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56

Hospitalera en Astorga

by 안녕
Domingo, 1 de Mayo


9°~22°
3시 추워서 깼다. 라디에이터는 꺼졌있었고 작동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것저것 누르다가 잠들었다. 밤에는 무사했을까? 여전히 피곤했다.

7시 알람에 눈은 떴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간신히 일어나 샤워했다. 목에도 잔뜩 물렸다.




봉사자 숙소가 있는 B구역에는 화장실이 3층에만 있었다. 세면대 3개, 샤워부스 3개, 변기 3개가 있었지만 봉사자들이 모두 사용하는 것 같다. 3층은 도미토리룸인데 봉사자가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세면대에서 양치하고 있으니 알프레도가 4층에서 내려온다. 4층에 같이 사나? 코골이의 주인공이 그녀가 아니라 그였나 보다.




주방에 모여서 커피를 마시는데 일과에 대해서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 싶었다.

무서운 표정의 아네트가 나에게 피곤하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하니 이유를 묻는다. 어제 야간버스를 타고 왔는데 하루 종일 쉬지 못했다고 했다.

번역기로 알프레도에게 얘기하는 소리를 듣고, 궁금했는지 모르겠다. 필라르에게 무얼 하면 되냐고 물어보니 헝가리 여자가 와서 알려줄 거란다.

헝가리 여자? 아니타였다. 왠지 느낌이 싸했다.

장갑이 필요하냐고 해서 달라고 하니, 쓰던 걸 꺼내준다. 가지고 올라오니 오른쪽 장갑 2짝이다.




1층에 가니 알프레도가 3층으로 데리고 갔다.

3층과 2층에 있는 방을 청소하면 된단다. 먼저 부직포 커버와 쓰레기통을 비우고, 거대한 천 빗자루로 방과 복도를 쓸라고 했다.

필라르가 물걸레질을 위한 막대걸레를 줄 거란다. 그걸로 걸레를 빨아서 바닥을 닦으란다. 세제물은 마지막으로 화장실 청소에 쓸 거니깐 버리지 말란다.

각방의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았는데 청소하다 보니 숨어있을 뿐 방마다 하나씩은 다 있었다. 0.20€를 주웠다.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화장실 쓰레기통까지 비웠는데 그건 필라르의 몫 같기도 했다.

여긴 화장실 휴지통 비닐을 재사용했다. 화장실 휴지통이라 비닐을 통째로 꺼내서 버리는 것도 힘든데, 똥 닦은 휴지를 손대지 않고 비우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손으로 꺼내기도 해야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나에게 고무장갑이 필요하냐고 물었다니, 필요 없다고 해도 그냥 지급해야 하는 거였다.

필라르가 막대걸레와 세제를 푼 통을 주고 갔다. 막대걸레를 세제에 빨아서 거치대에서 물을 짜내고 바닥을 닦았다. 각 층에 2인실~6인실 7개의 방이 있었다. 무한 반복하다 보니 땀이 났다.

2층도 이어서 똑같이 끝냈다. 계단까지 쓸고 닦았다. 청소에 집중했다. 빨리 끝내고 쉬는 편이 나았다.




1층에서 올라오던 알프레도가 쓰레기봉투를 바깥에 버리고 오란다.

쓰레기장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거대한 쓰레기 봉지를 가지고 1층으로 내려가니, 필라르가 그건 알프레도가 할 거라고 놔두란다.

하지만 알프레도가 직접 시킨 일이니 3층 쓰레기 봉지도 마저 가지고 내려왔다. 거대한 봉투 두 개를 들고나가니 알프레도가 1층 쓰레기봉투를 들고 따라왔다.

무거워서 혼자서는 쓰레기봉투를 쓰레기 수거함에 넣기 힘들었다. 알프레도가 도왔다.

그들은 부부 같았는데 자꾸 싸웠다. 꼬레아노 단어가 자꾸 들리니 신경이 쓰였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다 끝났단다.




어느덧 9시 반이다. 두 시간이 걸렸다.

주방에 가니 Anette와 Laila가 앉아있었다. 그녀들은 한참 전에 청소를 마치고 쉬고 있었다.

라일라가 자리를 비우자 아네트가 나보고 알프레도와 같이 청소했냐고 묻는다.

나는 2층, 3층을 청소했고 알프레도는 1층을 청소했는데 각층의 쓰레기봉투도 수거함에 버리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나에게 앞으로는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거란다. 그녀가 그렇게 했었다는 말로 들려서 라일라와 내가 오늘부터 시작하는 봉사자라면 아네트는 오늘 떠나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라일라와 아네트는 같은 일정으로 함께 온 친구였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라일라가 이제 쉬면 된다고 했다.




알프레도에게 어젯밤에도 베드버그에게 물렸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잔뜩 화가 나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어서 그냥 방으로 올라왔다.

나중에 계단으로 올라오는 알프레도를 불러서 목 부위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옷을 세탁하라고 해서 어제 모두 했다고 하니 오늘도 모든 침구를 다시 세탁하란다.

알프레도가 옆방 문을 열자 고양이 릴리가 나왔다. 나를 보고 먼저 다가와서 친한 척하길래 가까이 다가가니 하악 거린다.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니 알프레도가 웃는다. 원래 그런단다.

청소기로 방을 청소했다. 옆방도 그렇게 넓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살고 있었다.

오늘은 90도로 세탁하란다. 다시 옷을 갈아입었다. 베개도 세탁하고 싶은데 세탁양이 많아서 포기했다.

11시 체크인 담당자는 14시까지 일하면 오후는 개별 시간이다.

아래층 방 두 개가 열려있었다. 좌측 방에 라일라가 지내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좌측은 6인실이었고 정문 방향으로 창문이 있었다. 가운데는 8인실인데 비어있었다.

잠깐 들어가 보니 경치는 좋았다. 기회가 많을 줄 알고 사진은 안 찍었는데 잠시 후에 알프레도가 문을 닫았다.

리타는 오늘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라일라가 리타와 함께 방 안내를 맡고 있었고, 아네트는 앉아서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순례자 주방과 식당 그리고 베란다 및 정원을 청소하는 모양이다.




빨래를 모두 들고 가니 누군가가 돌리고 있던 세탁기가 종료되어 있었다. 건조기로 옮겨서 돌려놓고, 90도로 세탁기를 돌렸다.

세탁은 30분이지만 건조기가 70분이라 그때 맞춰가야 했다. 세탁이 끝날 무렵에 가 보니 아직 30분이 남았단다. 누군가 추가 설정했거나 도중에 멈추었거나였다.

마늘 파스타를 만들어 먹으려고 면을 삶고 있으니 알프레도가 와서 내일 6인실로 바꾸겠냐고 묻는다.

넓으면 춥지 않냐고 하니 라디에이터를 가져다 놓겠단다. 이 작은 방도 추운데 그 넓은 방이 작은 라디에이터로 따뜻해질까 싶다.

알겠다고 하니, 한국인은 베드버그에 잘 물린다며 자기는 한 번도 물리지 않았다고 놀렸다.

파스타를 먹고 식탁 위에 놓여있는 키위를 베어 물었는데 상했다. 마지막 오렌지를 먹고 그릇을 치우고 나니 그녀가 주방에 들어왔다.

알프레도가 찾더라고 해서 이미 만났다고 했다. 이름을 다시 물어보았다. 기둥이라는 뜻의 Pilar, 이제는 잊지 않을게요.

세탁물을 건조기로 옮겼다. 헤수스가 왓츠앱으로 12시 거리행렬에 대해서 알려왔지만 나는 바빴다.

건조는 끝났는데 제대로 마르지 않아서 14시 이전까지 최대치로 추가 설정했다.




14시 필라르와 체크인을 맡았다. 49번부터 시작했다. 한국인인가 싶어 인사하면 중국인이다. 중국인인가 싶으면 일본인이다. 그래도 일본어 몇 마디 하니 반가워한다.

90명까지 체크인했을 때, 첫날에다 사람도 많았는데 잘했단다.

90명 7유로인데 잔돈이 2유로다. 괜히 찝찝해서 그녀가 마드레 미아를 외칠 때 뜨끔했다. 실수했을까?

17시 직전 중국인 2명이 왔는데 국적은 미국이다. 그래서 영어로 물었는데 못 알아듣는다. 패스포트, 끄레덴시알도 알아듣지 못했다.

굳이 알아듣지 못해도 까미노에서 알베르게에 들어오면 미리 준비해야 했다. 힘들어서 미리 꺼내놓지 못했다 해도 패스포트, 크레덴시알이란 단어가 나오면 기억이 나야 했다.

마지막까지 한 단어도 알아듣지 못한 그녀들이 다소 이상했다.

게다가 여성만 있는 룸으로 달라고 한다. 공립 알베르게에서 여성 전용 도미토리룸을 찾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그것도 거의 막바지에 와서 말이다.




17시 헤수스가 왔다. 오늘은 지금까지 96명이 체크인했다. 2 베드씩 방 두 개가 남았는데 3명이 들어왔다.

필라르는 반대했지만 헤수스가 새로운 방의 오픈을 주장했고 알프레도까지 내려왔다.

결국 4층 10인실을 열었다. 내일은 4층까지 청소해야 한다는 말이다. 헤수스가 3명을 안내하러 갔다.

알프레도와 필라르가 피니쉬라고 해서 99번을 끝으로 교대했다.

태양열 소독 중인 패딩을 챙겨 오니 헤수스가 100번째 순례자 체크인 중이었다.




방으로 와서 세탁한 침대 커버를 씌웠다. 그리고 누웠다. 자꾸 온몸이 따끔거렸다.

앙헬라가 준 버터와플을 먹고 초코파이도 먹었다. 그런데 허기가 졌다. 미역국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오늘은 휴일이라 다들 끼니 걱정이다. 나가려던 찰나에 필라르도 방에서 나왔다. 저녁 먹을 시간이라 주방으로 갔다.

그녀는 보카디요를 만들고 있었고 난 물을 끓여서 미역국을 먹었다. 다 만들더니 서서 먹고는 가버렸다. 나도 이내 일어섰다.

헤수스는 여자 두 명 체크인 중이었다.

같이 일해주는 것은 상관없지만 자꾸 할아버지가 추파를 던지는 느낌이 들어서 돌아섰다.




잠시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다가 들어가니 헤수스가 이 여자들을 내일 내가 들어가기로 한 B구역 3층 6인실로 안내했다. 10인실이 비어있는데 왜?

알프레도가 말한 6인실은 다른 여자들과 같이 쓰는 6인실인가? 낮에 문 앞에 라디에이터를 갖다두어서 나 혼자 쓰는 줄 알았는데, 순례자가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B구역도 결국엔 순례자용 도미토리룸이었나 보다. 여기를 데리고 오면 여기 화장실도 청소해야 하는 거였다.

봉사자 전용이라고 해서 화장실이 딸린 방을 쓰게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화장실도 순례자와 함께 사용해야 했다. 그렇게 자랑하던 아니타! 어디 갔니?

그들을 지나쳐 방으로 올라가는데 헤수스가 일 끝나면 커피 마시러 가겠냐고 한다. 지금 가자는 말인 줄 알고, 그러자고 했는데 이따 밤에 전화하겠단다. 작업이 맞는구나 싶어서 단칼에 거절했다.

"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미역국으로도 허기는 채워지지 않았다. 앙헬라가 사준 쿠키박스를 개봉했다. 쿠키와 개별 포장된 과자가 들어있었다.

낮에 한국인 순례자도 물어봤는데, 저녁엔 동양인 커플이 연장할 수 있냐고 물었다. 안된다고 했지만 확인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국인 일행도 물었던 거라 알프레도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물어봤다. 뒤늦게 답이 왔는데 내일 다시 얘기하잠고만 했다.

20시 40분 너무 졸려서 잠들었다. 하지만 23시 너무 가려워서 깼다. 미칠 것 같다. 이곳엔 베드버그가 우글거리고 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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