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47

Hospitalera en Madrid

by 안녕
Martes, 22 de Abril


9°~18°
5시 30분 잠이 깼다. 여전히 추웠다. 전기장판은 켜지지 않아 포기했다.

7시 샤워하고 오니 캐서린도 오늘은 일찍 샤워하고 리셉션에 앉아있었다.

내가 떠나면 캐서린 혼자 알베르게를 청소해야 한다. 쓰레기통도 혼자 가져와야 하는데 가져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쓰레기통을 가져오라고 했지만 급할 것 없다며 미루고만 있었다. 그냥 내가 가지고 올까 하다가 다시 얘기했다.

"우리는 아침마다 쓰레기통을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 늦게 나가면 쓰레기통이 사라질 거야. 꼭 기억해. 오늘은 네가 한번 해봐."

캐서린은 마지못해 가지러 나갔다. 쓰레기통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못 찾을까 봐 나도 따라 나갔다.

그런데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았다. 길 건너에도 없었다. 설마! 정말 쓰레기통이 사라졌다. 주변 골목까지 가봤지만 없었다.

누가 훔쳐갔다고 생각하냐고 해서 아니라고, 그들은 그냥 재미로 그러는 거라고 말했다.

캐서린은 더 먼 곳까지 다녀오겠다며 나갔다. 하지만 끝내 빈손으로 돌아왔다.

8시 디에고에게 쓰레기통 실종에 대해서 보고하니 그냥 두란다. 어디선가 나타날 거라고.

캐서린은 나에게, 어제 왜 그렇게 일찍 가지러 나갔는지 궁금했었는데 이제 이해된다고 했다.




그리고 프랑스인이 주방에서 폰을 충전하고 있어서 벤치 쪽에서 하라고 하니 표정이 안 좋다. 그리고 캐서린에게 뭐라고 하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얘기했다. 그래도 나중에는 웃으면서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9시가 넘었는데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청소해야 한다고 하니 캐서린은 그녀에게 얘기했다. 그녀들은 짐을 맡기고 나갔는데 캐서린은 계속 폰으로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다.

청소하자고 하니 자기는 여기와 맞지 않다며, 당장 그만두겠다고 했다. 황당했다. 그래도 오늘까지는 청소하겠단다.




디에고에게 톡을 보냈다.

오늘 아침에 문제가 좀 있었어요.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도 프랑스 순례자들이 나가지 않았고, 조금 전에 짐을 맡기고 나갔습니다. 그들이 캐서린과 오래도록 얘기를 했고 캐서린 기분이 별로라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 캐서린이 프랑스 순례자들이 체크인할 때 도미토리룸에서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나 봐요. 그래서 아침에 그들은 캐서린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디에고는 후안과 얘기하겠다고 했다. 뒤늦게 청소하는데 그녀는 자기가 맡은 청소가 끝났다며 나가서 커피 마시고 오겠다고 했다.

디에고에게 보이스톡이 왔다. 이제 나 혼자 힘들어서 어쩌냐고 하는데, 캐서린이 도와준 날은 고작 이틀뿐이다.

어차피 떠날 사람이라 나도 더 이상 설득하고 싶지 않았다.




11시 캐서린은 외출했다. 그녀는 알베르게 청소나 관리에는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로지 순례자들과 대화를 즐긴다.

나는 순례자들이 도착하면, 체크인을 하고 중요한 정보를 먼저 알려준다. 나는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 못할까 봐 따로 메모해서 순례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 이후에 나는 그들과 대화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순례자들이 도착하면 긴 시간 동안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 이후에 체크인을 한다. 그래서 그녀는 중요한 정보를 그들에게 알리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오늘 아침 한 순례자가 그녀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그녀는 화가 나서,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날씨도 흐리고 오늘도 위에서 쿵쾅거리는 소음이 들렸다.

재활용품이 가득 쌓여서 버리고 돌아오니 프랑스인이 문 앞에 서있었다. 추워서 옷을 가지러 잠시 왔단다. 문을 열어두었지만 들어가지 않고 기다린 모양이다. 그녀의 표정이 여전히 좋지 않다. 경계하는 듯한 표정이 너무 싫다. 잔뜩 흐리다.




캐서린은 오늘도 13:50 돌아왔다. 문을 열어두고 리셉션에 앉아있었다. 누군가 와서 한참 얘기하더니 부른다.

택배가 왔는데 Augustina가 보낸 소화기라며 누구냐고 묻는다. 어제 왔던 그녀라고 했다. 한 시간 동안 얘기하고 연락처도 주고받았으면서, 기억력도 좋지 않구나 싶다.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배달되었다. 하지만 설치도 안 하고 그냥 가버렸다.

디에고가 와서 설치하겠다고 그냥 두란다. 내가 갈 때 되니까 이제 와서 미안하다는데 내가 가는 건 기정사실이 된 모양이다.

내일은 8시에 Augustina가 오기로 했다며 재택근무라 알베르게로 출근한단다.




15시 순례자가 체크인했다. 은의 길을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왔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자네, 알베르게에서 자원봉사할 생각 없나?'라고 물어볼 뻔했다.

디에고에게 얘기하니 아스또르가에서 충원해 줄 거라고 걱정 말란다. 여기도 사람이 없으면 나를 기다리겠지만 아니라면 나는 갈 곳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어서 내색을 안 하고 있었다.




미셀이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문제가 되는 기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뭔가 찝찝했지만 갈 곳이 있다고 둘러대었다. 그러자 공문 보내듯이 보르도에 오라고 했다.

저는 6월에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기 전까지 지낼 곳은 있습니다. 제가 갈 곳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화가 날 뿐입니다. 다음에는 프랑스에 3개월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하라고 했다. 아쉬워도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아니타에게 캐서린이 후안 친구인지 물었다. 자신은 그녀를 모른다고 답했다.

그녀는 친구의 부탁으로 왔다고 했고, Astorga에 가기를 원한다. Astorga에 가지 못한다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어제 아니타에게 30일 아스또르가행 티켓을 끊겠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대답이 없으니 무언의 긍정인지 아니면 회피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30일 아스또르가에 13시쯤 도착한다고 다시 알렸다.

답을 기다리는데 몽끌로아 10:15 ~ 12:00 30.24€ 티켓은 매진되었다. 망했다. 그냥 구입해 버리는 건데. 기차도 없고, 버스는 새벽 00:30 ~ 04:15 뿐이다.

몽끌로아 09:15 ~ 15:45 32.65€가 있긴 한데 굳이 비싼 돈 내고 모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 오전 시간대에 나가느니 그냥 새벽에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마드리드 sur는 문을 닫지 않는다니까 밤에 가서 기다리자. 이번에도 마드리드 sur로 가야 할 듯싶다. 버스비 1.5유로 퉁쳐도 0.91€ 싸다. 속 편하게 야간버스 타고 가자. 바로 티켓을 끊었다.

Alsa Bus 30.24€
Madrid Estación Sur 00:30 ~ 04:15 Estación autobuses de Astorga
(Autobús 3 Asiento 57)

나를 픽해준 아니타가 ok 한일이니 그냥 예매했다. 아침 일찍 가나 전날 밤에 가나 알베르게 입장에서는 마찬가지였다.

아니타는 이 야간버스를 타는데 항상 늦는 버스란다. 실제 04:45 도착할 거라고 5시에 문을 열어준다고 한 거였다.




17시 프랑스인 순례자들이 다시 왔다. 짐을 가지러 온 것이 아닐까 봐 불안했다. 캐서린은 그녀들과 또 한참 동안 떠들어댄다. 도대체 정체가 무얼까?

30분 후에 그녀들이 짐을 들고나가려는데 한 남자가 들어왔다. 스페인어를 하는 그 사람에게 통역을 하겠다며 그녀들은 다시 짐을 내려놓았다.

갑자기 한 그룹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은 이내 나갔지만 그녀들은 또 한참을 떠들었고 가지 않았다.

드디어 떠났다. 양치하고 바깥에 나갔다. 햇볕이 따뜻했다.




디에고가 왔다. 그리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설치되었다.

전자레인지 박스가 튼튼해 보여서 에어프라이어 박스는 버리고 대신 창고에 가져가 잡동사니를 담았다.

커피를 마시겠냐고 하고 보니 커피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망설이길래 커피 아껴야 하니 마시지 말라니까 주면 마시겠단다. 마지막 커피라고 하니 사 오겠단다.

쓰레기통을 찾으러 나가는 길에 커피와 또르띠야, 바게트를 사 왔다. 또르띠야는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바게트는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다.

캐서린은 이미 식탁에 앉아있어서 같이 먹자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디에고는 쓰레기통을 찾으러 나갔지만 끝내 빈손으로 돌아왔다. 당분간은 남의 집 쓰레기통을 써야 했다.




디에고가 캐서린은 내일 아스또르가로 간다며 거기서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했다. 캐서린은 기차 타고 가는 모양이다.

그런데 디에고가 내일 나에게 휴가를 주겠단다. 갑자기? 자신이 재택근무라 나는 외출해도 된단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딱히 나갈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내일 3명 예약되었단다. 나는 야간버스를 타야 해서 29일 밤에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르띠야, 바게트를 먹으니 배가 부르다. 장이 부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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