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a de la Plata #66

Hospitalera en Astorga

by 안녕
Domingo, 11 de Mayo


7°~13°
새벽에 잠이 깼을 때, 언제 올 거냐는 앙헬라의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답을 하지 못했다. 오늘은 베드버그 때문에 가기가 두렵다는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Pilar가 아침마다 화를 내는 이유가 혹시 방에서 사용하는 빗자루로 화장실 바닥을 쓸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바닥을 쓸었냐고 묻는 것은, 해야 되는데 안 해서 그런 게 아니라, 하면 안 되는데 해서 화를 낸 것이 아닌가 싶다. 무엇이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는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주방으로 갔다.

오늘은 일본인 Chiyuki가 새로 와있었다. 어제 도착했단다. 야리야리한 귀여운 일본인이다.

다까꼬가 먼저 식사를 하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오늘은 커피만 마시려고 했는데 그녀들이 빵 하나를 Pilar에게 주길래 나도 그냥 먹었다. 치즈와 빵을 먹었다.




알프레도가 오늘은 Livia가 2층 청소를 할 거란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설명하는데 여전히 방과 복도만 청소하라고 했다.

나에게는 3층, 4층 청소하라고 했다. 알프레도가 룸 빗자루를 주면서 그걸로 샤워실 바닥을 청소하란다. 이곳저곳에 다 사용하는 빗자루가 맞긴 했다.

그럼 내가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아서 Pilar가 화난 것이 맞았다. 하지만 나는 화장실 청소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알프레도가 말하지 않았으니 몰랐을 뿐이고, Pilar의 눈치를 보고 청소했을 뿐이다. 오늘도 중국인이 오지 않았다면 2층 화장실 청소까지 했을 것이다.

혈관이 막히니 어쩌니 하는 번역기를 보여 주곤 가버리는 알프레도.

도대체 무슨 뜻일까? 내가 알아들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 추측하기를, 샤워실 하수구 머리카락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샤워실 하수구 커버를 열고 그 속까지 꼼꼼히 청소했다.

4층 룸 청소를 끝내고 3층 룸 청소를 했다. 그래도 Pilar가 물걸레통을 준비해 주지 않아서 세제를 가지러 1층에 내려갔다. Pilar가 4층은 청소했는지 묻는다. Si. 처음으로 만족의 표정이 나왔다.

그런데 Pilar가 리비아에게 화장실 청소를 했는지 물었다. 그녀가 아니라고 하자 Pilar는 알프레도에게 가서 소리를 질렀다.

나에게만 그러는 것이 아니었구나.

물걸레질을 4층부터 했다. 3층을 끝내고 1층으로 내려갔다. Pilar가 2층은 청소했는지 묻는다.

거긴 리비아가 하지 않았나? 그녀는 그냥 쓸기만 했단다.

한 시간 넘게 2층 바닥만 쓸었다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냥 나 혼자 하게 내버려 두지 헷갈리게! 그런 건 전혀 도움 되지 않았다.

2층까지 청소를 마치고 내려가서 Pilar에게 다음에 할 일을 물으니 모른단다. 더 이상 시킬 일이 없나 보다.

청소가 끝났으면, 그냥 끝났다고 하면 될 일을!




주방으로 가니 이미 청소가 끝나고 다들 쉬고 있었다.

오늘따라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봉사자들이 뭐라고 한다.

번역기를 켜니까 다까꼬가 대신 전해주길, 내가 일을 너무 빨리 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거란다.

그래도 후딱 해버리는 게 나은 걸 어떡하니?

일은 힘들지 않은데, Pilar 때문에 힘들 뿐이다.

땀범벅이 되었다. 땀을 흘릴 정도로 청소를 하고 녹초가 되었다.




방으로 올라와서 샤워하고 세탁물을 챙겨서 주방으로 갔다.

주방 문을 열어두고 세탁실에 가니 이미 세탁기가 작동 중이다.

나의 상황을 알리고 난 후에는 내가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아침마다 세탁기를 돌리는지 다들 알고 있는 터라, 가급적이면 오전에는 나에게 세탁기를 양보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니 아무래도 신입생 옷 같았다. 세탁기가 종료되길 기다렸다가 건조기로 옮기고, 세탁기를 돌리려는데 또 먹통이다.




주방으로 가니 그사이 문이 잠겨있었다. 찻물이 불에 올라가 있었다.

파스타 면을 삶으면서 더블 치즈 토스트 2세트를 만들어 두었다.

파스타를 삶고 있으니 리비아가 오고, 찻물에 티백을 넣고 있으니 덴마크 봉사자들이 왔다.

라일라가 코펜하겐으로 오란다. 혹시나 싶어 번역기를 돌리니 방도 있다며 놀러 오란다. 그라시아스.

다음에 스페인에 올 때 코펜하겐에 들리고 싶었다.

파스타에 치즈를 듬뿍 넣었다. 고추장아찌도 넣고 삐깐떼 소스를 뿌렸다.

건조기에서 옷을 꺼내 방으로 올라왔다.

어젯밤에 앙헬라가 언제 올 거냐고 메시지를 보냈었지만 나는 답을 하지 못했다.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마드리드 알베르게에서 일 때문에 힘든 점은 없었다. 하지만 남자 순례자들이 내가 자는 방에 들어오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그 일은 (한참 후에) 주방과 자원봉사자 방 사이에 커튼이 생기면서 사라졌다.

다른 문제들도 있었지만 차차 나아지는 중이었기 때문에 나는 괜찮았다. 마드리드에는 봉사자가 한 명뿐이기 때문에 나 혼자 온종일 알베르게를 지켜야 했지만 그것도 나는 괜찮았다.

하지만 협회의 Anita라는 직원은, (Astorga Albergue에 비해서) 마드리드 알베르게에서 나 혼자 너무 많은 일을 했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내가 Astorga Albergue에 오면, 하루 종일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로 했다.

나는 마드리드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새벽 5시쯤 Astorga Albergue에 도착했다. 나의 방은 꼭대기층에 있었는데 다락방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침대에 담요가 두 장 깔려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짐을 풀기도 전에 잠시 침대에 누워있었다. 30분 후, 화장실에 갔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그때 담요 위를 기어가는 베드버그를 발견했다.
너무나 커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재빨리 베드버그를 잡아서 죽였다. 하지만 그 후로는 결코 침대에 누울 수 없었다.

오전 8시, 청소시간이 되어서야 나는 오스삐딸레로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알리자 그는, 이 방을 사용했던 누군가가 베드버그를 가지고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침구와 옷을 세탁하고 건조기에 말리라고 했다. 그는 더 이상 베드버그는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에게 그 방을 계속 사용하게 만들었다.

도착한 당일에는 하루동안 나를 쉬게 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그날 한국인 순례자 17명이 따로 도착하고 있다며, 그들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체크하라고 했다. 나는 오후 내내 리셉션에서 그들이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여행사 인솔자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나는 계속해서 목, 손목, 발목이 따끔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오후에 협탁에서 아주 작은 벌레를 잡았다. 베드버그 같았지만 너무 작아서 확신은 할 수 없었다.

다음날에도 나는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남은 옷은 몽땅 고온으로 세탁하고 건조기에 말렸다. 하지만 베드버그에 물린 상처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고 몹시 가려웠다.

오스삐딸레로는 내 목, 손목, 발목의 상처를 보더니 그제야 방을 바꾸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루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 방에서 지내는 동안 매일 베드버그에게 물렸다.

3일째, 드디어 나는 방을 옮길 수 있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옷을 고온으로 세탁하고 건조기에 말렸다. 침구와 담요는 다른 것으로 교체되었지만 담요는 무서워서 사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까지 매일매일 새로운 물린 자국이 생겼다. 이전의 방에서 베드버그에게 물린 자국인지, 옮긴 방에서 새로 베드버그에게 물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매일 옷과 침구를, 90도로 고온 세탁하고 건조기로 말리는 일을 반복해야만 했다. 어딘가에 베드버그가 숨어있는 것 같은 불안에 휩싸였다. 하지만 더 이상 베드버그가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밤마다 가려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아침마다 오스삐딸레로 부부는 나에게 괜찮은지 물었다. 하지만 다른 봉사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다른 봉사자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

나는 매일 아침, 상처를 숨기고 알베르게를 청소했다. 그리고 나는 매일 미소를 띠며 순례자들을 맞이해야 했다.

옷을 따뜻하게 입으면 가려움이 심해졌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옷을 입을 수 없었다. Astorga에는 비가 자주 왔고 계속 추웠다. 다른 봉사자들은 그런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나를 걱정해 주었다. 하지만 오스삐딸레로 부인이 나에게 이유 없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10일쯤 지나자 가려움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다들 이제는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침낭과 옷을 매일 고온 세탁하고 있다.

나는 Astorga에 있는 동안 나아지지 않으면, Fontanillas에 가는 것을 포기하려고 했다. 혹시라도 그곳에 내가 베드버그를 옮길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갈 곳이 없어진 나는, 협회에 다시 자원봉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들은 답을 계속 미루고 있다.

나는 15일까지 Astorga에서 일하고, 16일에 이곳을 떠나야 할 것 같다. 내가 폰타니야스에 가도 괜찮나요?"

"물론. 난 이미 말했잖아."

"그라시아스!"




디에고에게 톡이 왔다. 자원봉사자 스케줄 표를 오늘 받았는데 6월 1일부터 11일까지 내 이름이 적혀있단다. 그래서 12일까지 가능하다고 말하고 5월 31일에 마드리드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5월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단다. 마드리드 알베르게는 완전히 달라졌단다. 가면 깜짝 놀랄 거란다.

6월에는 다른 봉사자가 있지만 나까지 2명이 있을 것 같단다.

6인실 바닥 청소를 했다.




13시 40분 리셉션에 가서 대기했다. 어제는 99명이었다. 오늘은 한국인 그룹 14명 때문에 몇 번부터인지 모르겠다.

14시, 치유끼가 14시부터 우리와 함께 했다. 처음엔 다까꼬와 리스트업을 하다가 나중엔 나와 방배정을 함께 했다. 오늘은 시간이 멈춘 듯이 안 간다.

알프레도가 있어서 물어보았다.

"저는 5월 15일까지 아스토르가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저는 16일 이후에도 자원봉사를 요청했습니다. 후안은 나중에 일정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뭔가 결정이 났나요?"

"며칠 더 머물고 싶으신가요?" "Si."

알프레도가 가능하단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내일 알려주겠다고 했다.

어느덧 17시가 되었다.




다까꼬가 헤수스를 기다리기에, 오늘은 일요일이라 알프레도가 17시부터 리셉션을 맡을 거라고 했다.

저녁엔 리비아가 수습생으로 알프레도와 함께 하는데, 덴마크인 봉사자들이 떠나면 아무래도 나와 팀을 만들어 줄 것 같았다. 차라리 말이 통하는 치유끼가 더 나았지만 번역기를 돌려도 되니까 상관없었다.

화장실 하나가 막혔다고 했는데 B구역 화장실이었다. 두 칸 남았는데도 갈 때마다 화장지가 변기 속에 잔뜩 들어있었다. 젊은애들 중 하나다.




커피를 가지고 와서 방에서 혼자 편하게 먹고 싶었지만 커피를 따뜻하게 먹기 위해 치즈 토스트를 가지고 주방에 갔다.

치유끼의 주방 열쇠가 맞지 않는다고 다까꼬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알프레도에게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 그러자 다까꼬가 알프레도에게 얘기했고, 알프레도가 내일 열쇠를 복사해 주기로 했다.

다까꼬가 나가고 치유끼와 둘이 남았다. 그런데 나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은지 자꾸 질문을 했다. 어색함 속에서 답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녀의 질문이 점점 어려워졌다. 일본어로 대화하기에는 한계가 왔다. 서울에서 언제까지 살았냐니? 앞으로도 계속 살 건데 싶어 결국 번역기를 돌렸다. 질문에 제대로 답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차와 비스킷을 먹고 먼저 자리를 떴다. 나도 설거지를 하고 돌아왔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알프레도가 계단을 내려오면서 뭐라고 한다.

"더 오래 머물게 된다면, 방을 바꾸세요."
"Si."
"그런데 며칠 더 연장할 수 있나요?"
"내일 아니타와 통화할게요. 며칠 남았는지 알아야 하거든요. 내일 말해줄게요."
"Si."

Livia는 4층 내가 머물던 방에서 지내고 Chiyuki는 4층 반대편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들이 먼저 옥탑방을 차지해서 다행이다.

덴마크 그녀들이 떠나면 나는 그 방으로 가게 될까? 과연 여기에 얼마나 있게 될까?

길지 않으면 폰타니야스에는 갈 수 있었다. 오히려 길게 있으라고 할까 봐 걱정이다. 하루나 이틀로도 만족하기로 했다.




일단 짐을 정리했다. 작은 비닐을 가지고 와서 따로 담았다. 패딩도 패킹했다. 입을 옷만 남겼다.

혹시나 싶어 알사버스 스케줄을 체크했다.

Astorga ~ Fontanillas 평일 08:55~10:28
Astorga ~ Benavente 평일 17:00~18:15

알프레도는 후안이 아니라 아니타와 통화를 한다고 하는데, 그녀는 이미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프레도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것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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