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바쁘다는 핑계로 놓쳐버리는 것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출근길,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바쁘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지각을 한 것도, 열차가 곧 도착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늘 그래 왔듯 걸음을 늦추지 않고 걸어가고 있었다. 앞만 보며 가고 있었기 때문일까. 주변의 상황을 미처 둘러보지 못했다.
한 할머니가 계셨다. 에스컬레이터에 이어 계단을 앞두고 계셨다. 그리고 캐리어를 끌고 가고 계셨다. 그 모습을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걸음을 재촉하다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해 놓친 모습이었다.
다행히 한 아주머니께서 할머니의 어려운 상황을 보시고 도와드렸고, 나는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깨달았다. 얼마나 앞만 보고 있었는지를. 얼마나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다녔는지를.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있었음을.
앞만 보고 걷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주위의 풍경과 사람들, 소리와 냄새까지.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하루하루가 더 풍성한 경험들로 가득 차지 않을까. 바쁘다는 핑계는 넣어두고, 바쁘지 않아도 어느새 바빠지는 마음을 접어두고 조금만 더 여유를 가져보면 아름다움을 순간순간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