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51

Hospitalera en Madrid

by 안녕
Sábado, 26 de Abril


12°~21°
너무 추워서 깼다. 4시, 조명은 꺼져있는데 리셉션에 불이 켜져 있었다. 호주 한국인이 리셉션에 앉아있었다.

또 잠이 안 오세요?

화장실에 갔다 왔다. 너무 가렵다. 스페인에 온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물갈이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추워서 잘 수 없어서 라디에이터를 켰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

다시 깼지만 일어날 수는 없었다. 보통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지만 오늘은 7시 알람이 울리는 걸 보고만 있었다. 그래도 일어날 수가 없다.

누군가 씻는지 입구 화장실이 요란스럽다. 그런 소리 하나하나 듣고만 누워있었다. 누군가 주방에 들어오는 것 같더니 조용히 나간다.




나도 일단 커피물을 끓이려고 나갔는데 식탁 위에 데사유노가 있었다. 호주 아저씨가 저만치서 내 거라며 먹으란다. 하몬 보카디요와 오렌지 주스였다.

오늘도 감사하다며 인사드리니 자리를 비켜주시려는 듯 산책을 나가셨다.

맛있게 먹는데 양이 많다. 오늘 점심을 사겠다고 하셨다는데 이러다 점심을 먹지 못할 것 같아서 보카디요는 남기고 주스만 다 마셨다.

도미토리룸에는 영국인 여성 순례자만 있었는데 샤워하고 나오니 체크아웃한 후였다.

호주인만 주방에 계셨다. 빵이 맛있다고 하니 가게 위치를 알려주신다. 나보다 더 이 동네 구석구석을 즐기고 계신 듯했다.




머리를 빗으러 잠시 광장에 나갔는데 광장이 쓰레기로 난리다. 노상 카페 자리는 깨끗한데 수도원 앞에만 엉망이라 이상했다.

일반적인 쓰레기가 아닌 생활쓰레기가 널브러진 상태라 누가 쓰레기를 부어놓고 간 느낌이다.

오늘은 딱히 할 일도 없다. 아저씨 혼자 남았는데 내가 계속 말동무를 해드릴 수는 없었다.

점심을 먹으려면 몇 시에 들어오라고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자 아저씨가 저녁으로 미루면 어떻겠냐고 했다. 나에겐 선택권이 없다. 오늘은 예약자가 없긴 하지만 예약 없이 오는 경우도 있어서 장담할 수 없었다.




9시 나가셨고 청소를 시작했다. 대도시에서의 마지막 주말이다.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몽의 위력인지 차가운 주스의 위력인지 속이 부대낀다. 여전히 피곤했다.

10시 넘어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방으로 오니 디에고에게 톡이 와있었다.

청소하지 말고 기다리란다. 아침을 사 오고 있다고. 점심 약속은 아저씨의 요청으로 저녁으로 연기되었단다.

청소는 이미 끝났다고 하니 다른 건 놔두란다. 초코 도넛과 페스트리, 바나나와 뻥튀기를 사 왔다. 커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디에고는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을 했다. 근처 음악학교 학생들이 거리 공연했다. 디에고가 인스타에 올릴 거라고 동영상 촬영을 연출해서 찍었다. 디에고의 요청으로 청소하는 모습을 찍어주었다.

누군가는 청소하느라 땀에 젖어있고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노닥거리고 있으니 개미와 베짱이 같았다.

카페꼰레체를 마시고 있으니 14시 디에고는 수영하러 갔다.

하몽이 비려서 에어프라이어에 익혀서 먹었다. 미소된장국을 마시고 커피를 마셨다.




15시 호주 한국인이 들어왔다. 시드라 마시고 왔다며 얘기를 하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까미노 미련에 후기를 다시 있다가 졸려서 침대에 누웠다. 피로가 쌓인 것 같았다.

초인종이 울렸다. 수도원 찾아온 사람이 잘못 왔다.

소파에서 책을 읽는데 안이 더 추워서 창을 열었더니 아침의 따뜻한 온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어서 닫았다.

침대에는 인터넷이 안되니 누울 수 없어서 갈등이다.

입은 심심하고 간식은 있지만 저녁을 먹어야 해서 참았다. 요즘 치아가 찌리릿 한 게 이탈할 것만 같았다.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할 일이 없으니 시간 때우기엔 좋아서 까미노 후기를 읽고 있는데 짜증이 났다. 걷지도 못하면서 남의 후기를 읽는 스스로가 한심스러워졌다.




18:30 도착예정이라고 디에고에게 톡이 왔다. 40분쯤 왔으나 19시 나섰다. 아쉽게 한식을 먹으러 간단다.

호주에서는 특식이 한식이라,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한식집으로 간단다. 그러면 손님은 여기까지 와서 한식을 먹어야 하냐고 따진단다.

나도 호주에 갔을 때 그랬다. 나는 소고기 스테이크가 먹고 싶은데 친구는 비싼 아시안 푸드를 먹으러 다녔다. 하지만 호주 친구가 한국에 왔을 때 나도 그 친구 가족을 데리고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로 가서 소고기 스테이크를 대접했다.

오늘은 한식집이 있는 왕궁 근처로 간다고 하니 발이 걱정되었다. 그래도 다들 천천히 걸어주어서 편하게 따라나섰다.

Plaza de España에 들러서 Monumento a Cervantes을 보고 13년 전에 왔었던 Palacio Real de Madrid 거쳐 사랑방이란 한식집으로 갔다.

찌개를 먹을 줄 알았는데 고기를 시킨다. 차돌박이 2인분,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다. 밑반찬을 먹었더니 차돌 2인분은 양이 많아서 이미 배가 불렀다. 삼겹살도 양이 많아서 결국 남겼다.

그럼에도 냉면을 포기할 수 없어 1인분을 3명이서 나누어 먹었다. 맥주 한잔에 알딸딸했다.

한인성당 얘기가 나와서 이병권 스테파노 신부님을 아냐고 물었는데 지금은 미국으로 가셨단다.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어느덧 22시. 배가 부르지만 커피를 마셨다. 쓰레기를 내다 놓고 주방에서 얘기하다가 디에고는 퇴근했다.

빨래를 널기 위해 라디에이터를 켜려고 했는데 오늘은 따뜻할 것 같아 망설여졌지만 새벽에는 추울지 몰라 라디에이터를 켰다.

어느덧 22:30, 마무리했다. 오른쪽 손톱이 완전히 뜯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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