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주 4일제 근무, 꿈꿔도 될까

by 도르유

12월 25일, 1월 1일, 그리고 1월 7일까지 어쩌다 보니 최소 매주 하루씩 쉬는 연속 3주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 주는 오랜만에 주 5일 근무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고작 3주 동안 4일씩 근무했다고 이미 나는 주 4일제 근무에 최적화가 된 사람이 되어버렸다. 주 5일을 근무하려고 하니 벌써부터 막막하기만 하다.


주 5일제는 꿈도 꾸지 못하고 불철주야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주 5일 근무, 주 52시간 상한 근무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주 4일제 근무가 정착되는 날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 꿈꿔 볼 뿐이다.


'놀토(노는 토요일)'라는 개념이 생겨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학생이었던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가던 학교를 격주만 가게 되었고 신문에는 대서특필로 '놀토'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났다. 놀토가 시행됨에 따라 뒤따라오는 경제적, 사회적 변화와 효과에 대한 내용이었다. 경제 특수를 예상하면서 동시에 변화에 따른 혼란스러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후 더 나아가 주 5일 수업제와 주 40시간 근무 시대가 열렸다. 과도기 동안에는 혼란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자리가 잡혀 '불금'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일 정도가 되었다.




놀토, 주 5일제뿐만 아니라 최근 이슈가 되었던 주 52시간 노동 상한제까지, 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하는 과정을 보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 있을까. 이익을 얻는 집단이 있다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 집단이 있을 것이다. 정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정책이 제시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다 보면 정책이란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 전체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며 정책을 만들지만 여전히 어디선가 고통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 4일제 또한 나에게는 최고의 정책이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변화이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입장이 곤란해지는 사람들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주 4일제가 하루빨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지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수요일이 공휴일이 되는 주 4일제가 언젠가는 실현되기를 꿈꾼다. 든든하게 받쳐주는 사회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주 4일 근무가 시행되었을 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풍족해질 수 있는 미래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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