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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유 Oct 31. 2024

24.10월_왜 그렇게 임장을 다녀?

당장 집을 살 것도 아닌데 임장을 하는 이유

10월 가족의 날, 저녁식사 후 부모님과 동생을 이끌고 간 곳은 여느 일반적인 카페가 아닌 '래미안 원베일리'였다.



나도 처음이었지만, 가족들에게 원베일리 안에 공공개방으로 운영 중인 카페, 그것도 잠원한강공원이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카페를 보여줄 생각에 신이 났다.




서래마을에서 원베일리 카페까지 가는 길은 꽤나 멀었지만 가을 저녁 날씨는 선선했고, 그 사이에 지나가게 되는 반포 신축 아파트는 멋졌다. 




딱 봐도 신남이 가득한 내 모습을 부모님과 동생은 신기하게 바라봤다.




점심에는 이문휘경 뉴타운까지 임장하고 왔던 날이라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엄마의 물음,



왜 그렇게 임장을 다니는거야? 지금 당장 뭘 할 것도 아닌데.. 



아직 부동산에 큰 관심이 없는 동생의 물음,



임장이 도대체 뭐야? 정확히 뭘 말하는거야?



생각보다 딱 깔끔하고 명확하게 한 마디로 임장이 무엇인지, 임장을 왜 하는지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장황하게 무어라 무어라 말하다가 원베일리에 들어서면서 설명을 멈췄다.






평소에 잘 가보지 않는 곳, 그러면서 멋지고 새로운 곳을 가족과 함께 가보면 내가 좋아하듯이, 가족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내 기대와 다른 가족들의 반응에 나는 꽤나, 적잖이 당황했다. 




(카페 마감시간에 도착해서 커피를 마시지 못해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임장'이라는 단어 때문에 그런 거였을까, 그저 가벼운 산책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괜찮았을까




임장을 하러 여기에 온 건 절대 아니였는데.. 내 모습이 아파트에 미쳐서 기어이 가족들을 데리고 원베일리에 임장을 하러 온 사람처럼 보였던걸까..




지금 당장 사지도 못할 지역, 아파트를 보러 오는건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걸까






나의 첫 임장은, 22년 6월 영등포 공공재개발 지역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일반 아파트도 아닌 재개발, 그것도 공공재개발 지역부터 가보다니..ㅎㅎ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당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처음 가본 동네를 지도에 의지해서 돌아다니고, 여기가 어떻게 개발될지 계획안을 검색해서 비교해보며 긴장되는 첫 임장을 뿌듯하게 마쳤던 기억.


처음엔 '임장'을 한다는 것만으로 뭔가 떨렸는데 어느새 약 50곳을 임장했더라.


이제는 눈치보지 않고 이곳저곳 다니며 사진도 찍는 수준에 이르렀지..





임장이 뭘까 생각해보면, 



우선 '여행'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지역을 간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여행'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임장 자체가 재밌는 일로 다가온다.


지도와 사진 정도로만 보며 막연히 어떤 곳일지 상상하는 것과 직접 걷고, 보고, 분위기를 느끼는 건 차원이 다르다. 


여행을 굳이 시간 내고 돈 쓰면서 하는 이유도 그 장소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기 위함인 것처럼,


임장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적어도 한번이라도 가본 곳은 확실히 머리에 오래 남는다. 



하지만 동시에, 여행처럼 임장을 하는건 결국 남는게 없는 것 같아 '어떻게' 임장을 해야하는건지 고민이 많기도 하다.


내가 왜 여기로 임장을 가고 싶은건지, 임장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건지, 임장 후에는 어떻게 계속 관심을 갖고 지역의 변화와 시세를 트래킹할건지.. 


단순하게 나 여기 임장 다녀와봤어!가 끝이 아니라 그 전후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액션을 취할 것도 아닌데 왜 임장을 다니는 걸까?





요즘은 부동산 좀 관심있고 공부한다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임장을 다닌다.



나처럼 혼자서, 둘이서, 소수로 다니기도 하지만 임장 크루 형태로 여러 명이 모여서 대장의 설명을 들으며 따라 다니기도 하고, 매수할 것처럼 스토리를 만들어 부동산에 상담을 받기도 한다. (요즘 이런 현상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다니는건 임장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잘 아는 사람의 설명을 들으며 다니면 훨씬 도움이 된다 등등 여러 의견이 많지만




확실한 건,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임장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부모님은 지금까지 여러 번 이사를 하셨지만 이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후부터 집을 보러 다니셨다. 그래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한 동네 주변에서만 거의 쭉 살아오셨다. (곧 다른 생활권으로 가실 예정이지만..!)




만약, 평소에 다른 지역도 가보며 다른 생활권의 모습을 자주 접했다면 (즉 임장을 다녔다면) 또 다른 생활권에서 또 다른 삶을 누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를 했어야 했기에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이사를 해야할 시기가 되어서,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어서, 그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면 너무 늦다.




보통 그런 계획과 마음이 생겼다는 것은 '기한'이 정해져있다는 것일텐데 제한적인 기한 내에 갑자기 지역을 알아보고 집을 알아본다고 하면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살고 싶은 지역, 그중에서도 어떤 단지가 가장 좋을지 평소에 생각해두고, 손품을 통한 시세 파악(시세 나이테)과 함께 머릿 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야 나의 자산/현금흐름/직장/자녀 등 상황과 조건에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부동산도 데이터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데이터를 쌓아가느냐, 그 데이터를 적절하게 출력해내서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느냐..!





준비된 사람만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어느 시점이 되어서야 시작할 일이 아닌, 생활 속에서 꾸준히 일상처럼 해야 하는 임장




이렇게 임장에 대해 나름대로 내 생각을 써봤는데


아직 나는 너무 많이 부족하다.


시세 나이테도 이제 그리기 시작했고, 머릿 속에 넣어야 할 데이터는 여전히 많다. 


부동산 투자 실전 경험도 이제 막 쌓기 시작해서 여전히 감이 잘 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임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동산 소장님과 친해져야 한다. 


그게 아직까지 나에겐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맞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가끔씩 헷갈리고 막막할 때도 있지만 뭐 별 수 있나, 


계속 해나가야지.


지금까지 해왔듯이 꾸준히, 차근차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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