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era en Astorga
Lunes, 5 de Mayo
11°~18°
어제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인지 7시 전에 잠이 깼다. 엄마에게 보이스톡이 와서 받고 바로 일어났다.
양치하러 가니 라일라가 양치하고 있었다. 2층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그곳에도 화장실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 그날은 도대체 어떻게 사용한 걸까?
차별받는다고 억울해하던 지난날들이 민망해졌다. 프라이빗 룸은 그냥 혼자 지내는 방인 셈이다.
라일라와 아네트는 왜 같은 방을 사용하는 걸까? 같이 온 걸까?
심지어 Pilar도 주방 옆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는 장애인용 화장실이다. 외부에서 휠체어가 들어올 수는 있어도, 침대는 없었다. 평소에는 문을 잠가 두었으니 그들의 전용 공간 같았다.
아직 20분이다. Pilar가 계단을 내려가길래 주방으로 따라갔는데 주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시 돌아오는데 로꼬를 산책시키고 돌아오는 Pilar가 보였다.
뒤따라 갔지만 Pilar는 보이지 않았고 그녀들이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커피를 내리길래 내 순서를 기다리며 옆에 서있으니 커피를 마시겠냐고 해서 Si, 빵을 먹겠냐고 해서 Si. 빵은 공용인 줄 알고 빵 봉지를 들고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미 내 몫의 빵이 구워져 있어서 접시에 담았다. 다들 자리 잡고 앉아서 식사했다. 알프레도가 들어와서 보고는 나간다.
라일라 앞에 치즈가 있어서 덥석 집어 들었는데, 순간 이상해서 누구 치즈냐고 물어보니 자기들 거란다. 아침 제공인가 싶어서 먹은 건데 아니었다. 오늘은 감사히 먹었다.
그들이 말을 건넨다. 그러자 Pilar가 "쟤는 영어를 하지 못해"라고 끼어든다. 영어 번역기를 꺼내자 아네트가 자기들은 덴마크인이라고 덴마크어로 해달란다.
아스또르가 관광은 했냐고 해서 지금은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며칠 후에 자기네와 산책을 가겠냐고 묻는다. 좋다고 하니까 날짜가 정해지면 얘기해 주겠단다.
설거지는 어차피 내가 할 거라 놔두고 청소하러 먼저 올라갔다.
2층 바닥은 금방 쓸었는데 Pilar가 오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걸레통을 찾아서 더운물을 채우고 기다렸다. Pilar가 왔지만 화장실 바닥을 쓸었는지 묻는다. No. 그러자 인상을 찌푸렸다.
'그것도 나보고 하라고?'
애써 모른 척했다. 도와주겠다고 하면 각자 몫만 하면 된다고 도리어 뭐라고 하더니, 이제는 가족이니까 서로 도와야 한다고 했다.
굳이 애쓰면서 잘 보일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적당히 선을 지키며, 내가 할당받은 몫만 하면 될 것 같았다.
공식적으로 요청한 주방 청소까지는 기쁜 마음으로 해준다만, 어물쩍 자기 일을 넘기는 것은 거절하기로 했다.
여기도 이제 열흘 남았다. 기분이 상한 건지 트집을 잡고 싶은 건지 물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Pilar가 부른다.
청소도구를 함께 보관하는 부츠룸에 가서 빗자루로 쓰는 시늉을 하면서 바닥을 쓸었냐고 물었다. Si.
물걸레질까지 끝내고 쓰레기봉투를 내다 버렸다.
주방으로 내려갔다. 설거지는 끝나 있었다. 밥까지 뺏어 먹더니 먹은 그릇 설거지도 하지 않았다고 얼마나 욕했을까?
싱크대 청소를 마무리하고, 주방 바닥을 쓸었다.
아네트가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 사이, 순례자용 재활용 쓰레기통에 비닐봉지를 교체해 주려고 보니, 비닐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억지로 끼우고 보니 맞는 사이즈의 비닐은 아네트가 가지고 있었다.
아네트가 물걸레질을 끝내길 기다렸다가 주방 바닥을 닦았다. 아네트가 다이닝룸 의자를 내리고 있어서 나는 베란다 의자를 내려주었다.
그녀들에게 아침 식사는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라일라가 내일도 먹으란다.
"아니, 됐어요. 저는 커피면 충분해요."
그러고 보니 혹시 커피도 그녀들 커피가 아닌가 싶었지만 첫날 알프레도가 먹어도 된다고 한 것 같았다.
그랬더니 빵 한 조각이라도 먹으란다. 내가 너무 말라서 먹어야 한단다.
"Yes, Mom!"
다 같이 지하통로를 지나가는데 알프레도가 청소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 같이 리셉션을 통해 돌아왔다.
그녀들은 2층 어느 문으로 함께 들어갔다. 한 방에서 함께 지내나 보다. 나만 혼자 방을 쓰고 있는 셈이다. 프라이빗 룸에 대한 해석 차이였을까?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면서 멀리 있는 디아에 가보기로 했다.
골목을 통해 걸어가는데 공사현장이 있었다.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는데 이것도 유적지일까 싶지만 그냥 지나쳐갔다.
내리막길이 이어지며 헤수스가 차로 나를 데려다준 길이 나왔다. 교차로에 Parque de La Eragudina Astorga 조형물이 있었다. 공원길을 따라 디아로 갔다.
제법 큰 마트였지만 가격은 가디스보다 저렴하지는 않았다.
가예따스 500g 1.45€, 마늘 50g×5 1.99€, 마늘 60g 0.69€, Colacao 400g 1.99€, 디아 커피 200g 4.69€, 양상추 1개 1.00€, 바게트 0.50€, 파스타 1kg 1.25€, Manzana Zumo 1L 0.89€, Don Simon Lemonade 1.5L 1.15€, 마가린 500g 1.49€
한참을 구경하고 장바구니를 들고 계산대로 갔는데 내가 계산한 금액과 달랐다. 음료 금액이 잘못되었나 싶어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니 뭐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체크한 리스트와 금액을 보여주니 갑자기 Lo Siendo! 직원이 잘못 계산했단다. 그리고는 내가 체크한 금액으로 계산해 주었다.
영수증을 보니 음료값이 아닌 바게트 가격을 잘못 계산한 거였다. 매번 이런 식의 오류가 있어서 장 볼 때마다 결제할 금액을 따로 메모해 두곤 했다.
알베르게로 돌아오는 길은 공원을 통해서 지나왔다. 그곳에서 알베르게 사진을 찍었는데 어느 부부가 사진에 찍혔다.
무심코 지나치는데 한국인 순례자 같았다. 알베르게에 체크인하고 산책 가나 보다며 가볍게 인사하고 지나치는데 부인이 아는 체한다. 마드리드 알베르게에서 묵었던 캐나다 교포였다.
"와, 빨리 오셨네요."
"하루에 30km씩 걸었어요. 내가 이렇게 잘 걷을 줄 몰랐어요. 너무 즐겁게 걸어왔어요."
첫 까미노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던 분이었는데, 까미노가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았던 모양이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끌어안고 인사했다.
리셉션을 통해 지나왔다. 주방에 장 본 것을 놔두고 세탁실로 갔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건조기에 넣고 왔다.
주방은 냄비마다 음식이 가득이라, 내가 사용할 그릇이 없었다. 오늘은 간단히 미역국이나 먹어야겠다. 그때 알프레도가 들어왔다.
지하통로를 통해 방으로 올라와서 레몬주스, 파스타면은 방에 놔두고, 미역국과 바게트를 챙겨서 지하통로로 주방에 갔다. 그사이 주방에는 아무도 없다.
물을 끓여서 미역국에 바게트를 먹었다. 그리고 차를 끓여서 가지고 오려는데 오늘 사온 양상추가 아쉬웠다.
올리브오일은 없어도 와인식초가 있으니 간단하게 샐러드로 먹기로 했다. 양상추 상태가 너무 좋았다. 한 장씩 뜯으면서 씻었다. 같이 먹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싶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았다. 아직 20분이 남았지만 건조기를 열어보니 다 말랐다. 빨랫감을 꺼내다가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하필 속옷이다.
주방문을 잠그고 지하통로로 돌아왔다. 로꼬는 쳐다보지 않았다.
낮에는 지하통로에 혼자 있다가 저녁에 Pilar가 데리고 방으로 올라갔다. 알프레도의 고양이와 Pilar의 개가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낮에는 어두운 데서 혼자 있으면 로꼬도 우울할 것 같다.
방으로 돌아오는데 빗소리가 들렸다. 조금 늦었으면 비를 맞을 뻔했다. 침낭도 다 말라서 그냥 침대에 펼쳐서 누웠다.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 걸까? 엉덩이가 따끔거렸다. 또 물고 있나 보다.
폰타니야스에는 갈 수 있지만 못 갈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불안했는데 그게 베드버그였다. 베드버그 데리고 거길 어떻게 가?
예전에 아스또르가에 올 때도 베드버그에 물린 상태였다는 것이 기억났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그것을 가지고 오고 있다.
리셉션에 일찍 가서 대기했다. 29번부터 시작했다. 오늘도 순례자들이 많지 않았다.
후안이 연락해 보라고 했다며, 디에고에게 톡이 왔었다. 베드버그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어떤지 모르는데 먼저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서, 혼자서 잘 해결해 보겠다고 하니 엄지척이란다.
비가 오면 추웠고 햇빛이 나면 살짝 따뜻했다. 순례자는 많지 않았지만 2인실을 배정하느라 3층도 오픈했다.
43번에서 끝날 것 같더니 교대 직전에 이탈리아인 5명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헤수스에게 메시지가 왔다. 이젠 겁이 난다. 제발 관심 좀 꺼주세요.
목 뒤에 또 잔뜩 물렸다. 스카프를 매서 더 물린 느낌이다. 베개 때문일까?
라디에이터 하나로 6인실을 데우기엔 부족했다. 그래서 덮지 않는 담요를 침대 옆면을 가려서 장벽을 만들었다. 라디에이터를 담요 안에 넣으니 침대 아래층이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