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era en Madrid
Domingo, 01 de Junio
21°~33°
누군가 봉사자 숙소 벽을 두드리며 Suery를 찾는다. 전에는 그냥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누군가와 공유하는 곳이 되었다. 수에리를 찾던 그 순례자는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는 떠났다. 다른 순례자도 주방에서 식사하더니 이내 떠났다.
샤워하고 와서 물을 끓이니 Suely도 일어났다. 그녀는 아침도 거하게 차려 먹었다. 4월에는 혼자 지냈는데 이제는 둘이라 좋다고 말했다. 이때는 진심이었다.
나는 순례자가 모두 체크아웃하면 청소를 시작했지만 수에리는 8시에 이미 청소용품을 죄다 꺼내놓고 입구에 앉아서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었다.
8시 반, 마지막으로 모자 순례자가 떠나자 청소가 시작되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오늘부터 일하기로 한 봉사자란다.
어제 디에고가 오늘 한 명 더 올지도 모른다고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길래 우린 설마 했다. 그런데 진짜 왔다.
디에고가 없는데 이 시간에 와서 어쩌자는 거지? 무엇보다 봉사자 숙소는 2인실인데 베드는? 여자라면 몰라도 남자다.
이게 독립된 공간인 걸까? 내가 만약 오늘 왔으면 나는 수에리의 침대 위쪽을 사용했겠지만, 이 남자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정말 숙소 운이 없나 보다.
알베르게 오픈 때, 이곳에서 3주간 일했으니 어찌 보면 내가 선배였지만 한 달 사이, 청소 방식에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하루 먼저 도착한 그녀가 청소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녀는 새로운 청소 방식이 더 간단하고 편하다고 했지만 나는 무언가 더 힘들었다.
먼저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통을 모두 밖으로 꺼내고, 청소기를 돌린 후에 물걸레용 청소기를 돌린단다. 그리고 꺼내둔 휴지통을 원래 위치에 갖다 두면 된단다.
하지만 물걸레용 청소기에서 걸레를 떼어내 손빨래해야 했다. 방바닥을 닦은 걸레도 빨기 힘든데 돌바닥을 닦은 걸레는 당연히 더 지저분해서 손빨래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화장실 바닥을 청소기로 돌린다는데 아침에 화장실 바닥이 젖어있으면? 마를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청소법이지만 일단 하자는 대로 했다.
주방 의자를 다른 곳에 모두 옮겨두고 청소를 했다. 이곳의 의자는 모두 무거운 의자들이라 이동하는 게 더 힘들었다.
식탁에서 의자를 옆으로 잠시 빼놓고 청소하는 게 더 낫지 않냐고 하니, 청소기를 편하게 돌리기 위해 치워야 한단다. 청소보다 의자 이동하는 게 더 힘들었지만, 그녀의 뜻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또 초인종이 울렸다. 새로운 봉사자가 먹거리를 사러 나갔었단다. 그리곤 의자 하나를 가지고 와서 주방에 앉아버린다. 이 사람 뭐지?
오늘부터 일하기로 했다면서 당일에 왔고, 게다가 다들 청소하고 있는데 옆에서 혼자 밥을 차려먹고 있었다. 조금은 황당하지만 주방 청소가 끝나서 남은 의자를 모두 제자리에 가져다 두었다.
그러자 수에리가 와서 의자를 다시 리셉션으로 옮겼다. 오늘 디에고가 와서 바닥에 무언가를 하기 전까지 안된단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무거운 의자를 다시 옮겼다.
우리가 의자를 모두 옮기고 있지만 그는 자기가 앉은 의자를 내놓지 않았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방금 청소가 끝났는데 빵을 먹으면서 바닥에 부스러기를 흘리자 수에리가 접시를 주면서 바닥에 흘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리셉션에 갖다 둔 의자는 다시 화장실 앞으로 치우고 리셉션 청소를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용 청소기를 돌렸다.
청소가 끝난 리셉션에 의자를 갖다 두길래 주방에도 의자를 갖다 두겠다고 하니 그러란다. 하지만 막상 의자를 옮기니까 또 아니란다. 다시 갖다 두었다. 도대체 디에고가 와서 무얼 한다는 걸까?
이제 자기는 샤워하러 간단다. 기껏 화장실 물기를 제거해 놓고 샤워를 한다고? 도무지 그녀의 방식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제 13시까지 자유시간이란다.
샤워하고 온 수에리가 냉장고를 정리하고 있었다. 냉장실 Hospitaleros 공간은 이미 그녀의 음식으로 가득 차있었다.
간신히 내 공간을 만들어 주어서 유일한 음식인 빵과 치즈를 넣어두고 사과를 들고 침대로 왔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다. 자유시간이라고 했으니 2층 침대에 누워 있었다.
수에리는 새로운 봉사자에게 스페인어로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는 영어로 답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이 시원하지 않았다. 왠지 대화를 거부하는 듯한 느낌이라 나는 조용히 있었다.
수에리가 새로운 봉사자의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나에게 자기 침대 위쪽으로 오라고 했다. 내가 가지 않으면 누군가는 그 남자와 한 공간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에고는 나에게 양보하라고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자리를 옮길까 하다가, 디에고가 먼저 얘기를 꺼낼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새로운 봉사자가 숙소에 들어와서 침대를 기웃거렸다. 봉사자 숙소는 2인실인데 봉사자가 세명이라는 상황을 이제 알아차렸을까?
남자인 자신이 한 공간을 가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같이 써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결론은 뻔하지만 그래도 디에고의 판단을 믿어보기로 했다. 모두가 불편할 것인가? 아니면 한 사람만 불편할 것인가? 그의 선택은?
그는 자꾸 들락거리며 투덜대고 있었다. 그에게 이곳을 소개해 준 사람에게 연락을 해야지 우리에게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씩씩대며 들락거렸다. 그는 또 식사를 했다.
11시 반 디에고가 왔다. 디에고 역시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른다고 했다. 협회에 항의해 둔 상황이지만 이미 이곳에 온 봉사자에게 돌아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 디에고는 나에게 침대를 옮겨달라고 했다.
수에리가 외출한 상황이라 기다렸고 이내 돌아왔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만이고 이 일을 이렇게 만든 협회 직원 아니타를 비난했다.
수에리가 있는 공간에는 큰 옷장 외에 작은 수납장이 있었는데 내가 거길 쓰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당연한 듯이 그곳만 비우고 나가버렸다.
그 수납장은 윗부분만 문이 달려있고 아래쪽은 오픈된 선반이 있었다. 그런데 문이 하필 반대로 달려있었다.
문이 90도로만 열려서 물건을 넣으려면 벽 쪽에 바짝 붙어서 넣어야 했는데 그녀가 협탁으로 쓰고 있는 대형수납통이 바로 앞에 놓여있어서 그 앞에는 서있을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문이 없는 곳의 선반을 제거하고 배낭을 집어넣었다. 옷은 침대에 두고 샤워용품은 침대에 매달았다. 이게 뭐지? 서로 불편한 상황이다.
내가 쓰던 책상도 비우고 그에게 양보했다. 수에리에게는 조명과 수납통을 치워달라고 할 참이었다.
봉사자 2명이 쓸 수 있는 이곳에 세명의 봉사자가 오게 될 거란 것을 미리 알려주었다면, 나는 오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숙소 운이 없나 보다며 디에고에게 하소연했다. 그랬더니 수에리는 내일 떠나기로 했단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아니타에게 이미 요청했다고 한다.
떠난다고 하니까 조명과 수납통을 치워달란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광장에서는 음향장비를 갖춘 누군가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디에고는 바닥에 칠을 했다.
알베르게 바닥에 돌타일을 새로 깔았지만, 물이 떨어져도 변색되어 지저분해졌다. 그래서 주방은 이미 지저분한 얼룩이 많이 생긴 상태였다.
그걸 막기 위해 니스 같은 코팅제를 바르는 중이었다. 디에고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작업했고, 그러면서 일하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했다.
바닥칠 약품 냄새가 심해서 나가려고 했는데 입구에도 이미 칠해져 있었다. 밟지 않고 간신히 밖으로 나갔다. 수에리는 밖에서 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같이 서서 보고 있는데 햇볕이 뜨거워서 그늘로 자리를 옮겼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알베르게 문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문으로 뛰어가며 큰소리로 스톱을 외쳤다.
놀란 그들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지만, 그들은 이미 칠한 곳을 밟은 후였고 바닥에는 그들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어쩔 수 없었다. 칠을 마친 디에고와 새로운 봉사자는 밖으로 나왔다. 계속 서 있기 힘들어서 나는 들어갔다.
창문을 열고 스카프를 두르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바닥은 숙소 입구까지만 칠했다.
한참 후에 주방에 의자가 들어와서 께소 보카디요를 먹을까 했더니 새로운 봉사자가 식사하고 있었다. 도대체 몇 끼를 먹는 걸까?
새로 온 봉사자가 선물이라며 옷핀을 디에고와 나에게 준다. 디에고가 "오브라가도" 라길래 포르투갈 사람인 걸 알았다.
내 침대를 뺏어가서 상대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뇌물을 주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수에리에게는 주지 않았다. 디에고 왈, 브라질인과 포르투갈인은 사이가 안 좋단다. 그래서 수에리가 스페인어로 얘기하니 영어로 답했던 모양이다.
디에고가 그에게 순례자 침대를 써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었단다. 하지만 그가 싫다고 했고, 봉사자 숙소에서 지낼 거라고 우겨서 결국 나에게 침대를 옮겨달라고 한 거였다.
나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자, 짜증이 났다.
커피물을 끓이고 있으니 디에고가 빠에야를 만들 거라고 식사하지 말고 기다리란다.
커피에 뮤즐리를 넣었더니 이도저도 아닌 맛이라 레체를 데워서 커피가루를 넣어서 마시려고 하니, 장 보러 갔던 디에고가 왔다. 육수만 사 왔는데 직접 만들 거란다.
스페인 사람이 다 되어서 자신은 빵이 있어야 된단다. 조금 전까지 포르투갈 봉사자의 빵이 테이블 위에 있어서 그냥 왔는데 그사이 그 빵이 사라졌단다.
오스삐딸레로 자리에 들어가 있단다. 내 자리라고 수에리가 만들어둔 공간을 포르투갈인이 이미 차지해 버렸다.
그들은 자기 음식 건드리면 난리가 난단다. 앙헬라가 사준 빵을 해동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디에고가 나가서 사 왔다.
빠에야 양이 많아서 한국인 순례자를 불렀다. 다른 봉사자들은 먹지 않는다고 해서 셋이서 식사를 하며 한국말로 대화를 했다.
이 순례자도 알베르게를 운영하고 싶은, 꿈을 가진 뉴질랜드 사람이었다. 편하게 묻고 답하며 식사는 이어졌다.
디에고가 제공한 맥주를 마시고 한국인 순례자는 와인을 마셨다.
비싸게 사 온 빵이라며 맛있다길래 빵을 먹었는데 쫄깃하니 맛있었다.
두 조각이 남아서 버릴까 봐 한 조각을 굳이 먹었는데 아무도 먹지 않았다. 냅킨에 싸두었다.
설거지를 하고 맥주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며 식탁에 앉아있었다.
세 번째 봉사자가 왔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아니타에게 메시지를 보냈었다.
메시지가 왔는데 대뜸 비난이 쏟아졌다. 그냥 어이가 없었다.
그냥 물어본 건데, 뭐지?
아니타에게 당한 것이 뒤늦게 분했다. 그녀의 반응을 보니 그녀가 일부러 계획한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러다 여기저기서 항의하니까 나에게 분풀이한 느낌이다.
그래서 다시 설명했다. 나는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아니타는 욕설과 저주와 온갖 나쁜 말을 수십 줄의 메시지 폭탄을 남기더니 나를 차단해 버렸다.
이런 상황인데 수에리는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을까?
브라질인은 리셉션에 앉아있고 포르투갈인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영상을 크게 틀어놓고 있었는데 내가 들어갔지만 소리를 줄이지 않았다.
숙소에선 소리를 줄여달라고 하니 주방으로 가서 영상을 더 크게 틀어놓았다.
그리고 식사하고 다시 침대로 오더니 누웠다. 조용히 자려나 싶었더니 다시 영상을 틀었다. 뭐지? 싶었더니 이내 끄고 나갔다.
그들은 자신의 침대가 있었지만 계속 리셉션에 앉아있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더 좋은 봉사자인 셈이다.
앙헬라에게 메시지가 왔다. 디에고의 SNS를 봤단다. 디에고의 일하는 사진을 봤다면, 그것은 내가 찍어준 사진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침대에서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서 소파에 있었는데 이제는 침대에서 쉴 수가 없어서 소파에 있어야 했다.
내일부터 시간을 나누어서 리셉션을 맡기로 했다며 디에고가 설명하고 갔단다.
포르투갈인은 리셉션 의자에 앉아있고, 브라질인은 그 앞에 앉아있었다. 이제는 서로 얘기도 하고 잘 지내는 것 같았다.
밖은 후텁지근했다. 다시 소파로 오니 수에리가 창문이라도 열어놓고 있으란다. 우울해하지 말라나?
소파에 작은 벌레가 기어가고 있었다. 손으로 잡아봤는데 문제가 없는 걸 보니 베드버그는 아닌 것 같았다.
수에리가 누군가와 얘기하더라니 한국인 순례자였다. 까미노가 끝나니 허무해서 가고 싶은 데가 없단다. 공항 가는 교통편을 물어봐서 알려주었다.
까르푸에 가봤는데 커피 가격이 두 배가 되었다. 파스타 500g은 가격이 같지만 1kg은 마켓과 차이가 났다. 마켓에 가면 한꺼번에 구입해야겠다.
수에리가 주스팩을 들고 뭐라고 하길래 같이 마시자는 말인가 싶었더니, 알고 보니 자기 주스를 마셨냐고 따지는 말이었다. 나는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디에고가 마셨냐고 화를 냈다. 나는 몰라. 디에고가 말한 내용이 진짜였다.
저녁 한국인 순례자가 와서 내가 나가서 체크인했다. 이제 오늘 예약자는 끝이란다.
어쩔 수 없이 밤에 머리를 감았다. 머리를 빗으러 밖에 나갔는데 바람에 문이 닫혀서 리셉션에 있던 수에리가 바로 열어주었다.
문을 닫고 들어가니, 더워서 문을 열어두어도 상관없다고는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수에리가 나에게 자기 충전기를 봤는지 묻는다. 침대 옆에 꽂아두었는데 갑자기 없어졌단다.
숙소 침대 옆에는 콘센트가 두 개 있었다. 하지만 수에리는 종일 조명을 꽂아두었고 하나는 충전기를 꽂아서 사용했다. 그래서 멀티탭을 가져다 꽂아두고 멀티탭을 사용하라고 했었다.
내가 멀티탭을 연결할 때 자기 충전기를 치운 게 아니냐고 했다. 램프만 꽂혀있었다고 했지만 그녀는 그럴 리가 없다며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계속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너무 사나워서 무서웠다.
다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수에리가 코를 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