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 기록

6월, 새로움을 맞이하는_마음

먼저 다가가기와 다가오길 기다리기

by 도르유

5월 초, 직장에서의 첫 부서이동이 있었다. 전환형 인턴부터 시작해서 입사 후 3년, 총 3년 5개월을 같은 층 같은 부서에서 일을 해오던 나에게 결코 작지 않은 변화였다. 그전부터 부서 이동 관련한 크고 작은 해프닝을 겪으면서도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부서로 갈 수 있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복에 겨울 정도로 너무나 잘 맞고 좋은 부서원들과 동고동락하며 지낸 시간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더 늦기 전에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적절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변화였다.


새로운 부서로 이동한 지 2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는 여전히 신입 같은 기분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젠 적어도 신입의 입장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서 브런치에 ‘신입사원 탐구생활’을 더 이어나갈 수 없을 거라고 결정했는데 오히려 글을 더 쓸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새로움이 가득하다.




낯선 층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해 나가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 특히나 업무 성격이 전혀 다른 부서로 이동해서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과연 이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내 밑천이 드러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내 역량의 한계에 다다르지는 않을지 두렵다.


한번 다른 부서도 가서 새로운 일도 배워봐야지!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의 패기는 어디로 사라진 건지 모르겠다. 업무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서 내가 담당하는 일이 정확히 구분되어있던 지난 부서와 달리 다른 분들과 함께 일을 추진하고 꾸려나가야 하는 지금의 부서 시스템을 적응하려면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아직 업무 파악을 잘 못하기는 했지만 내가 할 일이 명확히 있다면 물어보면서라도 확실하게 해나 갈 텐데 그게 아니니 감조차 잡히지 않는 업무에 대한 막연함만 커질 뿐이다.


이전 부서에서 나름대로 쌓아 올린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평판을 유지하고 싶어 더 신경 쓰이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니네?’ ‘내가 잘못 봤나 보네’ ‘다른 데 가서도 잘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등등… 혹시라도 나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까 봐, 함께하던 사람들이 등을 돌릴까 봐.. 걱정과 부담이 날이 갈수록 더해진다.


새로운 부서원들과의 관계가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기본적으로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 탓에 먼저 나서거나 크게 주목받는 일을 하기 어려워한다. 먼저 다가가서 가깝게 지내려고 하는 게 어색하다. 그러다 보니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편하고 더 빠르게 가까워진다. 반대로 나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거나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모르게 어색함을 느낀다. 먼저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게 된다.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나에게 호의적이고 좋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되새겨도 보지만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관계에 대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직 2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너무 과한 걱정을 하고 있는 걸까. 앞으로 더 편하고 가깝게 지낼 수 있을까.




이전 부서에서는 업무, 사람 모두 과분할 정도로 좋았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새로운 부서와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니 어쩔 수 없이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비교가 되는 것 같다. 길고 긴 회사 생활을 하며 맞지 않는 업무를 맡을 수도 있고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건데 그동안 너무 곱게 회사를 다녔나 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회피형 문장만으로 이 상황을 버티고 싶지는 않다. 버티면 지나갈 일이기도 하지만 언제고 버티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적응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빠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무기력해질 수 있음을 느끼고 있는 요즘, 용기 내어 부딪쳐보기도 하고 내 선에서 최선을 다하며 새로움에 적응해 나가보려 한다. 나름 자부하는 '긍정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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