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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l 17. 2019

나의 여행이 당신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 중 현지 봉사활동 참여하기



여행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싶나요?



 이번 여름 아프리카 대륙을 여행한다.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국민 루트'가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최남단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동남부를 훑는 경로이다. 주요 국가로는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나미비아, 남아공이 있다. 물론 모두가 이 노선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기간과 목적에 따라 몇몇 나라를 선택한다. 혹은 거점 국가와 인접해 있는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말라위, 레소토,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등을 포함시킨다. 한 나라가 아니라 커다란 대륙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무궁무진하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경험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하기 위해 수차례 방향을 바꾸었다. 아프리카에 관한 여러 정보를 찾으면서 처음 구상한 계획이 추구하는 이상과 어울리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동남부 아프리카는 세렝게티로 대표되는 사파리 체험과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 활화산을 등반할 수 있는 다나킬 투어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킬리만자로산이나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잔지바르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여행의 이유이겠지만, 그보다는 아프리카 문화에 녹아드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치안의 문제와 교통 및 인프라의 부족으로 투어 중심의 루트가 짜였다. 여행의 목적에 맞게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던 중 워크캠프(workcamp)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여행 기간 중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전에 저개발 국가를 방문할 때면 나의 작은 재능을 나눌 수 있길 바라 왔다. 아프리카에 있는 여러 단체를 조사하면서 이번이 바로 그 기회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간과 지역, 프로젝트에 적합한 곳들을 찾았고, 그중 IVHQ(International Volunteer HQ Limited)라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원한다고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해당 기간은 아프리카 여행의 성수기이고 대학생들의 여름방학과도 겹쳤다. 나는 빅토리아 폭포로 유명한 도시, 잠비아의 리빙스턴에서 일주일 간 유치원 아이들에게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지원했다. 프로그램 가이드를 꼼꼼히 살피면서 지원서를 작성하고 답이 오기를 두근대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며칠 뒤 드디어 메일이 왔다. 다행히 합격!



 프로그램 매니저의 안내 사항을 보며 봉사활동이 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경제적· 내용적으로 반드시 준비가 이루어져야 했다. 적지 않은 액수의 프로그램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해당 지역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했다.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책임감을 요구했고 이를 증명할 여러 단계의 절차도 제시했다. 난생처음 경찰서에 가서 범죄 신원조회서를 떼었다. 아이들을 다루는 일을 맡은 만큼 자격을 갖추었지 확인하려는 의도였다. 엄격한 자료 제출이 줄을 이었다. 봉사활동은 관광 목적이 아니므로 비즈니스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다. 서류를 준비하고 내놓는 과정에서 하나의 유의미한 경험을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실하게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기여해야 했다. 온라인 학습을 하며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마음의 준비도 자연스레 되었다. 중간중간 궁금증이 생길 때면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정보를 주고받았다. 가이드를 읽는 내내 가슴이 쿵쿵 뛰었다. 내가 만날 아이들은 이런 상황에 처해 있구나. 나는 이런 역할로 도움을 줄 수 있구나. 나의 작은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감사했고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행운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활동을 구상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지치고 않고 기분 좋은 떨림과 설렘이 함께 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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