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45

Negreira→Santa Mariña

by 안녕
Day 43.
Wednesday, July 8


어젠 왜 그토록 힘들었을까? 오늘은 여유를 부리고 싶었다.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 알베르게에서 준비를 하고 7시 20분쯤 출발했다.




이제부터는 알베르게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 길의 알베르게 침대수는 극히 적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

올베이로아까지 하루로 잡는데 그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어서 오늘은 산따 마리냐까지만 걷기로 했다.




갈림길로 내려가서 도로 따라 걸었다. 한참을 걸어도 화살표가 보이지 않아 불안했으나 이내 순례자가 보인다. DP-5603을 따라 계속 전진했다.




Zas 까미노석의 거리 동판은 누군가 떼어가고 없었다. 기존의 산띠아고 까미노석은 아예 돌에다 새긴 거라 훼손되어 봐야 기껏 낙서였는데 이렇게 타일과 동판을 붙인 까미노석은 도난 여지가 많았다. 전리품처럼 들고 가다 보면 나중엔 빈 까미노석만이 남겨질 것 같다. 관리를 하지 못할 거라면 훼손을 예상하고 만들어야 했다. 양심적인 사람만 이 길을 걷는 길은 아니다. 산티아고 까미노석도 이렇게 바뀌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길엔 둘러가는 길이 너무 많았다. 꼬르나도에서 갈등하다 까미노 길을 따라 걸었더니 역시나 한참을 돌아가는 길이었다. 덕분에 마을 소떼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고 잠시 길을 내어주어야 했다. 낭만적인 풍경이지만 현실은 소똥 길이 이어졌다.

오늘 머물 예정인 산따 마리나는 도로를 벗어나야 해서 숲길 따라 한참 걸었는데 혼자라서 불안했는지 산따 꼼바를 산따 마리나로 착각해서 알베르게를 찾아 헤매기도 했다.




13시, 산따 마리나 까사 안떼로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까예꼬 바르에 리셉시온이 있었고 등록하니 별채 알베르게 문을 열어주었다. 1층에는 방, 샤워실, 세탁실, 주방, 서재가 있는 걸 보니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 같았다. 단층 건물인 줄 알았는데 싱글베드가 6개 있는 넓은 다락방이 있었다. 아무도 없어서 안쪽 침대를 쓸까 하다가 혹시 몰라 입구 쪽 단독 싱글베드를 쓰기로 했다.

2층에도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었는데 창밖 풍경이 너무 멋졌다. 풍경에 넋을 잃고 샤워하는데 갑자기 물이 뚝 끊겼다. 마침 비누칠을 하기 직전이라 다시 옷을 입고 1층으로 내려가서 마저 씻었다. 빨래 말리는 곳이 그늘이라 고민하고 서있으니 이웃 할머니가 양지쪽에 빨래 너는 곳이 있다고 알려주신다. 시간도 많겠다, 아무도 없겠다, 모조리 다 빨아 널고 나니 홀가분해졌다. 그런데 여기도 위피가 안 된다.

1층 거실에 배낭이 하나 배달되어 있어서 누군가 오겠거니 했더니 커플이 등록하고 들어와서 1층을 쓴다. 밥을 해 먹으려고 했는데 여긴 인덕션이 아닌 가스레인지였는데 불이 안 켜졌다. 사용이 안 되는 건지 고장이 난 건지 아님 바르에 와서 사 먹으라는 뜻인지 모르겠다.

가디스에서 샀었던 케이크와 우유를 먹었다. 파운드케이크 같은, 이 빵 너무 맛있다. 물론 한국에서 단 것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러나 여기선 그런 것 없었다. 안 먹던 인스턴트도 그냥 다 먹었다. 맛으로 먹기보다 생존 식량이었다. 그래서 다 맛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15시쯤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페인 부부가 2층으로 왔는데 물이 안 나온다고 가서 항의하는 것 같았다.




Negreira→Santa Marina 21.5km

○Negreira (167M)
●Zas
●Cobas
●Gonte
●San Vincente
●Camiño Real
●San Martiño
●Broño
●Feans
●Piaxe
●A Pena
●Portocamiño
●Fornos
●Libreiro
●Marcelle
●Landeira
●Vilaserio (347M) 12.7km
●Bugallido
●Babion
●Vilacoba
●Pesadoira
●Farrapa
●Quintela
●Cornado
●As Maroñas
●Terroeira
●Santa Mariña (333M) 8.8km

76.3km/118.8km




Albergue de Santa Mariña Casa Antelo -10.00€




복숭아, 롤케이크, 초코비스킷, 이온음료, 사과
케이크, 우유, 사과


Cocina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Camino de Santiago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