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48

Hospitalera en Madrid

by 안녕
Miércoles, 23 de Abril


8°~21°
5시 30분, 잠이 깼는데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한 시간을 버티다 샤워하고 커피를 마셨다.

7시 반쯤, 업체 직원이 왔고, 이내 디에고도 도착했다. 8시 아구스띠나도 왔다.

순례자가 주방에 왔길래 대화를 나누었다. 팜플로나로 가서 프랑스길을 걷는단다. 15일 이전에 아스또르가에 갈 거라며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단다.

8시 반 캐서린이 청소 안 하냐고 묻는다. 갑자기 왜? 디에고가 공사가 끝나면 청소할 거라고 했지만 공사가 늦어졌다.

한국인들은 나갔는데 노부부는 침대에 앉아있었다. 청소시간이라고 얘기하니 시계를 보곤 놀라서 나갔는데 나중에 보니 광장 벤치에 앉아있었다. 괜히 미안했다.




9시 반쯤 작업은 끝났고, 디에고는 안쪽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나는 휴가니까 안 해도 된다지만 입구 쪽 화장실을 청소했다. 새로 사 온 걸레가 정말 좋았다. 거친 타일에도 찢어지지 않았다.

오늘따라 청소 언제 하냐고 묻던 캐서린은 청소하는 동안 숙소에서 나오지 않았다.

11시 청소가 끝나서 사인을 했다.




캐서린은 캐리어를 정리했다. 자기 옷이 너무 많다고 상의 하나를 주겠단다. 형광주황색의 옷이라 입을 일은 없겠지만 고맙다고 받으니 짐을 덜어주어서 고맙단다.

오늘은 다른 호스텔에서 자고 내일 아스또르가로 간단다. 알베르게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스또르가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떠났다. 영어로 소통할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던 것 같다.




미셀의 마지막 메시지가 왔다. salir로 수정하겠냐는 번역 때문에 잠시 혼돈이 있었지만 그냥 작별인사였다.

나는 자원봉사 하러 가겠다고 했는데 그는 구애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내왔다. 긴가민가 해서 내내 불편했지만 그래도 인연을 쉽게 끊기 어려워 답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프랑스에 가더라도 다음번에 가겠다고 말했더니 자신의 나이가 많아서 내년에는 너무 늦다며 올해 오라고 했다. 역시 아니구나! 그는 자원봉사자로 초대한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의 나이는 궁금하지 않았지만 물어보기도 겁이 났다. 사적인 질문을 하는 순간, 나도 동의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까 봐 묻지 않았다.

이렇게 끝났다. 잠시나마 나에게도?라는 착각을 하게 해 준 사람이었지만, 인연은 여기까지! 안녕, 미셀.




디에고가 쓰레기 비닐봉지를 사 왔는데 핑크색이다. 급해서 중국인 띠엔다에서 사 왔는데 비싸다고 했다. 기존 비닐과 달리 향기 나는 비닐봉지였다. 그래서 비싼 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나갔다 오라고 하는데 장 보러 나가기조차 싫었다. 장은 내일 보기로 했다. 우유를 사 와서 크림소스 파스타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비행기에서 소금, 후추를 몽땅 챙겨 오길 잘한 것 같다. 3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더니 승무원이 기내식을 서빙하면서 소금, 후추 뭉치를 떨어뜨린 모양인데 하필 내 에코백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나중에 발견하고 환승한 다른 비행기 승무원에게라도 돌려줄까 하다가 말았다.

오늘은 굶자. 그녀가 남기고 간 오렌지맛 다이제스티브를 먹었다. 빠따따스도 끝냈다.

요즘엔 커피를 많이 마셨지만 여전히 졸리고 피곤했다.




아니타에게 냉장고가 왔다고 전하니 정보 감사하단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알베르게 정보를 설명해 주어야 하는데 그동안 아는 정보가 없었단다.

캐서린은 아스또르가로 가버렸다고 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망설였다.

아스또르가에 가서 기회가 되면 하려고 했는데 지금 해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 싶었다. 내가 얘기해서 문제가 될 거라면 그들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디에고 부부가 점심식사에 나를 초대했다. 부인이 곧 온다고 준비하라고 해서 후딱 준비를 끝냈다.

재킷만 갈아입었는데 하얀 바지도 찢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깅스에 데님팬츠를 입고 롱재킷은 원피스처럼 벨트를 조여 맸다.

문에는 15시에 복귀한다고 써붙이고 갔다. 혹시나 알베르게 쓰레기통이 있나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미화원 파업 중인 것처럼 길거리에 쓰레기가 쌓였다.

Restaurante Diez Segundos에서 쌀국수 샤부샤부를 먹었다. 향이 있지만 심하지 않았고 적당해서 맛있었다.

음식사진을 찍고 폰을 의자에 내려놓았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 후로는 사진을 찍지 않았고, 그대로 식당을 나왔다. 그때 직원이 따라 나와서 폰을 건네주었다. 벌써 두 번째다.

디에고가 자주 그러는 거 아니냐고 했다. 궁금해하는 부인에게 저번에도 폰을 잃어버렸던 일을 설명했다.

후식은 디에고가 사겠다고 해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 카페꼰레체를 마시고 시간이 되어 디에고는 알베르게로 먼저 복귀했다.

나는 남아서 얘기를 더 나누었다. 내가 알베르게에만 있어서 걱정이 많은가 보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했고 기온도 적당했다. 그런데 왼쪽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있었다. 그래서 돌아왔다.




아니타에게 답이 와있었다. 그래서 후안의 거래에 대해 털어놓았다.

후안의 뜻대로 마드리드에 남지 않고 아스또르가로 오기로 한 것은 잘했다며 격려해 주었다. 앞으로도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자신과 상의하라고 했다.

누군가 6월에 마드리드 알베르게에 오기로 했는데 5월 중순에 그 확답을 주기로 했단다. 만약 그녀가 오지 않으면 나에게 기회가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나는 앙헬라에게 이 얘기를 하면 당장 그만두고 오라고 할까 봐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나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이번에는 그냥 마음 편하게 폰타니야스로 가는 게 나았다. 버스 스케줄을 확인했다.

Alsa Bus (9.30€) Fontanillas de Castro 17:47 ~ 19:20 Astorga 도착해서 Albergue de Peregrinos Siervas de María에서 자고 다음날 Alsa Bus (30.24€) Astorga 10:20 ~ 15:15 Aeropuerto Madrid - Barajas T4 가서 18시 체크인하는 게 나았다.




19시 40분 디에고가 퇴근하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

지나가던 이탈리아인이 끄레덴시알을 발급하고 싶단다. 알베르가 있는 줄 몰라서 호스텔에서 숙박한 모양이다.

알베르게가 언제 오픈했는지 물었다. 하지만 캐서린과 함께 지내는 동안 자신감이 떨어져서 재차 확인하고 대답했다. 캐서린은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지 않으면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일부러 그러나 싶기도 했다.

초인종이 울렸는데 스웨덴인이다. 주방에서 식사를 하면서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20시 40분 노부부도 왔다. 21시 30이 지났는데 순례자들은 모두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너무 졸렸다.




오늘 예약자 중에 김유빈이 있었다. 낯익은 이름을 보고 내내 기다리던 중이었다. 은의 길에서 만나는 순례자들마다 물어보던 바로 그 이름이다.

22시 초인종이 울렸다. 리에고 델 까미노 입구에서 마주친 적이 있던 그 순례자였다. 터미널에서 걸어왔단다. 체크인을 하는데 현금이 없대서 내일 받을까 하다가 일단 디에고에게 톡을 보냈다. 그런데 바로 답이 오지 않았다.

그 와중에 초인종이 울려서 복귀하는 순례자인가 했는데 스페인 아저씨 2명이 들어와서는 뭐라고 한다.

"Queremos salir para tomar una cerveza y estar aquí a las 10:30."

이미 술이 취한 상태라 무서워서 알았다고 했다. 맥주 마시고 오겠다며 다시 나갔는데 이미 22시가 넘었다.

디에고에게 보이스톡을 하려는 찰나 김유빈이 다녀오겠다며 나갔다. 생각할 여력이 없어 붙잡지도 못했다. 10분 후에 답이 왔고 내일 받으라지만 이미 나갔다.

덴마크인이 자기도 담요 달라고 하는데 김유빈에게 주려던 하나 남은 담요는 이미 누군가 가져갔다.

시간 내에 아저씨들은 복귀했는데 한 명은 외부인이었다.

김유빈도 시간 내에 무사히 도착했다. 초행길에 대단했다. 하지만 이 일은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왜 붙잡지 않았을까?

내 담요라도 주려고 물어보니 추위 타지 않는단다. 자리에 누웠다. 오늘은 왜 이렇게 피곤할까?



매거진의 이전글Vía de la Plata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