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조용히 흔들릴 때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눈치가 보이고,
한없이 작은 내가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 어딘가에서
보이지 않는 불안이
혼자서 시나리오를 만든다.
혹시 다 끝난 건 아닐까,
혹시… 나만 몰랐던 건 아닐까.
그런 상상은
진짜보다 더 생생해서
나를 더 작고, 더 외롭게 만든다.
하지만 알고 있어.
그건 현실이 아니라
내 안에서 자라난 그림자일 뿐이라는 걸.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내 마음이 먼저 무너지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그 불안에 지지 않기로 했다.
깊이 들이마신 숨을
천천히 내쉬며 다짐한다.
담담하자.
모든 걸 이겨내는 게 아니라
모든 감정을 껴안고
조용히 나를 품는 태도.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온기라는 걸.
바람이 분다고
모든 불이 꺼지는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