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지금도, 앞으로도

by 도르유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꽤 어릴 때부터 나중에 크면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내 안에 글쓰기 씨앗이 심어졌나 보다. 회사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회사 직원 중 한 명으로 일하는 내 모습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였다.


구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는 없었지만 막연하게나마 멋지고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긍정적인 영향을 누군가에게 주기 위해서는 가치 있고 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4학년 본격적인 취업 준비의 길목에 섰을 때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직업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모습을 실현하고 싶었다. 그게 현실적으로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직업으로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내 목표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엄청나고 대단한, 가치 있어 보이는.. 그런 일을 업으로 삼으며 일을 했을 때 내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변에서는 이런 내 생각이 이상적이라고,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했다. 직업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거라고, 남은 여가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 주위의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쳤다. 러다 어느 순간 ‘만약 이 길을 걸어간다고 했을 때 구체적으로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거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진 순간 곧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찬란한 이상적인 모습을 꿈꾸기에는 리스크가 너무나 컸다. 그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의지조차 부족했다. 마주하고 싶지 않아 회피 해왔던 현실을 스스로 깨닫자,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접을 수 있었다.




지금은 회사 직원 중 한 명으로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나도 모르게 잊고 지냈다. 현실에 맞춰 살아가느라 나도 모르게 잊고 지낸 내 꿈.


다시 그 꿈을 꺼내어보았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을 바라봤다. 일과 취미 생활 모두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직장에서는 회사원으로서 내 역할을 다 하며 그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동시에 퇴근 후에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즐기며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24시간이 모자라 잠들기 직전까지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소소하지만 분명한 긍정적 영향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


이제야 관점을 달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긍정적 영향을 주는 일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무언가 대단하고 엄청난 일을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지금 당장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도 충분히 누군가에겐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이라도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다.


아직은 작고 소소한 범위 안에서의 영향력이겠지만 지금부터 그 소소한 영향력을 퍼트리며 년, 몇십 년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정말 내가 꿈꾸던 이상향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영향이 미치는 대상은 단 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몇 명의 소수, 더 나아가 몇 백 명, 몇 천명이 될 수도 있겠다. 단순히 몇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보다 '어떤' 영향인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 긍정적인, 선한, 좋은, 삶에 '플러스' 되는 영향을 주고 싶다. 대단해 보이는 먼 이상향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실천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예전의 그 막연하기만 했던 꿈이 구체화되어 실현 가능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사소해 보여도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언젠가 지치는 순간이 오더라도 멈추지 않고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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