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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Dobby Jul 02. 2015

귀신이 따로 없다

손님들은 어떻게 아시는 걸까?


사진카페를 통해 알게 된 동생이 덜래 덜래 맥주를 사들고 점빵으로 찾아왔다.

마침 점심타임도 지나고 목도 칼칼했던지라 낮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랴 낮술 됴티~

후다닥 주방으로 텨 들어가 웨지감자 한 접시 만들어서 맥주를...크~

애비어미도 몰라본다는 낮술의 힘 이라고 할까?

고작 맥주 두 캔 마셨을  뿐인데 나른하다.


그러나 이렇게 방심하고 있으면 도대체 손님들은 어떻게 아시는 걸까?

급하게 마신 낮술땀시 알딸딸한 도비 골탕 좀 먹어봐라 하듯이

저녁 타임도 되기 전인데 손님들이 점빵으로 들어선다.

도비의 이딸랴 밥집은 나홀로 점빵이다.

도비 혼자 주문도 받고 조리도 하고 접시도 내고 설거지도 해야 한다.

낄낄거리며 맥주 마시느라 쟁여둔 점심타임 설거지도 해야 하고

파스타 면도 새로 삶아야 한다.

그렇다고 주문을 안받을 수도 없다.

이럴 땐 정말 땀이 삐질난다.


손.님.들.은.모.든.것.을.알.고.있.다

넉넉하게 재료를 준비해두면 그 메뉴의 주문이 뚝 끊어지고

재료가 간당간당하면 주문이 몰린다.


대체 손님들은 주방의 허점을 어떻게 아시는 걸까?

산타할아버지만 알고 계시는 것이 아니다.

손님들도 알고 계신다.

누가 착한 쥔이고 나쁜 쥔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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