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 기록

8월, 남과 비교하게 되는_마음 (1편)

살림력

by 도르유

최근 들어 특히나 생각이 많아지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럴 때가 되면 어김없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복잡해진 머릿속 생각들을 어떻게든 끄집어내 글로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


예전부터 그랬지만 생각이 끊임없이 들 때는 다른 무엇도 아닌 '나'에 대한 것이었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떠한지, 왜 이런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지.. 또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잘 살고 싶은데 무엇이 부족한지, 그 부족한 부분을 극복해내지 못하고 왜 이렇게 그대로인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버린다. 나는 왜?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는 걸까? 왜 항상 이런 상황이 되는 걸까?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


그리고 그 시발점은 인정하기 싫어도 '남과의 비교' 때문이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마이웨이! 이런 스타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내가 사는 삶에 만족하고 이런 나 정도면 괜찮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고 살지만 순간순간, 또는 지금처럼 꽤 긴 시간 동안 비교당함을 겪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번에 특히나 비교당하고 있는 것은 나의 '살림력', '경제력' 그리고 '관계' 크게 묶을 수 있겠다.



살림력


자취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3년이 넘었는데 나의 살림력은 진보하기는커녕 퇴보하고 있는 듯하다. 이사를 하면서 깔끔하고 잘 살아봐야겠다고 다짐하던 모습은 깔끔히 사라지고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갈 뿐이다. 좁은 주방, 환기되지 않는 화장실, 형형색색의 벽지.. 바꿀 수 없는 상황에 기대어 핑계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현실을 외면한다. 화장실 더러워져도 그냥 신경 쓰지 않고 살면 살 수는 있으니까, 쓰레기 버리는 거 하루 이틀쯤 미뤄도 문제가 되진 않으니까. 막상 시작하고 나면 몇 분 채 걸리지도 않는 일이 왜 이리 귀찮고 어려운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유튜브나 오늘의 집 같은 어플을 보면서 잘 꾸며져 있거나 깨끗한 집을 보면서 부러워한다. 어떻게 저렇게 잘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깔끔하게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 신기해하면서도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러움은 곧 나와의 비교로 이어진다. 상황의 원인이 나에게로 향한다.




유튜브 듣똑라에서 최근 시작한 <솔로 1집>의 첫 번째 주제가 바로 '살림력'이다. 홍상지 기자님이 하신 말씀이 너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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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돌봄 행위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살림에 덜 신경 쓰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일에 비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후순위로 계속해서 밀려났던 것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언제 청소하고 요리를 해.. 그냥 대충 챙겨 먹고 청소는 내일 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솔로 1집> 영상을 보고 나서야 그렇게 가치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오로지 나를 위한 행위'였음을 깨달았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살림을 한다는 것은 곧 나를 위하는 일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미루며 나를 돌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꽤나 큰 충격을 받았고 나 자신에게 미안해졌다.




살림'력', 살림을 할 수 있는 '힘'.


살림도 힘이 있어야 할 수 있는데 하루 동안 에너지를 너무 소모해버려서 도저히 더 힘을 낼 수 없는 날이 있다. 사실 그런 날이 너무 많다. 그 마음을 홍상지 기자님이 딱 알아주셨다.


KakaoTalk_20210826_175546490.jpg 완전 공감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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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괜찮은가?

그럴 때마다 스스로 되물어봐야겠다. 나 지금 괜찮은가? 스스로 물어보고 괜찮지 않은 부분을 알아봐 주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전히 쉬는 것도 방법일 것이고, 힘이 도저히 나지 않아 쓰레기 하나 버리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소소한 살림을 함으로써 느끼는 성취감으로 나를 조금을 더 북돋아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퇴근 후 해야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적어도 1시간, 30분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집안 살림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만큼은 다른 곳에 집중을 분산시키지 말고 나를 위한 최선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우선, 여름맞이 대청소를 해야겠다. 신발장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화장실까지, 미루고 미루던 자잘한 정리부터 묵은 때 청소까지! 비포 애프터를 찍으면 그 대비가 더 확실히 보일 것 같다. 집안일이 부담이 아닌 기대가 되는 신기한 기분!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난 후, 8월을 맞이했다. 8월 한 달간의 최대 목표는 바로 '나를 위한 집'으로 만들고, 유지하기.


한번 자극을 받고 마음을 먹으니 변화될 집의 모습이 기대되었다. 순서대로 할 일 목록을 만들었고 틈날 때마다, 주말마다 단계적으로 정리해나갔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도 했지만 변화하는 집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변화를 상상했지만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이 많다.


>> 살림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

- 내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몇 분만 시간을 낸다면 더 살기 좋은 집으로 만들 수 있다.

- 간단하게 살림 리스트를 만들었다.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주기를 체크하여 적당한 주기마다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리스트.


>>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

- 남들이 얼마나 예쁘고 멋지게 사는지 보고 비교하며 부러워만 하면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 똑같이는 안되더라도 현실 안에서 가능한 만큼 최대한 노력해서 '행동'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


>> 소소한 변화 하나가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 매트리스 커버, 침대 패드, 이불, 배게커버까지 세트를 처음으로 구매했다. 새로 세팅한 침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고 부들부들한 패드와 이불의 촉감이 너무 좋아 행복했다.

- 애매하게 남는 공간에 4단 수납함을 넣었다. 늘어나는 옷가지와 정리되지 않는 양말 등을 깔끔하게 넣을 수 있었다.

- 신발정리대로 신발들을 정리했다.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던 신발장이 여유로워졌다.

- 머리카락이 너무 잘 빠지던 구멍 큰 화장실 배수구를 교체하고 그 위에 일회용 머리카락 거름망을 붙였다. 왜 진작 바꾸려고 하지 않았을까.

- 키친타월, 도마 걸이를 붙여 공간을 차지하지 않도록 했다.




이제 이 집으로 이사한 지 딱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조금은 더 기분 좋게 2년 차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하진 않더라고 하나씩 몸소 실천해나가면서 살림력의 레벨을 높여나가고 싶다. 실수할 수도 있고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야 더 잘 살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 무엇도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행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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