크기가 보다 커진다.
그리고 꽃눈의 분화(分化), 개화(開花), 수분(受粉)을 위해서 약 3달 정도의 약간 건조한 기후가 필요하다. 강수량의 많고 적음에 의해서 수확량이 결정되기도 하는데, 보다 건조한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수확량이 많다.
커피나무는 나무 높이가(樹高)가 3~4.5미터 정도까지 도달하며 관목으로 상록성이다. 잎은 서로 마주 보고 나며(대생), 긴 타원형 또는 긴 타원상 난형으로 잎 길이는 7.5~15cm, 폭이 약 2.5~5cm로 끝이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에는 거치(鋸齒)가 없으며 물결 모양이다. 잎 표면의 색은 녹색으로 광택이 있으며 뒷면은 연녹색이 난다. 꽃은 엽액에 1~5송이가 방상(房狀)으로 배열되며 순백색에 향기가 있고 별 모양으로 5갈래로 갈라진 열편은 길이가 2cm가량이다. 커피 아라비카 계열의 품종은 잎이 좁고 적으며 잎 가의 물결 모양 역시 로부스타보다 작다. 커피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잎의 크기와 물결 모양을 비교하는 것이다. 성숙한 커피 로부스타 나무의 잎은 성인 남자의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잎 가의 선명한 물결 모양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커피 아라비카 나무는 성숙한 뒤에도 길이가 10~12cm 정도이며, 무엇보다도 잎의 폭이 로부스타에 비해 절반 정도로 좁다. 리베리카는 아라비카 및 로부스타와 달리 잎이 매우 넓고 타원형에 가까워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개화기는 늦은 여름부터 초가을이지만, 열대 지방에서는 일 년 내내 꽃이 지속적으로 피며 열매가 달리고 수확을 한다.
커피나무는 관상용으로 재배되기도 하며 이때 배양토는 밭흙과 부엽, 천사를 4: 4: 2의 비율로 혼합하여 재배한다. 반그늘에서 잘 자라고 16~30℃에서 잘 자란다. 섭씨 8도 이상에서 월동하며 환기를 요한다. 충분히 물을 주고 습도는 높게 관리한다.
커피의 번식은 종자 번식(실생)과 꺾꽂이 등 영양 번식(營養繁殖)을 겸할 수 있다.
교양과목 수강하는 기분으로 편한 마음으로 다녔지만 교육생의 대부분은 창업을 앞두고 온 사람들이었다. 20대도 있었지만 60~70대도 있었는데 그들처럼 작은 커피숍 하나 운영하면서 노후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지만 내 성격상, 사업은 애초에 적성이 맞지 않았다.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염두에 둔 사람들이 많았으나 나는 실질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지만 재미 삼아 도전하기엔 사실 전형료가 너무 아까웠다.
교육 기술원의 교육 취지 또한 취업과 창업이기에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실기시험 전형료 오만 원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 은근히 욕심이 생겼다. 다들 예상 문제집을 사서 틈틈이 공부하고 있었지만 그 돈조차 아껴야 했던 나는 쉬는 시간에 옆사람에게 잠깐 빌려서 풀어보고 바로 필기시험에 도전했다. 다행히 한 문제만 틀리고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난 그렇게 한 가지만 공부하는 게 맞았던 모양이다.
시험을 염두에 둔 실습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재미 삼아 교육받는 것과 정해진 시간 안에 체계적으로 끝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달랐다. 시험 당일 어떤 커피 머신이 배정될지 모르니 불안도 컸다. 사실 그냥 마음 편히 해도 되는 거였다.
'불합격하면 어때?'
하지만 시험은 언제나 힘든 거였나 보다. 시험 치는 꿈을 계속 꾸었다. 그런 온갖 불안을 극복하고 실기시험까지 합격했다.
한 달 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받았다. 재미로 시작한 일이 자격증이라는 타이틀까지 손에 넣으니 보람도 있었다. 그렇게 그해는 알차게 마무리되었다.
커피 열매와 씨앗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익숙한 볶은 원두가 된다. 커피 열매는 수확된 후 커피의 씨앗을 외피와 과육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작업을 거치며, 이 작업은 건식 가공, 습식 가공의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처리한다.
건식 가공은 커피 열매를 햇볕이나 건조기를 이용해 장시간 건조해서 열매 수분함량이 12%에 이르도록 건조한 후, 맷돌이나 절구 등의 장비나 기계 장비 등을 통해 외피로부터 씨앗을 분리한다.
습식 가공은 커피 열매를 물에 담가 두면 과육이 불어서 떨어지게 되며, 이를 씻어내는 과정이다. 씻어낸 후 바로 건조하는 것이 보통이나, 제거 후에도 약간 남아있는 과육을 벗겨내기 위해 한번 씻어낸 후 물에 다시 담가 두어 2차 발효를 시킨 후 건조하기도 한다. 12% 정도 건조한 후 씨앗의 껍질, 외피 등을 분리시킨다. 분리된 직후의 씨앗은 생두 또는 녹색 커피(green coffee)로 표기된다.
다음 단계로는 생두를 볶는 로스팅(Roasting) 과정을 거친다. 커피는 보통 공급업체에서 볶아 판매할 수도 있고, 생두채로 판매되어 가정이나 업소 등에서 볶을 수도 있다. 로스팅 과정은 커피콩을 물리적·화학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음료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 볶는 과정에서 원두의 수분과 무게가 줄고 부피가 증가하고 밀도가 낮아진다. 원두의 밀도는 또한 커피의 강도와 포장 요건에 영향을 미친다.
로스팅은 원두 내부의 온도가 약 200°C에 달할 때 시작되지만, 다양한 종류의 원두에 따라 수분과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비율로 로스팅된다. 볶는 과정에서 강한 열이 녹말을 분해하여 갈색의 단당류로 변화시켜 원두의 색을 변화시키는 캐러멜 라이징 과정이 발생한다.
로스팅은 커피 가공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약하게 볶을수록 신맛이 강해지고, 강하게 볶을수록 쓴맛이 강해진다. 이 볶는 정도에 따라 커피의 종류를 나누기도 한다. 커피 원두의 품종과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볶는 정도를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볶는 정도(배전도, 로스팅 단계)는 나라나 단체별로 여러 차이가 있으며, 보통 3가지 분류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강하게 볶은 것)
SCAA (9단계) : ① Extra-Light ② Very Light ③ Light ④ Medium Light ⑤ Medium ⑥ Medium Dark ⑦ Dark ⑧ Very Dark ⑨ Extra-Dark
북미지역 (6단계) : ① Cinnamon Light ② Medium ③ American Light ④ High American Light ⑤ Full City ⑥ Espresso Europian (유럽도 이와 유사함)
일본 (8단계) : ① Light ② Cinnamon ③ Medium ④ High ⑤ City ⑥ Full City ⑦ French ⑧ Italian (한국에서는 일본의 영향으로 이 분류법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커피를 볶는 방법은 커피가 들어 있는 금속 실린더 안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방법, 열원 위에 커피가 담긴 금속 실린더를 돌리는 2가지 방법이 있다. 볶아낸 커피는 별도의 용기에 넣어 냉각시킨다. 볶는 과정에서 자당은 빠르게 사라져 어둡게 볶았을 때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볶는 동안 방향성 유지와 산은 약해져 맛이 변한다(205 °C에서 다른 유지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 유지 중 하나인 카페올(caffeol)은 약 200 °C에서 생성되며, 커피의 향과 풍미를 주로 담당한다.
커피는 세라믹, 유리 또는 비 반응성 금속으로 만들어진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품질의 포장 커피는 보통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면서 가스를 배출할 수 있도록 단방향의 통로를 가지고 있다. 원두는 볶은 후에 가스가 하루 이틀 정도 배출되어야 맛이 좋아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가스 배출정도는 수분과 열, 빛으로부터 멀리 보관할 때 커피의 신선함과 풍미가 그대로 보존된다. 커피는 음식에서 강한 냄새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커피를 보관 시 이런 냄새로부터 멀리해야 한다. 커피는 습기가 많아 열화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태양을 마주한 건물의 외벽은 가정 내부 온도를 높이게 될 수 있으며, 이 열기로 인해 벽 근처에 보관된 커피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오븐에서 나오는 열은 보관된 커피에도 해를 끼친다.
1931년에는 1931년에는 밀폐된 용기의 진공상태에서 커피를 포장하는 방법이 도입되었다. 볶은 커피는 포장을 하고 나서 공기의 99%를 제거해 뚜껑을 열 때까지 무한정 보관할 수 있게 하였다. 오늘날 이 방법은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원두를 분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두는 그대로 보관하여 가정이나 업소에서 분쇄하도록 하고 있으나, 미리 분쇄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원두를 분쇄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크게 버 그라인더(Burr Grinder)와 롤 그라인더(Roll Grinder) 2가지가 있다. 버 그라인더는 핸들로 돌려서 분쇄하는 구조이며, 롤 그라인더는 블레이드 그라인더(Blade grinder)라고도 부르며 그물망 모양의 칼로 순차적으로 분쇄하는 기구이다. 대부분의 양조 방법에서 버러 그라인더는 분쇄가 더 고르고 분쇄 크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높게 치고 있다.
○드립 커피 (Drip Coffee)란 볶아서 간 커피콩을 거름 장치에 담고, 그 위에 물을 부어 만드는 커피로 보통 원두커피로 불린다. 드립 브류 (Drip brew)라 함은 이와 같이 커피를 만드는 방법을 일컫는다. 거름 장치를 필터라고도 하기 때문에 드립 커피를 영어로 filtered coffee라고도 한다.
○콜드 브루 커피는 찬 물로 긴 시간에 걸쳐 추출한 커피이다. 일본식 영어인 더치커피 (Dutch coffee)는 '네덜란드의' '네덜란드 방식의' 커피라는 의미이다. 일본에서는 더치커피의 유래가 대항해 시절에 네덜란드 상인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커피를 유럽으로 실어 나르는 동안에, 장기간에 걸친 항해 중에 커피를 먹기 위해서 고안한 것이라 알려져 있지만, 관련된 문헌은 전혀 없으며 사실상 아무런 역사적 근거가 없다. 이러한 더치커피의 유래는 일본에서 마케팅을 이용해 만든 이야기로 실제로 네덜란드에서 '더치커피'라 하면 알아듣지 못한다. 다른 커피 추출법과 달리 찬물로 추출하기 때문에 카페인이 적거나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이 많을 수도 있다. 카페인의 특성상 70도 이상에서 추출이 활발히 일어나지만 그 이하 온도에서도 추출이 일어나기 때문에 장시간 추출되는 콜드 브루의 특성상 충분한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
추출 커피는기계를 이용해 고압·고온 하의 물을 미세하게 분쇄한 커피 가루에 가해 추출해 내는 고농축 커피이다. 머신 커피라고도 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카페 에스프레소, 이탈리아어 caffè espresso)가 대표적이다.초창기 추출 커피는 20세기 초반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에서 개발되었다. 당시 추출 커피는 순수하게 수증기의 압력으로 추출되었다. 1940년대 중반 스프링 피스톤 레버 머신이 개발되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추출 커피가 제조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에는 대개 대기압의 9~15배의 압력을 가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추출 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드립 커피(거름종이에 내리는 커피)보다 농도가 짙다는 것이다. 같은 부피를 놓고 비교해 봤을 때 드립 커피보다 일정 부피 안에 용해된 고형체의 양이 많다. 그러나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카페인의 함유량이 적은데, 커피를 빠른 시간에 뽑아내기 때문이며, 추출 커피용 커피 콩이 드립용보다 카페인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어의 espresso의 의미 역시 '고속의', '빠른'이라는 형용사이다. (Express). 추출 커피는 주로 보통 내려 먹는(핸드 드립) 커피보다 강하게 볶은 커피를 쓴다.
커피 머신으로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흔히들 먹는 에스프레소는 1잔에 커피가루를 적게는 7g 많게는 20g 넣고 기계로 30~35ml를 25~35초 동안 내리는 것이다. 이보다 짧은 20~30초 동안 20~25ml의 양을 추출하는 리스트레또,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으로 60~70ml를 뽑는 룽고, 에스프레소 두 잔을 한잔에 추출하는 도피오(더블 에스프레소) 도 있다. 바리스타에 따라 추출 방식은 제각각이다.
집 꾸미는 일을 시작하면서 재봉틀이 필요했다. 그동안 여러 번 구입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여느 집처럼 사놓고 장식품이 되어버릴까 봐 걱정이 되어 계속 망설였다. 사용법이 쉽다고는 하지만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선뜻 구입하기엔 부담이었다. 중부 기술교육원에서 재봉 관련 교육과정이 있었다. 남부 기술교육원보다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교통편은 조금 나빴다. 하지만 이태원 부근이다 보니 콧바람 쐬러 간다 치고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신청을 하고 서류전형에 통과되어 면접을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틀렸구나 싶었다. 면접 대기장이 어쩐지 대강당이다 싶더라니 그 커다란 대강당 가득 면접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별로 편차를 두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오랜 시간을 기다린 후에 면접실에 들어섰다. 끝까지 성실하게 수료한 이력이 있으니 가산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내심 기대했지만 혜택 받은 이력을 보시곤 안 될 거라고 하셨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보니 자격증까지 취득을 하고도 또다시 교육을 받으러 온 나는 그냥 부적합자였다. 신청자가 적어서 미달되지 않는 이상, 다시 교육 혜택을 받기는 힘들어 보였다. 인기 없는 과정에라도 도전해 볼까 하다가 공짜라고 해서 아무거나 억지로 배우러 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남부 기술교육원의 가구 디자인 교육 과정은 욕심나던 학과 중 하나였다. 평소에도 집안 곳곳의 거슬리는 부분들을 곧잘 수정하곤 했는데 침대 프레임을 톱질만으로 사이즈를 줄이기도 했던 터라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면 실상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목재에 대해서도 좀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인기 과정이라 장담은 할 수 없었다. 혹시 모르니 매 학기마다 지원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나보다 더 절실한 다른 누군가가 그 혜택을 누리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 거리만큼이나 뒤늦은 공부라는 게 은근히 힘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