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브런치가 된 원고지

by 도르유

서울 외곽의 어느 카페에 갔다가 입구 앞쪽에 꽂혀있는 원고지를 발견했다. 원고지 묶음이 쌓여있는 것도 아니었고 얇은 두 묶음의 원고지가 있을 뿐이었다. 무슨 용도로, 어떤 의미로 놓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본 원고지에 왠지 모를 반가움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 AI시대가 도래되고 있는 요즘엔 초등학생 때부터 스마트폰을 쓰고 태블릿 PC로 수업을 듣는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이 원고지를 사서 그 위에 글을 써볼 기회가 있을까 싶다. 라떼만 해도.. 매년 경필 쓰기 대회라고 해서 원고지에 글씨를 써서 제일 잘 쓰는 학생에게 상을 주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원고지 쓰는 법을 배워서 글 쓰기를 한 종이에 첨삭 표시를 받은 기억이 선명하다. 초등학교 교사인 엄마께 여쭤보니 경필 쓰기 대회는 없어진 지 꽤 되었고 요즘엔 캘리그래피 수업을 한다고 한다.


그사이의 변화를 새삼 크게 느낀다. 원고지 위에 연필로 첨삭하며 고쳐 쓰던 글을 스마트폰 어플 브런치에 타이핑으로 글을 쓰고 바로 발행까지 하고 있다. 발행하는 순간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읽힌다.


과거와의 간극을 체감할 때마다 앞으로의 변화는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어떻게 하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존의 문제까지 직결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예측되기 때문에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기대되기도 하는 미래에 잘 살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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