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era en Astorga
Jueves, 8 de Mayo
8°~20°
6시 반 눈을 떴다. 아직 조용해서 화장실에 갔는데 순례자가 들어와서 방으로 돌아왔다.
양치하러 가니 아네트가 나와 있었다. 그녀들도 일찍 일어나는 모양이다.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알프레도에 대해서 알지 못하니 그의 가족들이 놀러 온 줄 알았다. 하지만 어젯밤에 아기를 포함한 순례자 가족이 체크인해서 지금 옆방에 자고 있단다.
시간이 남아서 샤워했다.
주방으로 가니 다들 식사 준비하고 있었다.
내 빵도 준비하고 있어서 또 얻어먹었다. 우유를 데워서 카페꼰레체를 마셨다. 오늘은 파인애플이 있었다.
다까꼬가 개별 설거지를 하니까 식기세척기를 쓸 거라고 그녀들이 만류한다.
베이비 가족이 주방으로 들어왔다. 사진을 찍겠단다. 얼떨결에 단체 사진을 찍었다.
8시가 되기도 전에 3층으로 올라갔다. 아직도 순례자들의 짐이 방에 있었다. 청소를 시작할 수 없어서 주방에 내려갔다.
하지만 베이비 순례자 가족이 Pilar와 아직 얘기 중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만 나가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포기했다.
순례자들이 나갈 때까지 우선 3층 화장실 바닥을 쓸고 있으니, 알프레도가 와서 4층부터 청소하란다. 4층을 쓸다가 1유로를 주웠다.
3층을 쓸고 화장실 청소도 했다. 아직 물걸레통이 준비되지 않아서 2층을 먼저 쓸고 있으니 Pilar가 와서, 3층 화장실 청소했는지 묻는다. 내가 청소해야 하는 곳은 아니지만,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잠시 후 무언가를 잔뜩 들고 내려왔다. 화장실에서 나왔다는데 다들 도대체 어디에 숨긴 거니?
3층 물걸레질을 하고 2층으로 내려갔다. 2층도 물걸레질을 끝내고 쓰레기봉투를 버리고 왔다. 어느덧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알프레도에게 다음은 뭐 하면 되냐고 물어보니 주방에 가란다. 주방 청소? No. 이제 차를 준비하란다. Si.
11시 타임 봉사자는 그날 순례자들이 마실 차를 준비해서 리셉션에 비치해 두어야 했다. 다까꼬에게 차 준비에 대해서 얘기해 주었다.
대형 냄비에 물을 끓이는데 잘 끓지 않았다. 오래 걸릴 것 같으니 먼저 준비하고 오자고 하니 자기는 차를 마시고 있겠다면서 나 먼저 갔다 오란다.
방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빨랫감을 챙겨서 세탁기를 돌리고 주방으로 갔다.
이제 내가 주방에 있을 테니 다까꼬에게 가서 준비하고 오라고 했다.
치즈, 마늘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순례자 냉장고에서 치즈를 가져다 썼다. 오늘도 크림 파스타에 양상추 샐러드를 곁들였다. 또띠아도 있었지만 비스킷만 챙겼다.
10시 45분 다까꼬가 와서 끓인 차를 보온병에 담았다. 보온병을 리셉션에 두고 방에 가서 양치하고 내려왔다.
11시 조용하다. 다까꼬가 춥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유가 있다고 하니 다음 말을 기다리는 것 같았지만 바로 얘기할 수는 없었다.
노령의 순례자가 2명이 와서 2인실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안된다고 하니 뜬금없이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다까꼬가 대신 자기는 일본인, 나는 한국인이라고 얘기하니 갑자기 다까꼬에게 팁을 준다.
2인실을 주지 않겠다고 말한 나에 대한 보복성 행동이었지만 아시아인을 우습게 본 것인지 고작 1유로를 던지듯이 다까꼬에게 주었다.
다까꼬가 그 돈을 보란 듯이 도나띠보 박스에 넣어버리니 노인들이 당황해한다.
내가 그들을 방으로 안내하는데, 가는 도중에도 계속 2인실 타령이더니 급기야 2인실 앞에 서서 문을 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4인실 대신 8인실을 열었다.
그리고 한 사람은 위쪽, 한 사람은 아래를 쓰라고 했지만 나중에 보니 둘 다 아래 침대를 쓰고 있었다. 뭐라고 하니 도리어 큰소리다. 2인실을 썼으면 누군가는 위에 올라가야 하는데 싶었다.
그들은 지나다닐 때마다 꼬레아노가 어쩌고 떠들어댄다. 괜히 한국을 욕보인 것 같았다.
스페인 할머니에게 다까꼬가 2유로를 1유로로 잘못 알고 거슬러 주었다. 다행히 계속 얘기하느라 순례자가 미처 챙기지 않아서 내가 슬그머니 바꾸었다.
오늘은 한국인 순례자들이 많았다. 12시쯤 건조기가 종료되었는데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다까꼬에게 얘기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빨랫감을 들고 오는데 지하는 또 문이 잠겨있어서 리셉션을 통해 지나갔다. 방에 올려 두고 서둘러 내려왔다.
오늘은 알프레도가 자주 들렀다.
"비엔?"
"무이 비엔!"
조용한 틈을 타서 다까꼬에게 얘기했다. 베드버그 때문에 가려워서 옷을 입지 못한다고 했다. 이곳에 오자마자 베드버그에 물려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그러자 자기에게 연고가 있다며 주겠단다. 바로 가져다주어서 발랐다. 고맙다고 하니 그냥 가지란다.
이제는 Pilar도 빠지고 봉사자 4명이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14시에 중국인 소녀가 온단다. 알프레도가 말하는 분위기가 마치 오스삐딸레라 같았다. 누군가 온다면 결국 내 자리는 없나 보다.
그때 Pilar가 씩씩대며 왔다. 오늘 1층 샤워실 공사하러 오기로 해서 막아놨는데 누군가 샤워실을 사용했단다.
다까꼬는 설명을 듣고도 순례자가 맘대로 쓴 거라고 했지만 Pilar는 순례자를 안내하는 내가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범인은 2인실을 달라고 난리 치던 그 노인들이었다.
1층 샤워실에 장막을 세워놓고, 고장 났으니 2층 샤워실을 사용해 달라고 했는데도 1층 샤워실에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
다시 안내하자 그는 짜증을 내면서 방으로 돌아갔는데 내가 안 볼 때 몰래 들어갔거나 이미 그전에 다른 노인이 사용한 후였던 모양이다.
오전에는 1층도 다 채워지지 않았다. 39까지 하고 교대했다.
방으로 올라가서 빨래를 정리하는데 침낭의 지퍼가 건조기에 녹아서 쭈글거렸다. 드디어 망가지고 있구나. 특히 열린 부위가 심하게 쭈글거렸다.
지하통로를 통해 주방으로 갔다. 문을 열지 못해서 열쇠와 씨름하고 있으니 다까꼬가 안에 있었다.
토스트 4조각, 크림치즈, 귤잼을 발라서 먹었다. 데운 우유에 원두커피를 내려서 먹으니 맛이 없다. 가루 커피를 사 와야겠다. 냉동실의 아이스바 하나를 꺼내먹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서양배가 계속 거슬렸다. Pilar의 수납장에는 식재료가 가득했다. 과일은 제때 먹지 못할 정도로 많았다.
그러다 과일이 시들면 그걸 슬그머니 테이블에 꺼내두곤 했다. 하지만 이미 먹기 힘들 정도로 시들거나 상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에 꺼내둔 키위도 내가 버렸다. 음식 버리는 게 싫어서 웬만하면 다 먹는 나였지만 그건 진짜 너무 심했었다.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괜찮을 때 내놓든가, 다 상한 걸 내놓는 저의가 뭘까?
방으로 돌아왔다. 14시에 일과가 끝나니 이상했다.
떠날 때 떠나더라도 커피를 사 오기로 했다. 하지만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비스킷을 먹고 있는데, 문득 밤부터 비가 내린다는 게 생각났다.
내일도 비소식이라 오늘 사 오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내일 스케줄이 14시라고 하긴 했는데 확인하러 리셉션에 가니 알프레도가 있어서 재차 확인했다.
장바구니를 깜빡했지만 4층까지 다시 올라갔다 오기엔 힘들어서 그대로 가디스로 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그래도 흩날리는 정도라 계속 걸었는데 비가 점점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건 억지로 사러 가지 말라는 건가 싶어 되돌아왔다.
불확실한 미래는 고스란히 불안이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마에 무언가 잔뜩 돋아났는데 가렵지는 않았다. 아직 가렵지 않은 건가? 도리어 아프다.
다까꼬가 준 Muhi S 연고를 바르니 가려움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용기한이 2016.10까지였다.
아니, 십 년이 지난 연고를 나에게 준 거니? 나에게 버린 건 아니지? 효과가 있으면 됐지 뭐.
자려고 양치하고 왔는데 헤수스에게 메시지가 왔다. 부모님 날을 축하한단다. 왜 나에게만 이러는 걸까?
만약 이곳에 월말까지 있게 해 주겠다고 했으면 나는 답을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시 까미노 루트를 살피고 있었다. 걸을 수 있을까?
갑자기 가려움이 시작되었다. 침낭 속에 들어가니 그런가 싶다. 하지만 등이 따끔거리고 가렵기 시작했다.
이제 물린 상처들이 진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또다시 시작되는 건가 싶어 불안했다. 발진이 생겼다. 하지만 원인은 모르겠다.
20시 반, 말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알프레도가 누군가와 올라왔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니 순례자 방이 열리는 건가 싶지만 아닌 모양이다.
또 등이 따끔거렸다. 솔기 때문인가 싶어 옷을 벗어버렸다. 추위를 택할 것이냐 가려움을 택할 것이냐의 문제 같았다.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무릎이 혹사당했다. 순례자들을 직접 방까지 안내하는 이유가 뭘까? 번호를 붙여주고 직접 찾아가게 하면 안 되는 걸까?
만약 한 타임에 수십 명의 순례자가 몰리면 해당 봉사자 무릎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저녁 타임으로 갈수록 무조건 높은 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그래도 오늘은 위층으로 가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어제는 4층까지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해서 무릎에 무리가 되었다.
내일도 다까꼬와 함께 일하면, 나에게 안내를 맡길 테니까 이제는 일할 때 무릎보호대를 하고 가야겠다.
자꾸 가려워서 크림을 발랐는데 그래도 이상해서 옷을 벗어버렸다. 두피에도 무언가 잔뜩, 그냥 두드러기였으면 싶다.
추워지니까 가라앉았다.
추워서 시트를 살짝 덮었는데 따끔거렸다. 팔에 구멍 두 개가 있는데 무엇에 물린 건지 모르겠다.
매트리스 커버를 같이 세탁하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을까? 침낭도 어렵게 세탁했는데 바닥에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