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France
Day 8.
Tuesday, May 2
한밤 중 노크소리에 일어나 문을 열어줬다. 새로운 투숙객이었는데 방마다 열쇠가 하나뿐이란다. 국적불명의 이 남자는 체구가 작아서 그런가 코를 골지는 않았다.
7시쯤 문을 잠그고 나가길래 나도 화장실 가려고 일어났는데 문이 밖에서 잠겨있었고 열쇠가 없으면 안에서도 문을 열 수가 없는 시스템이었다.
열쇠 하나로 투숙객이 같이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누구 한 명이 실수로 갖고 나가버리면 꼼짝없이 갇혀버리게 되었다. 돌아올 때까지 꼼짝 못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20분 만에 돌아왔다.
8시에 조식 먹으러 휴게실로 갔는데 포장된 미니 빵이 담긴 바구니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다들 컵을 하나씩 앞에 두고 있기에 벤딩 머신에서 커피를 직접 뽑아먹어야 되나 싶어 주방에 가서 컵을 가지고 오니 직원이 벤딩 머신에서 직접 한잔씩 뽑아주고 있었다.
조그만 초코빵 3개와 카푸치노라는 이름의 믹스커피를 마셨지만 배가 고팠다. 건장한 서양남 서너 명이 함께 먹으니 빵 한 바구니가 금방 바닥이 났다.
9시쯤 화장실에 가니 청소가 끝난 상태라 오늘은 깨끗했는데 장을 비우고 나니 허기가 진다.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 있으니 나가기 싫어졌지만 파리에서 첫날이라 11시 반쯤 나섰다.
호스텔 앞엔 국적 불명의 건장한 아저씨들이 서있었는데 뭐라고 자꾸 말을 걸었지만 눈길도 주지 않고 곧장 걸었다. 우선 근처에 있다는 까르푸를 찾아갔는데 큰길에 있어서 찾기 쉬웠다.
12시 반쯤 Le Mur des je t'aime에 들렀다. 파리 Montmartre의 Jehan Rictus 정원 광장에 있는 사랑을 테마로 한 벽이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힌 사랑의 단어가 가득 적힌 벽엔 한글도 보였다. 커플들 뿐이라 잠깐 둘러보곤 나왔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상점이 많았는데 스카프가 마음에 들었으나 까미노를 생각하며 애써 참았다. 웬일인지 배가 아프다. 몽마르뜨르 언덕으로 곧장 걸어갔다.
Montmartre는 파리 북부에 있는 지역으로 종교적 분위기와 시대에 따른 미술사조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 문화·예술적인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주거지역이기도 하면서 역사 문화적 중심지이기도 하여 오래된 파리의 전형적인 골목길을 거닐 수 있다. 계단 한편에서 그림을 그리는 무명 화가들을 볼 수 있지만 밤이 되면 환락가로 변한다.
마르스의 산을 뜻하는 라틴어 Mons Martis가 메로빙거 왕조 시대를 거치면서 프랑스 어화 되어 Montmartre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언덕 위에는 엄청난 인파가 파리 시내를 전망하고 있었다. 여기선 집시나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더니 경찰 몇 명이 순찰을 돌고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언덕 위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올라가는 길이 은근히 멀었다.
Basilique du Sacré-Cœur는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뜨르 언덕 위에 있는 대성당이다.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침체된 국민의 사기를 고양시키려 모금한 돈으로 만들어졌다. 1876년에 기공되어 1910년에 완성되었으나 제1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의 항복 후에 헌당식을 했다.
성당 앞에 잔 다르크의 동상이 있고 비잔틴 양식으로 하얀 돔이 우아한 자태로 솟아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샤크뢰쾨르 대성당 안에 들어가서 잠시 앉아 쉬는데 커다란 봉헌 캔들이 10€다. 작은 건 2€지만 금방 꺼지는 수준이라 아쉬웠는데 Monnaie de Paris 기념주화 벤딩머신이 눈에 띄었다.
프랑스 유명 관광지에서 기념주화를 판매하고 있는데 부피가 크지 않으니 한번 모아볼까 싶었다. 어떤 것으로 구입할지 고민되어 성당을 잠시 둘러보고 결정할까 하다가 그냥 샤크뢰쾨르 대성당의 기념주화를 구입했다.
사고 나니 또 다른 벤딩머신이 보였고 한쪽 면이 기도문인 주화가 있었다. 내건 2017만 있는 주화라 뭔가 살짝 아쉬웠지만 올해를 기념할 수 있는 주화라서 위안을 삼아 본다.
15시쯤 숙소로 돌아와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통조림 수프는 저녁에 먹으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포기하고 씻고 빨래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모두 체크아웃한 룸엔 아무도 없어서 오늘은 혼자서 자나 싶었더니 21시쯤 흑인 청년이 들어오며 먼저 인사를 한다. 과달루페에서 온 기니라고 한다. 서로 영어를 잘 못하니 은근히 의사소통이 되었다.
그런데 유색인종을 한 방에 몰아넣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침 식사시간에는 백인들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이 방에는 들어온 적이 없다. 열쇠의 딜레마에 대해서 한참을 설명했고 나갈 때는 문을 잠그지 말라고 했다.
이제 시차적응이 끝났는지 늦도록 졸리지 않았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Le Mur des je t'aime
●Montmartre
●Sacré Cœur Basilica
Bonus +0.10€
Jacobs Inn Hostel -19.00€
Sacré-Cœur Basilica -2.00€
Cuisine
Réfrigérateur
Four à Micro-On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