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42

Ribadiso da Baixo→Pedrouzo

by 안녕
Day 40.
Sunday, July 5


자정에 한번 깬 이후로 아침까지 푹 잤다. 요즘은 한 번 잠들면 잠에서 깨어나기 어려웠다. 피곤은 쌓이고 후반부로 접어들어 마음이 편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일찍 일어나는 사람도 없었다. 적당히 일어나서 적당히 출발해도 모두에게 부담 없는 거리가 남아있을 뿐이다.

6시 40분쯤 같은 룸에 머문 사람들은 모두 일어난 상태라 불을 켜고 다 같이 준비했다. 아침에 샤워를 안 하고 세수만 하니 짐 정리가 간단해서 7시쯤 출발할 수 있었다.




마을을 빠져나와 N-547 도로를 건너 이어지는 까미노는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을 만들어 지치게 한다. 오르막의 끝에는 아르수아가 있다.

시원한 이소 강변에 그늘에 자리 잡은 아르수아는 기부제로 운영되는 친절한 알베르게가 있다. 아르수아는 마을의 입구에서 중심부까지가 걸어서 1km가 조금 넘는 마을로 현대적이고 순례자를 위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나 반면 예술적인 건축물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아르수아에는 떼띠야라고 불리는 전통 치즈로 유명한 마을이며, 푸른 목초지와 유칼립투스 나무가 순례자의 지친 몸과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곳이다.

Arzúa (385M)는 모든 종류의 시설이 갖춰져 있는 현대적인 도시지만 역사적인 건축물이나 예술적인 유산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이 도시엔 특별한 매력이 많은데 아르수아의 치즈도 그중 하나다.

떼띠야(작은 젖가슴)라고 불리는 전통 치즈로 유명한 마을이며 푸른 목초지와 유칼립투스 나무가 순례자의 지친 몸과 마음을 감싸 안아준다. 아르수아 치즈는 빠라스 데 레이의 우요아 치즈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원산지 표기를 해서 보호하고 있다. 둥글넓적한 모양 치즈로 만들자마자 먹거나 6일 정도 숙성하여 반 건조 상태로 먹는다. 창백한 노란색을 띠는 이 치즈는 우유와 응유효소, 소금으로 만들며 맛은 떼띠야 치즈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며 약간 신맛이 난다. 가장 좋은 최상품은 de Nabiza 라고 부르며 겨울 동안 무를 먹은 암소의 우유로 만든다.

Capilla de la Magdalena
막다레나 소성당은 고딕 양식 건물로 르네상스 양식이 일부 결합되어 있는 성당으로 순례자를 위한 병원과 함께 옛날 수도원의 일부였다.




아르수아에서는 급한 마음에 N-547 도로를 따라 걷기도 하지만 자동차 전용도로보다 더 짧고 부드러운 산길을 권한다. 아르수아의 루고 거리와 까미뇨 데 산띠아고 길, 시마 도 루가르 길을 통과하여 까모르 길로 내려가면 프랑스인의 샘터가 나온다. 까미노는 아스 바요사스의 떡갈나무가 아름다운 성 라자로 저택으로 이어지며 넓은 목초지와 떡갈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을 오르면 쁘레곤또뇨에 도착한다. 마을의 출구를 나와 N-547 도로를 건너 노란색 창고 건물이 보이면 까미노는 직각으로 돌아나간다. 아 뻬로사를 떠나면 아름다운 떡갈나무 숲과 라드론 강변을 지나 따베르나베야에 도착하고 여기에서 유칼립투스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까미노를 걸으면 깔사다 (20km)에 다다르게 된다. 이어서 마을 출구의 다리를 넘고 랑귀에요 강을 넘으면 유칼립투스 나무와 소나무, 떡갈나무가 어우러진 완만한 경사 길을 따라서 올라가 까예를 만날 수 있다. 마을의 바르에서 간단한 휴식을 취하고 마을을 빠져나오면 이그레사리오 강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게 된다. 돌이 깔린 오솔길은 자전거 길과 나란히 이어지다가 떡갈나무 숲까지 올라가는데 여기에서 멀리 산 브레이소의 페레이로스 성당이 내려다보인다. 계속해서 까미노는 평탄하게 이어지고 완만한 언덕을 넘으면 살세다에 도착한다.




살세다를 지나면서 자주 N-547 도로와 마주치게 되므로 항상 교통 상황에 조심해야 한다. 살세다에서는 잠시 포장도로를 벗어나 오솔길을 따라 까미노를 걸을 수 있다. 이곳에서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를 하루 남기고 순례 중에 유명을 달리한 기예르모 와트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청동으로 만든 등산화 안에는 지나가던 순례자가 놓아둔 꽃과 각종 기념물들로 넘쳐난다. 다시 N-547 도로를 건너서 떡갈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오솔길을 걸어가면 오 센에 도착한다. 오 센에서부터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이제부터 거의 몇 백 미터 간격으로 떨어진 마을들을 지나야 한다. 라스를 통과하는 까미노를 따라가면 브레아로 향하게 되며 중간에는 까미노의 왼쪽으로 1993년 순례 중 사망한 마리아노 산체스 꼬비사를 기리는 비석이 서 있다. 순례길은 브레라, 아 라비냐, 까스뜨로를 거쳐 산따 이레네 언덕의 정상인 오 엠빨메까지 이어진다. 오 암뻴메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 사인을 따라가면 과거 시청으로 사용되었다는 공립 알베르게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샘에서 나오는 시원한 물을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나 이외에는 다른 의미가 없다. 산따 이레네 언덕의 정상에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2개의 레스토랑과 오래된 집들이 보이고 오른쪽 까미노를 무시하고 직진하면 N-547 도로의 아래를 지나는 터널로 이어지다 산따 이레네와 만나게 된다.




Santa Irene (355M)는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를 넘어 피스떼라와 무시아의 바다 냄새를 처음으로 맡을 수 있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전통적인 가옥과 순례자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 레스토랑이 있는 작은 마을이다.

Capilla de Santa Irene
산따 이레네 소성당은 숲 속에 있는 소박한 성당으로 성당 건물 옆으로는 Fuente Santa가 있는데 이 샘물은 순례자들의 피부병과 물집을 치유하는 데 좋다고 알려서 순례자들로 붐빈다.




산따 이레네의 언덕도 완만하며 마을의 알베르게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까미노 사인을 따라 유칼립투스 숲길을 내려가면 금세 아 루아가 다가온다.

마을을 통과하여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가면 부르고 시내를 건너 뻬드로우소에 도착한다.

N-547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만들어진 O Pedrouzo (266M)는 철저하게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를 향하는 순례자를 위하여 만들어진 마을이며 Arca do Pino 로도 불린다. 1993년에 만들어진 커다란 알베르게는 산띠아고 데 꼼뽀스떼라까지 순례 여정을 하루 남겨둔 곳에 위치하여 이 알베르게는 항상 순례자로 넘쳐난다.




오늘은 한 번의 일탈 없이 오로지 까미노를 따라 걸었다. 오솔길과 숲 길인데도 그다지 힘들지 않아 땀도 많이 흘리지 않았다. 신경 쓰이던 단체 순례자들도 이젠 익숙해졌고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오니 어느새 뻬드로우소였다.

13시 반에 이미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는데 백 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하는 곳이라 그런지 도착 순서대로 침대를 배정해 주었고 난 D107번이었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 2층 침대가 이어진 안쪽으로 들어가니 창가에 단층 싱글 침대 두 개가 양쪽으로 나란히 놓여있었다. 이 길에서 싱글 침대는 처음이었다. 야호~

게다가 이곳은 갈리시아의 규칙을 깨고 취사 가능한 주방에 조리 도구까지 완벽히 갖추고 있었다. 누군가 차게 해서 가져가려고 넣어두었다가 잊어버린 듯한 캔 맥주와 우유가 냉동실에 꽁꽁 얼어있었다. 일요일이라 모두 문을 닫은 상태라 무얼 사 올 수 없었는데 냉장실에는 물과 우유, 이온음료가 남아있었다. 토마토소스가 있어서 남은 면으로 마지막일지 모를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모든 게 선물 같았다. 우유라도 사 먹어야겠다 생각하던 중이었고 산띠아고 도착 하루 전에는 자축 맥주라도 마시자 싶었는데 그게 모두 해결되었다.

남은 쌀을 불려놓고 샤워하고 빨래까지 하고 오니 그 사이 누군가 해 먹고 남긴 펜네와 파프리카가 남아있었지만 다른 이를 위해 남겨두고 밥을 지었다.

오 세브레이로의 그 뚱보 아저씨가 인덕션 사용법을 물어온다. 그동안 계속 밥을 사 먹으셨나 보다. 나도 이번 까미노를 통해 인덕션 사용법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왠지 짠한 마음이 들어 사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니 고마워한다.

마지막 날에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둘 다 거북이였기에 좋은 길동무가 될 수도 있었을 인연을 오 세브레이로에서의 첫인상 때문에 오는 내내 피하고만 있었던 셈이다. 산띠아고를 앞두고 오 세브레이로에서의 악연을 청산하게 되었다. 마음에 쓰이던 것들은 이 길에 내려놓고 떠나자.

마지막 알베르게라 그런가 필요 없어진 것들을 여기에도 내려놓는 것 같았다. 무겁게 들고 온 코펠을 두고 가기에 까미노 데 피스떼라를 위해 작은 코펠 하나를 챙겼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내일이 마지막이겠지만 난 무시아와 피스떼라까지 걷기로 했다. 산띠아고에서 며칠 쉬다가 걸을까 했으나 쉬다 보면 걷기 싫어질지 몰라 이어서 걷기로 했고 내일이 마지막이 아닌 어제와 같은 날이라 생각하니 들뜨지 않고 차분해졌다.

발바닥과 발뒤꿈치의 상처들은 모두 아물었고 발톱 네 개만 덜렁거릴 뿐이다. 불안과 기쁨이 교차하는 까미노에서 한국인은 부지런하지만 유럽인은 참 느긋했다. 남은 까미노는 그런 여유를 가지고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Ribadiso da Baixo→Pedrouzo 22.2km

○Ribadiso da Baixo (305M)
●Arzúa (385M) 3.0km
-Capilla de la Madalena
→37.5km
●O Frances
●O Raido
●Preguntoño
●Taberna Vella
→32.0km
●Burres
●A Peroxa (385M) 3.3km
●A Calzada (388M) 2.5km
→30.0km
●Calle (343M) 2.0km
→29.2km
●Boavista
→27.8km
●Salceda (359M) 3.3km
→26.3km
●Xen
→24.5km
●Ras
→24.0km
●Brea (359M) 2.5km
→23.5km
●Rabiña
→23.0km
●Santa Irene (355M) 2.7km
-Capilla de Santa Irene
→20.0km
●Rúa (277M) 1.6km
→19.0km
●Pedrouzo (266M) 1.3km

20.0km/775.0km




Albergue de Peregrinos Pedrouzo -6.00€




사과, 파스타, 라밥, 맥주


Coc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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