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era en Madrid
Miércoles, 04 de Junio
14°~25°
너무 추워서 깼다. 밤에는 추워서 침낭 위로 담요 두 장을 겹쳐서 머리끝까지 덮었다. 새벽에 열이 났고 땀이 식으면서 추워졌다.
감기에 걸린 Jean이 손으로 집어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어젯밤 마무리를 맡은 Suely가 주방 창문을 닫지 않았다. 내가 자는 침대 위쪽은 뻥 뚫린 공간이라 밤새도록 찬바람에 노출되었다.
결국 나는 감기에 걸렸다. 스페인에 와서 세비야에서 비 맞으면서 순례길을 걷다가 감기에 걸렸고, 떠날 때 마드리드에서 또 걸리고 말았다.
오늘은 순례자가 없어서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지만 약을 먹기 위해 일어났다. 일단 화장실부터 갔다.
리셉션에 담요와 사바나가 그대로 있어서 디에고가 오지 않았나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디에고가 이불도 챙기지 못하고 자나 싶었다.
샤워했다. 화장실 휴지들이 모두 동이 났다. 컵을 가지러 방에 들어왔는데 책상 위에 놔둔 컵이 보이지 않았다. 누가 치웠나 싶어 주방에 가봤지만, 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다 어디로 간 거지?
재활용 수거함에 맥주 캔이 많이 들어있었다. 그때 누군가 순례자 숙소에서 나왔고, 옆 방으로 가서 가방을 메고 나온다. 그래서 당연히 디에고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실루엣이 보이려나 싶을 무렵, 그 누군가는 문으로 나가버렸다. 또 다른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코 고는 소리는 여전히 들렸다.
수에리가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다. 그때 디에고가 순례자 숙소에서 나왔다. 코를 훌쩍이길래 다들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하니 본인은 알레르기란다.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약을 먹었다. 그들이 식사를 하자 디에고가 크루아상을 먹겠냐고 해서 그라시아스~
디에고가 빵을 사러 간 사이, 식사를 마친 그들은 청소를 시작했다.
Jean이 청소기를 돌리기에, 디에고가 오늘은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말하니 그럼 리셉션만 하겠단다. 그리고 나에게는 주방을 청소하란다.
그래서 여느 때처럼 주방 청소를 끝내고 행주를 널러가니, 수에리가 세면대 청소를 하고 있었다.
화장실 하나만 청소하기로 결정한 그들은 화장실은 수에리가 하니까 나에게 주방을 맡으라고 한 거였다.
화장실 청소를 나에게만 시키더니 오늘은 보스가 있어서 그러나 싶어, 오늘도 내가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수에리는 자기가 하겠다며 나보고 휴게 공간 바닥 청소를 하라고 했다.
무선 물걸레 청소기를 집어 들었더니 수에리가 막대걸레로 물을 짜서 청소하란다.
뭐지? 자기는 무선 청소기로 청소하더니, 나는 클래식하게 막대걸레로 물청소하라고?
순례자가 있어도 쓰지 않으니 굳이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휴게 공간을, 청소를 쉬기로 한 오늘 굳이 청소를 왜 하라는 거지?
거긴 안 해도 된다니까 수에리가 해야 된다고 우겼다. 그래서 오늘은 나도 지지 않고, 안 해도 된다고 하니까 자기가 하겠단다.
보스가 왔다고 열심히 일하는 척하는 인간인가?
밖에서 바닥 보수를 하는 동안, 한 시간 넘게 청소하던 그녀는 9시 반쯤 샤워하러 들어가더니 10시가 되기도 전에 외출했다.
그녀는 휴게 공간 바닥 청소를 해야 한다고 우겼지만 자신 또한 바닥 청소를 하지 않았다.
소파에 가져다 둔 담요를 집어넣으려고 보니 이 담요도 구멍이 나 있었다. 하나만 구멍이 난 게 아니었다.
구입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새 담요였지만, 순례자들 손을 거치면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디에고에게 얘기하니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른단다.
디에고는 오늘도 바닥칠을 했다. 사진을 찍어주려니 연출된 사진 같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사모라에서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고 연락이 왔더라고 하니, 후안에게 사진을 보내겠다며 찍어달라고 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아직 외출할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꼴라까오를 넣은 요구르와 가예따스를 먹었다. 바닥칠이 마무리되었다.
오늘 점심은 생선가스와 화이트 와인이 어떻겠냐고 해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냉동실을 열어서 무언가를 찾더니 만두를 찌고 있었다. 모두에게 만두를 두 알씩 나누어 주었다.
먹고 설거지를 했다. 목은 아프고 속은 불편해서 커피를 마시려고 했지만 컵에서 물비린내가 심하게 났다. 끓였지만 마찬가지였다.
춥다. 결국 정리해 넣은 담요를 다시 꺼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 보니 익숙하기는 한데 이제는 집에 가고 싶어졌다.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보니 Jean이 슈퍼에 다녀왔단다. 이어서 디에고도 들어왔는데 같이 갔던 모양이다. 바게트는 사 오지 않아서 냉동시켜 둔 바게트가 있다고 얘기했다.
아직 13시가 되지 않아 점심을 먹기에는 이르다고 하더니 어느새 준비를 시작했다.
포테이토를 먼저 튀기고 생선을 튀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자 전자레인지에도 같이 돌렸다.
바게트를 꺼내 두었는데 만져보더니, 식탁 위에 있던 빵을 쓰겠다고 했다. 그러자 빵주인 Jean이 먹어도 된단다.
빵이 부족하다면서 바게트를 자르려고 하다가 냉동실을 열어서 폰따니야스의 빵을 꺼낸다. 내 빵이라고 하니 그걸 쓰겠단다. 말릴 수는 없었다.
그때 수에리가 돌아왔는데 예의상 권하니 오늘따라 같이 먹겠단다. 내 접시에 담긴 포테이토 일부는 그녀의 접시로 옮겨갔다. 레몬 반쪽을 쓰고 나머지는 내가 먹었다.
수에리는 뽀요를 사가지고 왔지만 그것까지 먹을 사람은 없었다. Jean은 맥주와 고추절임, 올리브, 초리소를 제공했다.
수에리가 Jean에게 맥주를 달라고 해서 디에고에게 따라 주고 나에게도 권했지만 아쉽게도 나는 마다했다.
요즘 부쩍 음식이 들어가면 속이 불편했다. 위가 탈이 난 건지 장이 탈이 난 건지 모르겠다.
커피를 끓였지만 약만 먹었다. 본격적으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마드리드에도 오기 싫어졌다. 물론 지금 상황 때문에 불편해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그래도 미련이 남지 않으니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너무 힘들었다. 앞으로는 더 힘들 것이고, 걸림돌도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13:30 순례자가 왔는데 수에리가 이따 다시 오라며 거절했다. 짐을 맡아달라고 했는데 힘들었는지 그냥 있으면 안 되겠냐고 했다. 디에고의 승인으로 휴게 공간에서 쉬게 해 주었다.
그리고 또 체크인한 순례자가 라면을 끓여 먹고 얘기를 나누다가 먼저 온 순례자가 단장을 마치고 외출하려고 하자 같이 따라나섰다.
같이 나가자고 하는 걸 마다했는데 이내 후회했다. 하지만 스케줄이 생각나서 주방에서 기다렸다.
17시 알람 설정이 없어서 보니 오늘은 밤 근무였다. 나갔다 올 것을 그랬다.
지금이라도 나갔다 올까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너무 힘들다. 외출을 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혼자가 나았다. 지금은 여러 사람들 눈치 봐야 하니 더 피곤했다.
17시 숙소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눕자 수에리가 교대하고 들어왔다.
담요를 하나 더 챙겨 왔는데 미끄러운 담요라 흘러내려서 제대로 덮지 않으니 추웠다.
침낭에다 담요 3장을 덮고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다.
눈을 뜨니 19시다. 두 시간 자고 나니 조금 나은 것도 같다.
한국인들이 돌아왔다. 주방에 앉아있으니 Jean이 남은 요구르를 먹고 빈통을 버리고 있었다.
한국인 순례자가 주방으로 와서 얘기를 건넨다. 그녀와 같이 나갔던 순례자가 수박을 들고 왔다. Jean에게도 수박을 나누어주었다. 한국인들과 얘기하니 어느새 교대할 시간이 되었다.
20시, 리셉션에 가니 Jean이 더 얘기하란다. 하지만 불편했다. 나중에 무슨 얘기를 들을지 몰라 억지로 교대했다.
알고 보니 Jean이 리셉션에 더 앉아있고 싶은 눈치였다. 의자에서 냄새가 났다. 요구르트 먹고 속이 안 좋은 건가? 잠시 비켜 앉아 있다가 반대편에 앉았다.
빠꼬에게 메시지를 보내 생일을 물었다. 앙헬라는 5/15 빠꼬는 9/7 그녀의 생일 다음날에 도착한 셈이다. 소에는 괜찮다는데, 회복인 걸까? 폰따니야스에 가서 그들과 함께 연말을 보내야겠다.
머리를 감고 자야 내일이 편하지만 일교차가 심해서 밤에는 너무 추웠다.
그동안은 밤에 머리를 감아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감기까지 걸렸으니 더 심해질까 봐 겁이 난다.
21시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노 에스빠뇰 했지만 다른 사람을 불러달란다. 결국 Jean을 불렀다. 그리고 그들은 오랫동안 얘기했다. 이대로 마감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22시 드디어 그들이 인사하고 끝내나 싶더니 밖에 나가서도 10분 이상을 얘기했다.
그런데 수에리가 언제 나갔는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뭐지?
오늘은 체크인 마감시간인 22:30에 마무리하고 화장실에 가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수에리는 자기 시간엔 22시에 마무리하고 자더니 남 시간엔 늦나?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로그인 하나 싶더니 읽지 않고 나가버린다. 이 할머니 뭐지?
22:30 공식 근무시간은 끝났지만 Jean이 먼저 화장실에 들어갔다. 디에고에게 물어봐도 수에리에게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단다.
게다가 예약자 한 명이 아직 오지 않았다. 늦은 시간에 초인종이 울릴 수도 있었다.
Jean은 요구르트 때문에 탈이 났는지 화장실에 냄새가 진동했다.
양치하고 주방불을 켜자마자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니 창밖에서 수에리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순간 서양귀신을 본 줄 알고 너무 놀랐다.
현관 발판이 걸려서 간신히 문을 열었는데 수에리가 오다가 넘어졌다며 무릎이 까진 채 들어왔다. 손에는 쇼핑백이 서너 개가 들려있었다.
나이 먹은 할머니라 또 걱정이 되어 약을 챙겨주었다. 알코올웹으로 소독해 주려고 하니 기겁을 하며 거부했다. 결국 Jean을 불렀고, 그가 알코올웹으로 소독해야 한다고 말하니 선뜻 응한다. 반창고 하나를 꺼내주는데 나머지는 밴드를 주었다.
다친 곳이 없는지 다시 살폈다. 자고 일어나면 근육통이 생길지 모르니 파스를 바르라고 했다. 이럴 때는 할머니가 아니라 아이 같았다. 쇼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나 보다.
그들은 30분 일찍 또는 한 시간 일찍 마감했지만 나는 23시까지 풀근무에 노쇼까지.
오늘은 너무 피곤했다. 감기는 더 심해졌다. 목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