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꼰대

꼰대 사회 속 젊은 세대

by 도르유

초등학교 교사로서 2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하고 계신, 내가 존경하는 엄마는 학교 내에서 고참 중에 고참이다. 동학년 선생님들이 모두 후배일 정도이니 초임 교사의 입장에서는 대선배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가족들과 외식을 하는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셨다. 5월이 되면 대학교 3학년생들이 교생실습을 하러 오는데, 너무 놀랄만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교사 협의회라고 하는 많은 선생님들이 모이는 회의에 교생들도 참석했었는데 교생 3명이 모두 헤어롤을 앞머리에 장착(?)하고 앉아 대학 교수님 욕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건 또래인 내가 봐도 말도 안 되는 행동이었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엄마와 학교 동료 선생님들은 혹시나 그 행동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꼰대'로 보이진 않을까, 어느새 본인이 '꼰대'가 되어서 그런 행동이 거슬리는 건 아닐까 해서 뭐라 지적하지 못하셨다고 한다. 교생들의 행동과 태도에 놀라기도 했지만 엄마가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다는 것에서도 놀랐다.




요즘은 어른들이 오히려 본인 스스로를 ‘꼰대'라고 부르며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회식 자리에서 말이 길어지면 "이러면 꼰대라고 할 텐데, 이만 줄이겠습니다"라며 스스로 컨트롤하거나 "요즘에 그렇게 말하면 꼰대라는 소리 들어요" 라며 서로 꼰대가 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이런 사회의 변화를 좋다, 나쁘다,라고 단순히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세대 서로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초점을 맞추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서로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꼰대'라는 단어가 순식간에 퍼지게 된 이유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달라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옛날에나 통했을 이야기를 너무나 달라져버린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의 젊은이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가 없다. 동시에 어른들이 지금까지 겪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는 조언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그중에서 거를 건 거르고 담을 건 담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부모님의 잔소리, 회사 선배님들의 조언 모두 결국 내가 더 좋은 모습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회사 선배님들이 회식 자리에서 하시는 말씀도 모두 꼰대 소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선배님들이 본인을 꼰대라고 지칭하면서 말을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히려 선배로서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입에게 말해줄 수 있는 중요한 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말이라면 무조건 꼰대가 하는 말라고 치부하는 젊은 세대와 요즘 젊은이들은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고 판단하는 기성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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