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38

Hospitalera en Madrid

by 안녕
Domingo, 13 de Abril


9°~18°
추웠다. 담요를 덮었지만 자꾸 깬다. 보드라운 담요가 미끄러져서 침대 안쪽으로 누웠지만 미끄러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다시 눈을 떴는데 아직 불이 켜져 있다. 왜 안 꺼졌지? 하고 보니 이미 7시가 넘었다.

축축한 날씨가 너무 싫다. 오늘도 건너편에서 쓰레기통을 찾아왔다.

7시 반 장을 비우고 샤워했다. 어차피 청소해야 해서 장애인 화장실을 썼다.

옷을 모두 갈아입고 빨래를 했다. 침대에 널었지만 물이 떨어져서 맞은편 침대 난간으로 옮겼는데 입구에서 보이지 않아 더 나았다.

창을 모두 열었는데 화장실 창문 잠금에 손이 닿지 않아 의자를 써야 했다. 너무 무겁고 너무 멀었다. 입구부터 내 침대까지 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했다.




어느새 10시 데사유노를 먹었다. 라면포트에 물을 끓여서 마지막 믹스커피를 마셨다. 께소 보카디요를 두 개 만들었다. 하나는 먹고 스틱 과자도 먹어치웠다.

그런데 너무 춥다. 결국 창문을 닫았다. 앙헬라가 챙겨준 그린사과를 먹었다. 그리고 0.02 동전을 써버리겠다고 비싸게 구입한 가예따스를 또 먹었다.

커피를 마시려면 컵이 있어야 하는데 커피 한 병을 사 오자니 종이컵 3개로는 부족했다. 커피는 당분간 패스.

12시 노랫소리가 들려서 수녀원에서 미사 하나 싶어 준비하는데 바깥에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고 있었다.




까르푸 마켓에 갔다. 가면서 옷가게에 들러서 구경했다. 셔츠원피스 25€ 사 볼만했다. 진열된 나랑하가 썩어서 다른 박스에서 꺼냈다.

Carrefour Naranja 5kg 3.12€, Pan Pistola / Barra 250g 0.49€ 하지만 네모난 것은 0.46€ 카드 결제했다. 오렌지 5kg 19개 모두 상태가 좋았다.

리까르도에게 메시지가 왔다. 한국어로 번역해서 보내왔는데 이상한 번역이다. 그냥 프랑스어로 보내주세요.




13시 첫 번째 순례자 도착했다. 생장에서 출발했으나 도중 귀국하는 중이란다. 2박 체크인했다. 연습으로 적은 리스트는 없었고 결국 실수해서 다시 적었다.

디에고에게 톡이 왔는데 내가 모를까 봐 부직포 위치를 다시 알려준다. 하지만 순례자는 쓰지 않겠단다. 침대 배정 후에 식사하러 나갔다.

밖에서 께소 보카디요를 먹었다. 또 오렌지를 먹었는데 흐려지더니 추워졌다. 가예따스를 먹었다. 배는 부르지만 자꾸 손이 간다.

변기 속의 모래는 모두 내려갔다. 비가 쏟아졌다.

순례자가 비를 맞고 돌아왔다. 양손 무겁게 돌아왔는데 이틀 치 식량을 사 온 모양이다.




디에고는 까친연 카페의 순례자였다. 오랜만에 들어갔는데 알베르게에 대한 공지가 많았다.

마드리드 알베르게 수익금은 수녀원 (34%), 까미노 친구들 연합 (25%) 알베르게 유지 관리 (41%) 남은 수익금은 청년문간에 기부.

까르푸 부근에 데카트론이 있었다. 한 번쯤은 가볼 만했다.

다시 맑아져서 문을 열었지만 벌레만 잔뜩 들어왔다. 약을 뿌리고 환기를 시켰지만 서있기 힘들어서 문을 닫고 들어왔다.

예약자가 올 때까지 있을 거라 오늘은 늦게 올 것 같다. 다음 주는 부활절인데 미사는커녕 성당 근처에도 못 갈 것 같다.

빈병 수거함에 병을 쏟아붓는 소리가 매일 들렸다. 온전한 병이 아닌 깨진 병을 수거해 가는 것 같았다. 이제는 주변의 소리가 일상이 되었다.

이 부근에 몽끌로아가 있는데 마드리드 버스 터미널 중에 Madrid Interc. Moncloa 같은 곳인가 싶어 보니 지도에서는 버스정류장으로 뜬다. 그래도 안전하게 Sur로 가자.

서울에 눈이 왔단다.




19시 디에고가 왔다. 이케아에 다녀왔단다. 수저통, 접시, 유리컵, 건조대를 사 왔다. 그런데 대형 접시 하나가 깨어져 있었다. 아까웠다. 첫 순례자가 오니까 구색이 갖추어지고 있었다.

봉사자 숙소에 문이 없으니 주방에 들어오는 순례자들이 들여다 보았고 내부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그래서 입구 가림막에 대해 얘기하니 침대 사이 가벽뿐만 아니라 문이 달린 방으로 만들 거란다. 하지만 내가 있을 동안 완성될지는 모르겠다.

당장 현금박스가 필요하다고 수납박스를 사러 갔다. 중국 가게에 갔었다며 도마도 사 왔다.

테이블 위에 놓아둔 바게트를 조리대 위로 옮겼는데 물기가 있었는지 봉지가 젖었다. 내가 물을 따르면서 흘린 기억이 뒤늦게 났다.

디에고는 재택근무라 내일은 아침에 온단다. 현금박스 열쇠를 주고 퇴근했다.




21시 순례자가 뒤늦게 저녁을 먹으러 주방으로 왔다. 그리고 한 시간 넘게 머물면서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주방 식기를 쓴 첫 번째 사용자다.

그리고 라면포트에 달걀을 오래도록 삶더니 마감직전에 침대로 돌아갔다. 아마도 아직 침대에서 충전을 할 수 없어서 그런 것 같았다. 소등을 알리니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22시 외출한 순례자가 돌아오고 주방에서도 철수했다. 소등하고 누웠다.




5/16~6/12 일정이 비어서 프랑스 보르도 알베르게를 검색했다. 그런데 마침 미셀에게 연락이 왔다.

내년 말고 이번에 오란다. 그 말이 하고 싶어서 어제 연락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스또르가에서 보르도에 가려면 마드리드로 다시 와야 하는데 교통비가 감당되지 않았다.

그래서 발 핑계를 대며 거절했는데 내가 다친 걸 몰랐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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