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는
봄이 왔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마음 한켠은 여전히 겨울이었고,
감정은 얼어붙은 강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웅크려 있었다.
일상은 바쁘고, 생각은 많고,
감정은 그 아래 묻혀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캠핑장 나무 아래에서 우연히 고개를 들었다.
햇살은 무겁지 않았고,
연초록 잎들은 조용히 퍼져 있었다.
이미 나무는 봄을 맞이하고 있었고,
하늘도 그걸 아무 말 없이 허락해주고 있었다.
그 장면은 설명할 수 없이 다정했고,
마치 나에게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몰랐을 뿐,
대자연은 이미 봄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기다리거나 알릴 필요 없이,
그들은 자기 시간을 따라
자연스럽게 계절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 서서
그 장면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제야 마음속에 작은 숨이 들어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감정이
아주 천천히 풀어지는 걸 느꼈다.
봄은 그렇게
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내 옆으로 와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봄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금씩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