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아무거나 좋아요

무취향의 힘

by 도르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하는 대화를 주고받게 된다. 그중에서 취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문을 받을 수 있겠다.


'넌 어떤 장르의 영화가 좋아?'

'무슨 음악을 좋아해?'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중에 뭐가 좋아?'

'좋아하는 책 장르 있어?'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웬만한 건 가리지 않고 좋아해'

'아무거나 상관없이 다 좋아'


물론 그중에서 특히 더 좋아하는 것은 있다.

음악 영화, 잔잔한 음악, 달달한 음식, 에세이


그럼에도 '아무거나' 좋다고 하는 이유는, 그 이외의 것이라도 특별히 불호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동안 뚜렷한 주관이 없다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다. 어떤 대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도 필요한데 그러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고민이었다. 확실한 나의 의견 없이 애매모호하게 답변하는 것이 어떻게 비추어질까 걱정하기도 했다.


나의 고민과 걱정을 명쾌하게 없애준 말 한마디.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보다
더욱 다채롭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무언가 경험하는 순간순간 만족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거잖아.
그게 얼마나 큰 장점인데.


영화관에서 나오며 지루했다거나 이야기 흐름이 이상하다는 등의 비판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괜찮은데? 이 정도면 볼 만 하지'라는 평을 내놓으며 별 5점 만점 중 4점을 준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서 웬만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그런 모습을 보고 밥 사 주는 게 아깝지 않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우연히 들은 길거리 음악에 감동하고 잘 모르는 재즈 공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고 별 것 아닌 일에 쉽게 감동한다.


그저 그렇게 보낼 수도 있는 일상을 더욱 충만하고 다채롭게 보낼 수 있는 힘은 바로 '아무거나'에서 나온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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