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5.] 나에게 쓰는 편지-45
아빠의 소원성취
안녕,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일요일이 오고야 말았어. 그리고 아빠의 소원 성취를 한 날이기도 해. 바로 VR 게임을 하러 가기. 사실 어제 VR 게임을 하자고 먼저 제안하셨는데 어젠 할 일을 하면서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요일에 하자고 미뤄놨었어. 마침 오늘은 동생까지 시간이 맞아서 4명이서 함께 가게 되었지.
아빠의 VR 게임 제안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년여 전에 시작되었어. 설날에 가려고 예약까지 했다가 결국 못 가고 미뤘었지. 나랑 동생은 이미 다 가보고 해 봤던 VR 게임이라 크게 새롭지 않지만 생각해보면 아빠는 가족과 함께 가지 않으면 갈 기회가 없으시더라고. 그걸 알면서도 아빠가 이렇게 여러 번 먼저 말씀을 꺼내실 때까지 미뤘던 게 좀 죄송스럽더라.
직접 움직이며 총 쏘는 게임, 롤러코스터 등등 여러 게임을 같이 해봤는데 생각보다도 엄청 재밌어하면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왜 이제야 같이 왔나 싶었어. 그리 어려운 일도,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닌데 말이야. 엄마도 처음에는 별로 안 내켜하셨는데 막상 가서 하니 재밌어하시는 것 같더라.
요즘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부모님을 위한 시간을 보내진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어.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하고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 하시는지 좀 더 관심을 가져서 하루를 보내더라도 부모님 맞춤형 계획을 짜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 오랜만에 밖으로 함께 나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마음이 가볍네. 연휴 마지막 날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오늘도 수고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