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과 성과, 업무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Workflow 찾아보기
2014년, 한국에 SaaS의 개념이 지금처럼 잘 알려있지 않을 때, '클라우드 기반의 온라인 화이트보드'를 슬로건으로 BeeCanvas를 론칭했다. 지금은 '클라우드 기반'이라는 단어를 보는 것이 오히려 생소하지만, 당시에는 '클라우드'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때였다. "설치는 어떻게 하느냐", "저장은 어떻게 하느냐", "다 날아갔다" 등 많은 클레임들이 있었는데, 어느덧 9년이 지나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이 느껴진다. 요즘 친구들은 디스크모양 저장버튼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니, 이제 다 같이 늙어가는 것이 실감된다.
이후 2019년, SaaS의 본고장 미국 실리콘밸리로 넘어와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이러한 빠른 변화에 맞춰 한국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것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다만, 한국의 사업환경과 리더십의 특성 때문에, SaaS 툴 도입과 Workflow를 세팅해 가는 과정 속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보이기도 했는데, 업무 문화에 차이가 있어 무엇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기업과 기업 구성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일부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어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의 경우에는 리더십이 회사에서 사용하는 툴을 통제하고 수를 제한하여, 스스로의 워크플로우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이 있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리더십은 실무자들이 쓰는 툴을 쓰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 실무자들 스스로 본인의 KPI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툴에 대한 결제를 요청하고, 비용이 크지 않다면 정해진 예산안에서 자유롭게 활용해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특성상, 리더가 '슈퍼맨'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과 너무 많은 업무 분담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이 경우 미국에서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로 간주되어 실무자들이 매우 싫어한다. 리더십이 workflow나 실무자들이 쓰는 툴에 대한 결정권까지 가져가게 되면, 실무자들의 성과도 리더십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리더십들 또한 이러한 마이크로매니지먼트를 경계한다. 이는 우리나라 문화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렸을 적 "얘가 먼저 때렸어요" 하면 의리없다고 한대 더 맞는게 우리 문화다. 미국에서는 잘잘못과 책임을 디테일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 "내가 한거 아니다", "얘가 한거다"이런 게 더 많은 것 같다.
내가 놀란 것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하나의 툴에서 모든 것을 하는 것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가장 기형적인 사용케이스가 나온 것이 나는 '노션'이라고 보는데,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규모에 상관없이 노션 하나로 모든 것을 하는 것이 굉장히 특이했다. 노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노션을 개인이 에버노트 대용으로 활용하거나, 회사에서는 Wiki용도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모든 회사 정보를 노션에 넣어놓고, 채용공고도 노션으로 만들어서 공유하는 등 케이스는 일반적이진 않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높은 창의성이 만들어낸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보고 있다.
리더십에서 툴을 무조건 하나만 쓰라고 하면 쓸 수야 있겠지만, 여기서는 하나의 툴이 가장 잘하는 영역과 아닌 부분을 분리해서 툴을 기본적으로 세팅하는 것을 다루고자 한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회사 규모와 성격에 따른 SaaS툴 도입 방향을 알아보자. 여기서는 아주 보편적인 툴세팅에 대해서만 다루고자 하는데, 이 정도만 도입해도 실무자들이 성과를 내는데 아주 좋은 여건이라고 본다. 실무자들이 Vertical 하게 쓰는 Figma나 개발자들의 IDE 등, HR&Finance 등 한국 규제특성상 못쓰는 툴은 생략하고 하고 전체적으로 쓰는 툴 위주로 작성했다.
초창기 스타트업 (5인 이하)
이 경우에는 펀딩을 받지 않고, Co-founder들끼리 주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만나서 일을 하는 경우가 가장 높은 단계이기도 하며, 문서관리를 잘 안 한다.
메신저: Slack, Discord
프로젝트 관리: 보통 안 하는 경우도 많지만, 업무 특성에 따라 Trello, Asana, Jira 정도를 많이 쓴다.
초기 스타트업 (5-20명)
5억-20억 정도의 초기투자를 받은 기업들. Head of X를 대거 유입하여 업무를 분담하기 시작하는 단계
이때부터는, 일하는 맥락, 선호도,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이 다 달라진다.
다만, 주니어보다는 시니어를 위주로 채용하여 'Head of X'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업무 체계가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는 단계다.
제품, 성장 조직이 생기며, 세일즈 조직은 아직 만들지 않고, 성장조직과 Founder sales에 의존한다.
아래 카테고리 6개 외에 실무자들이 쓰는 앱을 합치면, 사내에서 최소 10개 이상의 앱을 활용하는 것이 정상이다. 근데 모두가 각 분야의 리더이자 Manager 포지션이기 때문에 (주니어 없는 리더들..) 앱을 많이 쓰는 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메신저: Slack, Discord
프로젝트 관리: 선호도에 따라 갈린다. 액셀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회사들은 Smartsheet, Monday를 많이 쓰고, To Do로 관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회사는 Asana를 선호한다. 아주 단순하게 관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회사는 Trello
이슈 관리: Gitlab, Asana, Jira, Linear
위키: Slack/Discord 에서 세팅 하거나 Notion, Confluence 활용
문서/파일관리: Google Drive(Docs), Dropbox
Workflow 자동화: Zapier, Discord
시리즈 A-B 스타트업 (20명-50명)
Product-market fit을 찾은 스타트업들로 최소 100억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들
여기서부터는 Go-To-Market 조직이 커지고 주니어들도 많이 들어온다. 실무자들이 사용하는 앱의 숫자가 극단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문서화가 중요해진다. 리더들이 실무자들이 쓰는 앱을 다 돌아다니면서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미팅과 문서화로 보고를 받고 성과를 관리한다.
이미 아래 카테고리가 8개기 때문에, 실무자, 주니어들이 개별적으로 쓰는 앱까지 합치면 사내에서 쓰는 SaaS 앱은 최소 20개가 넘어가는 것이 정상으로 볼 수 있다. 이때부터 Manager와 리더들이 정보를 취합하고 피드백을 전달하거나 미팅을 진행하는 활동들이 중요해진다.
메신저: Slack, Discord, Teams
프로젝트 관리: Smartsheet, Monday, Asana, Jira
이슈 관리: Gitlab, Asana, Jira, Linear
위키: HR software, Notion, Confluence 활용
문서/파일관리: Google Drive(Docs), Dropbox, MS365
Workflow 자동화: Zapier, Discord
마케팅 자동화: Buffer 등
세일즈: Hubspot, Pipedrive, Monday, Clickup, Linkedin Sales Navigator, Apollo, LeadIQ, Zoominfo 등
생각나는 아주 보편적인 것만 나열했는데도 이 정도의 SaaS앱 최소스택이 요구가 된다. 물론, 슬랙하나로 모든 것을 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고, 슬랙이 아닌 카톡하나로도 업무 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실무자들과 리더들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성과를 낼 것을 기업이 요구한다면, 거기에 걸맞은 장비와 자율성을 제공해 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미국에서 파일럿 한 명, 네이비실 대원 한 명을 키우고 관리하는데 엄청난 자본이 들어간다. 그들이 고도의 능력과 체력, 정신력을 갖췄다 할지라도 이런 후방지원과 체계가 없다면 특수임무를 수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물론 총이 발사되고, 수통에서 물이 발사되는 메커니즘은 같으나, 성과와 창의성은 아주 작은 디테일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인건비가 비싸고, 온보딩기간이 매우 긴 미국 기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SaaS툴들이 필수적 역할을 을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 적은 사람이 더 높은 성과를,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성과를, 더 적은 시간으로 완벽한 적응을 해야 하는 강박을 SaaS툴이라는 장비들이 일부 해결해 준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제는 발전했고, 미국발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를 강타했으며, 인건비는 비싸지고, 회사 운영비 또한 비싸지는데, 상품 가격은 올릴 수가 없고, 세대는 교체되어 퇴사 주기가 빨라졌다. 새로운 사람을 뽑는 것도 비용인데, 온보딩 하는 것도 비용이며, 온보딩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것 또한 비용이다. 결국, 이것은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새로운 실무자들이 성과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환경과 장비를 구성해 주고, 거기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부여하고, 마이크로매니지먼트를 최소화해야 한다. MZ세대와의 갈등은 많은 리더들이 MZ세대를 아이처럼 가르치고 통제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많은 젊은 친구들이 가정과 학교에서조차 통제환경을 겪어본 적이 없다. 그게 그들의 창의성의 원천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남아있는 통제환경조차도 완전히 뿌리 뽑혀야 한다고 보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한국에서 나는 문제아로서 유아기와 청년기를 보냈으나, 미국에 와서는 너무 Shy 하고 수동적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다. 글로벌 환경에서 투쟁하기 위해선 더 공격적이고 더 빠르고 강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와 그들에게 부여된 좋은 환경, 장비가 기업에게 결핍됐던 창의성과 공격성, 다이내믹의 가치를 채워줄 것이다.
하나의 툴로 모든 것을 하려는 통제를 깨야 한다. 그것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회사에 담기 어렵게 만든다. 그들이 이미 성과를 내는 Workflow와 방식이 있는데, 그것을 회사에서 제거해 버린다면 그들은 성과를 낼 수도 없고, 회사에서 일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사회생활을 처음시작할 때만 해도 회사에서는 네이트온이나 MSN(마이크로스프트 메신저) 하나만 썼다. 일은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성과를 내기는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밥을 먹어도 몇 가지 반찬을 같이 먹는 높은 창의성을 가진 국가인데, 유독 업무 환경에서는 흰쌀밥만 먹으라고 하니, 독특한 부분이다. 반면, 미국은 딱 1가지 음식만 많이 먹어서 매우 지루할 정도인데, 업무 환경에서는 굉장히 많은 다이내믹을 활용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독특한 부분이다.
툴 스택을 새로 도입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투자가 소비된다.
그러나, 한번 구축되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그러면, 리더와 중간관리자가 너무 많은 툴을 공부하고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미국에서 현재 생기고 있는 문제다. 리더들이 맥락을 확인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항상 최신화시키기 위해 너무 많은 툴을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미팅을 진행한다. 실무자 또한 문서화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 (어떤 사람은 글 몇 글자 쓰는데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른 데, 문서화가 본질이 되어버리니, 문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약한 사람들한테는 이보다 힘든 것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ALLO다. 실무자들은 다양한 앱을 써도 된다. 사내에서 20개 이상의 앱을 써도 좋다. ALLO는 그 모든 데이터를 모아서 리더와 매니저들이 한 공간에서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는 Inbox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검색' 하는 것도 가능하다. ALLO이야기를 하면 길어질 것 같으니, 사진 한 장 남기고 끝내도록 하겠다. 이것만 봐도 이해할 수 있다.
반응이 좋으면 2탄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